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스크린 독점 NO' 관객 갈라진 夏극장…다다익선 안개(종합)

입력 2023-08-14 11:3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스크린 독점 NO' 관객 갈라진 夏극장…다다익선 안개(종합)

독점도, 밀어주기도 없었지만 관객들의 선택과 집중은 있었다. 작품이 많아 관객들이 나눠진 경향도 있지만 '보거나 안 보거나'로 갈라진 뚝심도 컸다. 그야말로 '작품이 좋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정글의 여름 시장이다.

한국 영화부터 외화까지 동기간 이렇게 많은 작품이 쏟아진 시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판을 깔고 틈새를 파고 들었다.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하면 흥행은 물론 장기 흥행 궤도까지 쭉쭉 올랐지만, 입소문에 실패하면 아예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운명에 놓였다.

또한 선택과 집중의 윤곽이 그려지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작품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지다보니 많지도 않은 관객이 나눠지기까지 하는 현상도 피할 수 없었다. 여전히 돈을 벌어야 하는 극장은 배급사 상관 없이 관객들이 찾는 영화에 더 많은 관을 배정했지만 작품이 많고 관객들도 갈리면서 성수기마다 한번씩 언급되는 독과점 논란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유일한 선순환 영향력이다.

때문에 이 모든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올해 흥행작들은 흥행해야 마땅한 진정한 승자가 됐고, 반대의 경우는 더욱 뼈 아플 수 밖에 없다. '다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희망에서 끝날 전망. 다다익선은 이미 물 건너 갔고, 여름의 끝물까지 실패작 비율이 더 많아지지 않기를 새롭게 희망하게 만든다.

지난 달 12일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여름 시장의 포문을 연 스크린은 19일 '바비', 26일 '밀수'에 이어 8월 2일 '더 문'과 '비공식작전', 9일 '콘크리트 유토피아', 15일 광복절 '오펜하이머' '달짝지근해' '보호자'까지 꽉꽉 채운 개봉 스케줄을 완성했다.

광복절 이후 스크린 판도가 또 바뀌겠지만, 14일까지 제대로 된 흥행을 맛 본 작품은 사실상 손익분기점을 넘긴 '밀수' 한 편이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역시 400만 돌파를 앞두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시리즈들이 500만 명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비공식작전'이 겨우 100만 고지를 넘어설 예정이며 '바비'와 '더 문'은 100만 문턱도 밟지 못했다.

여기엔 6월 개봉해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관객들을 극장으로 방문하게 만든 복병 '엘리멘탈'의 존재가 있었다. 누적관객수 664만 명에 톱3 밖으로 절대 밀려나지 않는 힘은 여러 작품을 우후죽순 나가 떨어지게 만들었다. 이겨낸 '밀수'와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대견할 따름이다.

개봉 첫 주 빠른 속도로 관객몰이 중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여름 한국 영화 빅4의 마지막 희망이다. 광복절과 '오펜하이머'를 예의주시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역시 400만 명은 넘겨야 흥행 안정권에 든다. 개봉 하루 전 40만 명의 예매량을 뚫은 '오펜하이머'의 개봉 후 흥행력이 얼마나 터질지가 관건. 다행히 1위는 빼앗겨도 쌍끌이 방어는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흥행에 목마른 작품이 여전히 많고 많은데 광복절에는 세 편의 영화가 나란히 개봉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와 유해진의 코믹로코 '달짝지근해: 7510', 배우 정우성의 첫 연출작 '보호자'다. '오펜하이머'의 원맨쇼가 예견되고 있지만, 장르의 재미가 강한 '달짝지근해'와 '보호자'가 '더 문'과 '비공식작전'의 참패 보다는 힘을 내 주길 기대한다.

여름 시장이 시작되기 전부터 '8월 31일 성적이 궁금하다'는 반응이 많았던 영화계다. '지난해 여름 시장이 역대급으로 충격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가 1년을 이어져 왔지만, '외계+인 1부' 153만 명, '한산: 용의 출현' 726만 명, '비상선언' 205만 명, '헌트' 435만 명을 동원한 것과 비교하면 제작비에서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성적만으로는 올해가 더 처참한 실정이다.

극장에 관객이 없다는 핑계는 앞서 메가 히트 기록을 세운 작품들이 억울해 할 만한 핑계일 뿐이다. 지난해 못지 않은 폭망 후폭풍이 올해도 거셀 것으로 여겨지지만, 당장은 광복절을 필두로 여름의 마지막 반전에 응원을 보낸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