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극장에서 볼 영화"…'더 문' 영화적 체험의 정수

입력 2023-08-11 12:1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극장에서 볼 영화"…'더 문' 영화적 체험의 정수
이대로 떠나보내긴 아쉽다.

개봉 2주차에 접어든 영화 '더 문(김용화 감독)'이 기대에 비해 고전하고 있다.

김용화 감독의 신작이자, 우주영화, 배우 도경수, 설경구, 김희애의 합심으로 일궈낸 소중한 결과물. 하지만 관객수는 43만명에 머무른다. 여름 대전답게 쟁쟁한 대작들과 경쟁해야하고 태풍 '카눈' 등 기상 악화로 인한 영향도 불가피했다.

하지만 '더 문'은 관객수만으로 평가하기엔 아까운 작품이다. 그야말로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적 체험의 정수로 봐도 손색없다. 물론 200억원대 제작비도 충분히 '억' 소리 나지만, 우주영화라는 장르를 고려할 땐 결과물 대비 '갓성비'라는 말이 나온다.

"극장에서 볼 영화"…'더 문' 영화적 체험의 정수

김용화 감독의 전작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 한단계 더 도약한 VFX와 CG 기술력은 마치 진짜 우주에서 촬영한 듯한 결과물을 완성했다. IMAX, 수퍼플렉스, 돌비시네마 등 특수관에서 즐길 때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단순히 기술력만 뛰어난 것은 아니다. 우주에 고립된 대원 역할을 소화한 도경수의 원맨쇼 열연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제한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지만 도경수의 '피 땀 눈물' 나는 열연은 '연기돌' 이상의 기대감을 충족시키며, 어엿한 배우 도경수에 대한 확신을 안기는 작품이기도.

"극장에서 볼 영화"…'더 문' 영화적 체험의 정수
"극장에서 볼 영화"…'더 문' 영화적 체험의 정수
이야기의 구조상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분량이나 존재감은 적지만 대선배 설경구와 김희애의 뒷받침도 든든하다. 거의 대면하는 신이 없지만 도경수와의 자연스러운 티카타카가 빛나는 설경구, 새로운 도전이었던 영어 대사까지 해낸 김희애까지. 여기에 조한철, 박병은, 최병모 등 신스틸러 배우들도 적재적소에서 자신들의 몫을 해냈다. 이야기의 시작을 여는 김래원, 이이경과 묵직한 존재감의 이성민의 깜짝 특별출연도 반갑다.

"극장에서 볼 영화"…'더 문' 영화적 체험의 정수
"극장에서 볼 영화"…'더 문' 영화적 체험의 정수
누군가 생명을 잃고, 또 누군가는 생명을 잃을 뻔 하고, 그를 구원하는 고군분투기라는 점에서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이야기와 여기서 더 나아가 신파라는 평도 나온다. 하지만 김용화 감독의 작품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역시 단순히 우주 영화가 아닌 인간의 삶, 용서, 구원, 희망 등의 메시지로 풀이하면 우주로 일궈낸 가슴 따뜻한 휴머니즘 영화로 풀이된다. 영화 엔딩에 흘러나오는 '플라이 투 더 문'만 봐도 김용화 감독이 '더 문'에 임한 마음가짐을 알 수 있다.

물론 할리우드 대작 '그래비티', '인터스텔라'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더 문'으로 충분히 한국영화로도 이 정도의 퀄리티를 완성할 수 있구나 싶은 가능성을 열게 했고, 영상미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한 영화라 볼 수 있다. 극장가 여름 대전은 현재진행형이다. '더 문'이 끝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