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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커머스 넘어 슈퍼앱으로 성장할 것” [이코노밋 l IBK 남성현 연구원②]

입력 2023-08-1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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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배송 차별화, 고정 물류비용으로 부가가치 창출
-로켓와우 월회비 올려도 굳건한 소비자 락인(lock-in) 효과
-OTT, 외식, 여행, 금융업까지 거침없는 신사업 확장 중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물류배송 시스템, 효율 극대화할 듯
-630조 시장 타겟, 이커머스 넘어 슈퍼앱으로 성장할 것

■ 진행 : 김서연 기자
■ 출연 :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

〈남성현 연구원의 이커머스 1편 =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39299 〉

▷김서연 기자 : 쿠팡의 로켓 와우 멤버십 가입자가 전 국민의 3분의 1에 달한다고 해요?

▶남성현 연구원 : 1300만 명, 1400만 명 얘기 나오죠.

▷김서연 기자 : 그렇다면 사실상 젊은 층은 거의 다 사용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어요?

▶남성현 연구원 : 저희 가족 같은 경우는, 원래 한 가구당 써야 할 것 같잖아요. 근데 와이프도 하고 저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인구 수당 상당히 많은 침투율을 일으키고요. 사실은 그게 상당한 편의성을 제공하고, 부대 서비스 OTT를 이용할 수 있다든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어필이 많이 되는 것 같고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저도 제가 로켓와우 멤버십 월 구독료로 내는 금액보다 받는 서비스의 절대 금액이 더 크다고 느끼기 때문에, 상당히 많이 침투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게 상당한 선순환 구조예요. 왜냐하면, 로켓와우 멤버십을 이용하기 위해서 쿠팡의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로켓 배송을 받기 위해서. 그러면 로켓 배송이 되는 물품을 판매해야 돼요. 근데 쿠팡의 사업 구조는 본인들이 직매입해서 물품을 공급하는 구조도 있지만, 판매자가 입점해서 판매하는 구조도 있거든요. 그럼 그 본인들 물품이 바로 내일 새벽에 나가려면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본인의 집에 있으면 안 됩니다. 물건이 처음부터 쿠팡의 본사 안에 있어야 돼요. 그러니까 풀필먼트를 이용하는 셀러들이 늘어나요. 그게 노출도가 높아지면서 판매량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그 서비스 기능 자체가 강화되기 시작하다 보니까 풀필먼트의 숫자가 늘어나는 게 엄청난 의미가 있는 거예요. 이게 엄청 무서운 거죠. 예전 같으면 온라인에서 3~4일 전에 구매했는데, 지금은 전날 구매하니까요.

▷김서연 기자 : 맞아요. 당장 안 오면 왜 이렇게 늦게 오지, 이런 생각도 들고요. 작년에 로켓와우 멤버십 비가 증가했는데, 이 때문에 가입자들이 줄어들진 않았던 것 같아요?

▶남성현 연구원 : 그게 이제 작년 3, 4분기 실적에서 나타나는 거죠. 의미 있는 부분이 뭐냐면, 2,900원에서 4,900원으로 상승했는데도 불구하고 소비자 락인(lock-in) 기능이 있었다는 게 증명이 된 거죠. 그러니까 2,900원은 너무 싼 거였다는 거예요, 반대로 얘기하면.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렸듯 너무나 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직 4,900원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는 부분이 있었던 거고요. 반대급부로 얘기하면 물류비 자체가 워낙 많이 올라가다 보니까, 쿠팡에 4,900원을 지급해도 과거에는 두 번 정도 해야 본전 뽑는데, 지금은 1.5배만 해도 본전 뽑는 구조로 바뀐 거죠. 그러니까 사실은 물류 회사가 가장 큰 경쟁 위협을 느꼈어야 돼요.

저는 맨날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회사에 가서 “지금 택배 단가를 올리시면 안 됩니다. 그러면 쿠팡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로 인해서도 올라갔죠. 택배 노동자들의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로 해서 올라갔기 때문에, 결국 대세 자체를 거스를 수는 없는 구조고. 어느 정도의 전체 마켓 평균 요금 자체가 올라가다 보니까, 쿠팡이 로켓와우 멤버십 요금을 올려도 소비자들은 '두 번만 받으면 되는데' 이 생각으로 바뀌어버리기 시작한 거죠.

▷김서연 기자 : 멤버십의 소비자 락인 효과가 강력한 것 같네요. 쿠팡은 로켓 와우가 있고, 네이버도 플러스멤버십 있고, SSG도 유니버스가 있죠. 그리고 11번가도 우주 패스. 그렇게 기업마다 유료 멤버십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는 경쟁 행보가 나타나네요.

▶남성현 연구원 : 근데 여기에는 사실 본질적 차이가 있어요. 무슨 얘기냐면, 쿠팡은 비용을 깔아놓은 거예요. 이걸 이용했던 사람이 아무리 여러 번을 쓰더라도 직접 배송을 하는 로켓 배송은 고정비예요. 왜냐하면 이분들 월급 주는 거니까. 그분들이 힘들어질 수는 있어도. 깔아놨는데 이걸 이용하는 사람들이 돈을 더 그냥 주기 시작하는 거예요. 로켓와우 멤버십 돈을. 그러면 사실 비용이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늘어나지 않아요.

근데, 신세계는 물류 회사가 없어요. 그러면 그들도 이걸 지급하는 과정에서 다른 변동비가 들어가요. 11번가도 마찬가지예요. 아마존에서 물품을 구매하죠. 그럼 물품이 배나 항공기로 들어오는 거를 누군가는 비용을 내야 되잖아요. 근데 그거 2900원 내놓고 판매업자가 대는 거예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적자가 줄어들 수 없는 구조라는 거예요.

▷김서연 기자 : 그런데도 어찌 됐든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하자는 게 전략인 거예요?

▶남성현 연구원 : 저는 그래서 기업들이 산업을 잘못 이해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구독 서비스를 해서 소비자가 만족하는 것과 기업이 구독 서비스를 통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해서 이익을 내는 건 다른 문제예요. 근데 언론이나 구독 서비스 전문가들이 나와서 하는 얘기가, 여러 가지 다양한 외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해요. 그러면 제가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고 포인트를 쌓는다고 쳐요. 그러면 그 플랫폼을 만든 회사 입장에서 비용이 안 들어가냐고요? 비용이 들어갑니다.

이동통신사 할인이랑 똑같아요. 1년 후에 보면 서비스가 축소되거나 확대되거나 왔다 갔다 해요. 왜냐하면 그들이 제공하는 외부 업체하고의 서비스나 비용 처리 문제가 달라지기 때문이거든요. 그러니까 락인이 안 되죠. 이 쿠팡 모델이 되게 어렵다고 생각하시는데 별로 어려운 게 아니에요. 뭐든지 다 똑같아요. 100원에 사서 70원에 팔아보세요. 기자님도 쓱닷컴만큼의 거래대금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거기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 구조로 전환을 못 하는 회사들이 대부분이라는 거죠.

▷김서연 기자 : 개념 이해는 쉬운데 막상 돈을 벌 수 있는가, 이건 또 다른 문제네요.

▶남성현 연구원 : 이제 그 시행착오가 거의 10년 이상 걸린 거죠. 그러니까 그 10년이 걸린 사업 모델을 당장 따라 할 수 있다? 제가 보기에는 너무 내버려 뒀던 거예요.

▷김서연 기자 : 빠르고 효율적으로 배송해주는 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이커머스 시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 같은데 그거 자체를 일단 이루기 힘들고요.

▶남성현 연구원 : 초기에는 그게 어마어마하게 중요했던 부분이에요. 그래서 그때 당시에 티몬하고 위메프가 한 2년 하다가 철수했습니다. 왜냐하면 남의 돈을 가지고 사업을 했어요. 이거를 투자받으면 더 큰 적자가 나요. 의사 결정을 못 하는 거죠. 그러다가 결국 어떻게 됐습니까? 회사가 고꾸라지는 거죠.

▷김서연 기자 : 쿠팡이 이미 승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 외에도 여러 기업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잖아요. M&A를 통해서 주도권을 늘리려는 시도도 많이 보이는 것 같고요. 신세계 같은 경우요.

▶남성현 연구원 : 이게 주식시장에서는 가장 안 좋은 M&A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인수하기 전부터 시장의 평가는 냉혹했습니다. 절대 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온라인이 어떻게 성장해서 어떤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사업 구조를 보면, 지마켓이나 옥션은 그런 걸 하나도 갖고 있지 않았어요. 그냥 오픈 마켓 구조였던 거죠. 그러니까 겉으로 보이는 매출액만 높아 보이는 구조였지 사실은 효용 가치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걸 인수하면 안 된다고 대부분의 평가가 이루어졌던 거고요. 그러다 보니까 신세계 유니버스에 대해서 썩 좋은 평가를 할 수도 없는 겁니다. 이거 이용하는 게 무슨 효용 가치가 있냐는 생각을 하는 거죠.

어떻게 보면 이마트가 상당히 공격적으로 돈을 질러서 M&A를 한 이후에 적자가 크게 나서 결과론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롯데라든지 대다수의 업체가 발을 뺐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거는 M&A를 통해서 그 본질적 가치를 일으킨다고 보기 어렵고, 차라리 한진이나 이런 물류회사를 하나 인수하는 게 나았던 거죠. 그래서 이후에 온라인을 공격적으로 하겠다고 하는 회사들의 특징을 보면, 일단 롯데는 롯데글로벌로지스라고 하는 자회사를 통해서 물류센터 풀필먼트를 구축하고요. GS리테일도 지금은 적자가 많이 나서 좀 그쳤지만 홈쇼핑하고 편의점 사업부를 합쳐서 물류센터 통합한 이후에 물류센터에서 같이 구매할 수 있는 거 구매하고, 온라인 구매해서 오프라인으로 픽업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하기 위한 물류센터 투자를 계획했었습니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온라인의 일차적 경쟁력은 물류가 맞아요. 근데 지마켓 옥션은 물류가 없는데. 물류가 없는 회사가 물류가 없는 회사를 인수한 거죠. 그게 패착인 거죠. 이때 당시에 이마트가 네이버하고도 지분 사업을 해요. 이마트에 자사주 주고 사업을 하는데, 저는 그때도 네이버하고 지분 사업을 한 게 아니라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대한통운을 이용하기 위한 스와프라고 (평가해요). 그러니까 이 두 회사가 약한 게 있잖아요. CJ는 온라인이 약하고 이마트는 물류가 약하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반 쿠팡 연대 선두에 서 있는 게 이마트하고 CJ예요. 가만 보면 그런 행위를 하는 게 그냥 당연한 수순이에요.

▷김서연 기자 : 그래서 쿠팡이 견제를 하는 건지 최근에 CJ랑 갈등이 심화했잖아요. 공정위에 신고도 하고. 정말 갑질로 볼 수 있는 건가요?

▶남성현 연구원 : 갑질이 맞는데 정확하게는 CJ에만 요구한 건 아닐 거예요. CJ 입장에서는 브랜드 인지도를 지키기 위해서 이 정도 쿠팡에 못 주겠다는 거고. 사실 지금 시점에서는 쿠팡이 몹시 나쁜 놈처럼 돼 있는데, 과거에 대형마트 시장이 성장할 때 다 그렇게 썼었어요. 다 똑같은 시장이에요. 근데 그런데도 다른 경쟁업체들이나 다른 제조사들이 수용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이 비용을 추가로 들여서라도 판매가 되는 게 훨씬 더 유리한 구조인 거예요. 햇반을 빼고 오뚜기가 대박 났잖아요. 사실 CJ는 '제일제당 햇반이 우리나라에서 최고야.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도 내 걸 무조건 사 먹을 거야'라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네. '그냥 싼 게 최고였나 보다' 이런 형태가 되기 시작한 거고. 쿠팡 입장에서는 굳이 수수료를 낮추지 않겠다고 하는 회사에 물품 입점을 안 시키겠다고 하는데, 그게 원래 플랫폼과 제조사의 콘텐트 싸움이에요. 이걸 가지고 보는 관점에 따라서 갑질이냐 아니냐의 차이인 건데, 넘어간 거예요. 이미 넷플릭스가 OTT를 잡아먹든 콘텐츠를 잡아먹든 똑같이 넘어간 거예요. 슬픈 현실이지만 똑같은 자유 경쟁 체제에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근데 이제 물론 그런 건 있죠. 모든 게 이제 정도껏 해야 되는 거죠. 왜냐하면 이게 일반적으로 우리만 잘 먹고 잘살자는 게 아니라 거기에 갖춰져 있는 밸류 체인(가치사슬) 상의 수많은 노동자와 근로자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어느 적정 수준에서는 합의점을 찾아야 되겠지만. 쿠팡이라고 수백 년간 수천 년간 계속 그런 구조로 마진을 압박하면서 살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은 전체 헤게모니가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변동 구간이 있는 거고. 이러다가 제일제당이 넘사벽 물품을 만들면 다시 쿠팡이 “낮은 수수료로 들어와 주세요”라고 하는 게 산업의 구조예요. 지금은 쿠팡이 조금 더 힘이 센 거죠. 그렇게 보시면 됩니다.

▷김서연 기자 : 쿠팡은 계획이 있었던 거잖아요. 규모의 경제를 키우면서 어느 순간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 준비를 꾸준히 해왔던 건데. 그래서 미국 증시에 상장했고요. 다른 기업들은 지금 얼마나 희망이 있는 상태인가요?

▶남성현 연구원 : 쿠팡은 정말 운이 좋았죠. 유동성이 이렇게 많이. 쿠팡의 밸류에이션이 처음에 상장해서 100조까지 왔는데, 그게 적정하다 적정하지 않다고는 사실은 평가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도 애널리스트 14년 하면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밸류에이션을 받았던 시대도 별로 없고. 근데 그게 맞다 틀리다의 문제를 떠나서 그 시대는 당분간 쉽게 오지는 않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전 세계적으로 돈을 풀어야 하는 시장이고 저금리 기조가 유지돼야 하는데, 잘 아시겠지만, 매크로 환경이 그 정도까지 녹록하지는 않거든요.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돈을 많이 풀어서 이렇게 세게 인플레이션이 올 줄은 연준도 몰랐던 것 같아요. 그게 후폭풍이잖아요. 그러면 그다음에 만약에 금리를 인하한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만큼의 돈이 풀릴까요? 그러면 그 정도 밸류에이션을 받아야 하거든요. 그 정도 수준에서 기존의 투자자하고 협의가 이뤄진 관계에서의 가격권이라는 게 있어요. IPO 주주 간 계약을 통해서. 그거를 둘 중의 한 명 포기해야 하는 거거든요. 투자자가 '나 손실을 보면서까지 상장시킬래.' 제가 알기로는 오아시스나 마켓컬리나 다 그쪽에서 반대한 거예요. '난 그렇게 하면 상장 안 할래.' 그러면 상장하더라도 자본 조달력이 크진 않겠죠. 쿠팡은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예요. 말도 안 되는 사업 구조를 가지고 돈을 번 회사예요. 스타트업이라는 이상한 표명을 해서 말도 안 되는 거대 공룡이 태어난 거죠.

▷김서연 기자 : 상장 직후에 투자 많이 받았고 아이비리그 대학 기금도 들어가 있죠?

▶남성현 연구원 : 투자하고 뭐 했죠. 그 이후에도 유상증자를 두 번인가 세 번 더 해요. 상장자금이 중요한 게 아니고, 상장이라고 하는 건 일단 회사가 영속하기 위해서 돈을 모으는 행위도 있지만, 기존의 투자자가 빨리 내 돈을 차익 실현하는 목적이 큰 거거든요. 그 절차에서 저희가 수많은 방법 중에 IPO라는 걸 선택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그게 빠르게 도망갈 수 있잖아요. 원래는 돈을 벌어서 배당을 해주면 돼요. 근데 안타깝게도 컬리나 쓱닷컴이나 11번가는 구조적 모델의 한계성도 있고 이런 시장이 다시는 당분간 빠르게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도 그렇게 큰 매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오아시스가 IPO 시도했다가 공모가 하단에 그치면서 회사에서 원하는 금액과 투자자가 원하는 금액의 차이가 너무 컸던 거죠.

▷김서연 기자 : 쿠팡은 상장하고 나서 주가가 계속 하락세를 보였잖아요. 매출액은 계속 잘 나오고 있는데 주가에 반영이 잘 안 되는 건 이유가 뭔가요?

▶남성현 연구원 : 주식 시장은 너무 특이한 것 중의 하나가 뭔가 숫자가 드러나지 않아야지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사실은 아까 말씀드렸던 코로나 때 과잉 유동성에 대한 그런 게 제거되니까, 적정 수준인지는 몰라요. 거품 그러니까 밸류에이션에 대한 프리미엄에 빠진거죠. 그때는 돈이 많으니까 이거 투자한 사람도 있고 하는 거고. 근데 다만 저희가 이제 눈여겨봐야 할 거는 이 회사는 그래도 연속해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바뀌었다는 거예요. 그게 더 중요한 문제거든요. 주가가 얼마나 빠졌느냐보다는 돈을 많이 벌기 시작한다. 지금의 추세로 보면 연 한 6천억 이상은 버는 거잖아요. 4천억에서 5천억 이상 무조건 버는 거기 때문에, 2분기 실적이 나와 봐야 알지만, 상당히 의미가 있는 거죠. 그리고 이미 1분기 이후에 저희가 쿠팡이츠에서 느끼는 서비스의 전체 판촉 행사 비용이 더 커졌잖아요. 그런데도 직전 영업이익만큼 나온다는 건 엄청난 의미가 있는 거죠.

제가 쿠팡을 엄청 좋아하는 애널리스트라기보다는, 산업을 보다 보니까 1위 사업자의 전략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마치 추종하는 것처럼 얘기를 해드렸는데, 사실은 저희가 볼 수 있는 산업의 한계점이나 이런 게 명확하게 나타난다는 거죠.

▷김서연 기자 : 쿠팡이 거의 국내 이커머스에서는 패권을 장악한 상태라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 같고요. 근데 국내 시장이 글로벌 기준에서는 크지 않잖아요. 해외 진출을 해서 좀 더 커질 가능성도 보고 계시나요?

▶남성현 연구원 : 시도는 하시겠는데 우리나라 시장이 상당히 최적화된 시장이라고 저는 보고 있어요. 왜냐하면 이게 물류하고 뗄 수 없는 관계거든요. 여러 가지 법적 조치도 있어야 하지만 땅이 좁아야 돼요. 일본이 아마존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하고 나왔던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본은 택배가 주인이 없어서 못 받으면 반품 들어가요. 우리나라는 던져놓고 오잖아요. 문 앞에. 일본은 그게 안 돼요. 법적으로 그래요. 물품을 수령하지 않으면 그게 다시 와야 돼요.

또 하나는 온라인 시장이 발달하려면 사실은 신용카드 보급률이라든지 모바일 디바이스 보급률이 높아야 돼요. 우리나라도 온라인 시장이 사실 PC 기반일 때 그렇게 많이 안 올랐어요. 일본 같은 경우는 신용카드 사용률이 올라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현금 결제 비중이 상당히 높잖아요.

그리고 물류도 발달해야 돼요. 베트남이나 이런 데는 디바이스 물품이 많이 발달해 있지만 사실은 그러한 사회간접자본으로 막대하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거죠. 미국이 드론도 띄울 수 있고 뭐 할 수 있는 건 땅덩어리가 넓어서 그래요. 그리고 당연히 땅이 넓다 보니까 다양한 시도가 늘어날 수 있는 거고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은 국내 시장에서 물류센터를 어느 정도 깔아놓고 매출액 자체는 나타나고 있으니까 그거에 따른 외형을 더 키우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물류비용의 효율화를 시키기 위한 부분에 많이 힘쓸 것 같아요. 한마디로 지금은 상당히 많은 고용 인력이 투입돼서 물류 센터에서 일하는데, 자동화 설비라든지 이런 부분으로 많이 도입되는 거고. 사실 대구에 첨단 물류센터 오픈할 때 고용 창출 조건을 엄청나게 기대했었다가 오픈했더니 '어 왜 이렇게 로봇이 많아...' 왜냐하면 그전 케이스를 보면 쿠팡이 물류센터가 들어가면서 고용시장이 많이 창출됐었거든요. 이제 그런 형태로 조금 사업 구조가 재편되겠죠.

거기다가 아까 말씀하셨던 OTT도 있지만 '떠나자'라고 하는 여행 OTA 서비스도 제공해요. 네이버도 링크 들어가서 아고다에 연결한다든지 이런 거잖아요. 똑같은 형태가 돼요. 근데 이게 OTA업체랑 또 붙기 때문에 그쪽에도 또 역량을 할 게 되게 많아지는 거예요.

온라인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저를 오늘 불러주셨지만 사실 이게 밀접하게 다 연결됩니다. 엄청나게 많은 부분이. 면세점, 항공기 산업, 공항 이런 것까지 다 연결이 돼요. 그래서 제가 아까 말씀을 뭐라고 드렸냐면 쿠팡의 피어 그룹은 구글이다. 그렇게 말씀을 드린 거고 그래서 네이버하고 붙어서 할 수 있는 건데, 쇼핑만 봤던 회사들은 그냥 단순하게만 보더라도 탈락인 거죠. 엄청나게 복잡한 사업이다. 그래서 제가 600조 얘기해드리는 거예요. 나중에 경쟁자는 야놀자가 되지 않을까요?

온라인이 그래서 되게 재밌고 어렵고 언제까지 올라갈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듭니다. 저도 공부하다 보면 매년 깨닫는 것 같아요. 난 전문가지 딱 했는데 그다음 날 가면 '아, 내가 이것도 몰랐구나!' 저도 우연히 여러 가지 산업을 공부하다 보니까 유통업체의 애널리스트가 다른 산업의 종목군들을 건드리는 경우가 있거든요. 안 건드릴 수가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어요. 그러니까 힘들어지죠, 먹고 살기가.

▷김서연 기자 : 오늘 정말 많은 얘기 나눠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남성현 연구원 : 제 개인적 의견이기 때문에 제 말이 정답이 아니라는 거는 시청자분들이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고요. 어쨌든 하나의 흑자 기업보다는 다수의 흑자 기업이 나와야 우리나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거거든요.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조금 쓴소리도 했다고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서연 기자 : 오늘 정말 유익한 시간 같이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남성현 연구원 : 감사합니다.

“쿠팡, 이커머스 넘어 슈퍼앱으로 성장할 것” [이코노밋 l IBK 남성현 연구원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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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밋 출연 문의 = kim.seoyeon2@jtbc.co.kr

(기획 : 김서연 / 제작 : 장아람, 안다빈 / 디자인 : 천세원 / 리서처 : 박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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