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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번아웃 극복' 안세하 처음부터 심쿵했던 '킹더랜드'

입력 2023-08-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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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하, 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안세하, 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안세하(37)가 번아웃을 극복하고 JTBC 주말극 '킹더랜드' 노상식 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극 중 이준호와의 친구 설정 때문에 외적인 부분에 특별히 많은 신경을 썼다는 그의 노력이 깃든 작품이었다. 이토록 작품 들어가기 전부터 떨림을 느꼈던 건 오랜만이었다는 안세하. '킹더랜드'를 통해 진정한 해피엔딩을 맞았다.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밖에 나갔을 때 많은 사람들이 ''킹더랜드' 잘 보고 있다'라고 말하고 주변에서도 연락이 많이 온다. 축구선수 분들도 SNS DM으로 연락이 올 때 신기하더라."

-시작 전 이런 반응 예상했나.

"이준호, 임윤아 씨가 있으니 기본적으로 많이 보겠다고는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많이 볼 줄은 몰랐다. 외국분들도 많이 봤더라. 한국 드라마 자체가 대단하다 싶은 것 같다. 태국에 촬영 갔을 때도 태국 시장에서 만난 나폴리 사는 분인데 '한국 드라마 사랑한다'라고 인사하더라. 해외에서 (한국 드라마가) 사랑받는다는 실감이 들었던 순간이다."

-가족들의 반응은.

"아버지와 거의 하루에 두 통씩 전화를 하는데 전화할 때마다 재방송을 보고 있더라. 그만 볼 때 안 됐냐고 하는데도 계속 보고 있다.(웃음) 나도 1회와 10회는 두 번 봤는데 나중에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다시 또 볼 것 같다. '킹더랜드'는 그런 매력의 드라마인 것 같다."

-이준호(구원 역)와의 브로맨스가 너무 좋았다.

"처음에 관계가 형성되기 전까지 과정이 자연스러웠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스태프분들과 엠티를 갔었다. 그때부터 약간 형, 동생 하면서 서로 메시지도 주고받고 공연도 보러 오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케미스트리가 붙은 것 같다.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친분이 쌓여 연기하니 현장에서 편했다."

-어떤 점에 신경 쓰며 연기했나.

"상식이란 캐릭터가 자칫 잘못하면 밉상이 될 수 있었다. 라인을 잘 타서 올라온 친구이지 않나. 대본 자체가 엄청 만화적이고 순수했다. 만화 안에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자연스러움보다 투박하더라도 신선한 재미를 주고자 했다. 연기할 때 가끔 너무 오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드라마톤과 맞겠다는 확신이 있었고 감독님 역시 정확한 콘티로 잡아줬다."

-외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했을 것 같다.

"구원이란 인물이 상식에게 반말을 하고 편하게 대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 보이면 구원도 싫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슈트를 입고 나왔을 때 배가 나오면 안 되겠다, 최대한 어리게 나와야겠다고 생각해서 2개월 동안 8kg를 감량했다. 포인트로 안경을 썼다. 설정상 외적으로 잘 맞게 가고 싶어서 테스트 촬영 때 안경 50, 60개 들고 갔던 기억이 난다."

-평소 안경을 좋아하나.

"마지막 회에 끼고 나온 안경을 정말 좋아한다. (안경을 모은 지) 5, 6년 정도 된 것 같다. 배우 조승우 형이 선물해 준 안경도 있다. 그걸 끼고 제주도 신을 촬영하러 갔다. (안경을) 사랑한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거의 70% 다르다. 난 약간 낯가림도 있고 누구한테 나서서 똑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듣고 그런가 보다' 하는 편이지 사람에게 상처 주거나 그런 성격은 아닌 것 같다. 현실에서 못하는 걸 드라마에서 하니 더 통쾌하고 사람들이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는 걸 좋아하는구나 싶더라."

-이준호, 임윤아 등과의 호흡은 어땠나.

"임윤아 씨와 그전에 작품을 같이 한 적이 있다. 그때도 편하게, 재밌게 촬영을 했는데 두 번째라 더 좋았다. 이준호 씨는 아예 구원처럼 잡아놓고 왔더라. 첫 촬영 때부터 구원이었다. 내가 방방 떠도 구원이란 인물 자체가 무게감을 주니 호흡 자체가 좋았다. 연기적으로 '이거 어때? 저거 어때?' 하면서 서로 의견을 구하고 그랬다. 현실 밖에서의 관계가 편해서 구원, 상식이 화면 안에서도 편하게 나오지 않았나 싶다."

-캐릭터에 접근할 때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나.

"'구원이 상식을 왜 좋아할까?' 그 부분부터 출발했다. 말로 도와주긴 했지만 구원에게 믿음을 준 계기가 뭘까 했을 때 아기는 말을 안 들어도 사랑스럽지 않나. 그런 생각으로 마음껏 논 것 같다. 상식이는 아기처럼 순수하면서 할 말 다한다. 구원은 그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지 않았을까 하는 믿음으로 연기했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다들 또래다 보니 만나면 잘 놀고먹는 것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눴다. 나 빼고 오 남매들이 짜고 몰래카메라를 한 적도 있다. 한 시간 반 정도 심하게 당했다. 촬영 현장이 힘들어서 다투는 건가 싶으면서도 아닌가 싶어 의심했었는데 진짜인 것 같아 큰일이 났다 싶었다. 내가 당황할 때 목을 긁는다는 걸 그 영상을 통해 알게 됐다. 이준호 씨는 '진짜 몰랐어?'라고 묻더라. 그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결말에 대한 만족감은.

"상식이의 러브라인이 좀.. 그거 말고는 좋았다. 해피엔딩이지 않나. 상식으로 존재하며 시즌2를 한다고 하면 최고이지 않을까 싶다. 눈치 볼 사람도 별로 없고 자기 할 일 하며 연애도 하지 않겠나. 상식은 처음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인물이 아닌 것 같았다. 어떤 큰일이 나더라도 단순하게 생각하며 해결할 친구다. 그렇게 살고 싶다. 부럽다."

-평소 고민이 많은 스타일인가.

"스트레스를 잘 푸는 스타일은 아니다. 특히 연기할 때 좀 예민해지는 것 같다. 내가 준비한 걸 못한 것 같으면 집에 가서 후회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계속 고민하는 스타일이다."

-요즘 고민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까?'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 예전엔 작품을 꾸준히 많이 하고 싶었는데 몇 년 전부터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 어차피 주어져야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고 있다. 여가 시간을 잘 즐기려고 노력 중이다. 보컬 레슨을 받고 있고 음악팀도 따로 있어서 음반 작업하며 지내고 있다."
안세하, 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안세하, 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번아웃은 없었나.

"'킹더랜드' 전에 10개월 정도 쉬었다. '내가 연기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의 시간들이었다. 너무 힘들어서 3, 4시간씩 걷고 그랬다.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집안일하고 아이랑 시간 보내고 하니 시간은 금방 가더라. 근데 가장이지 않나. 돈을 벌어와야 하는데 아내에게 미안했지만 돈을 못 벌더라도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킹더랜드'를 찍으며 답을 얻었다. 한 1년 정도를 찍었는데 하나의 작품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기를 좋아했었구나!' 느꼈다. 여유 시간을 가지는 것을 통해 내가 보다 건강한 배우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킹더랜드'가 번아웃 치료제가 된 것인가.

"2017년 한창 바쁠 때가 있었다. 근데 어느 순간 작품을 하며 즐거운 게 아니라 그냥 일을 하고 온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던 찰나 '킹더랜드' 대본을 보고 미팅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너무 떨렸다. 처음 오디션 보는 것처럼 떨렸는데 그 떨림이 좋았다. 쉬어서 떨린 건지 이 작품을 하고 싶어서 떨린 건지 그 이유는 아직 못 찾았지만 떨리는 게 좋았고 첫 촬영 때도 떨리는 게 좋았다. 내가 진짜 절실하게 작품에 참여하고 즐겁게 참여하니 5년 전 잘 됐던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처럼. 그런 작품이 또 오는구나 싶더라.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킹더랜드'를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배우는 연기 변신도 하고 싶고 이거 저거 다른 역할도 해보고 싶고 그러지 않나. 근데 '킹더랜드'를 하면서 느낀 게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연기들이 있지 않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캐릭터라면 다른 걸 할 수 있는데 그런 생각보다 다른 즐거움을 또 줘보지 이런 생각으로 바뀌었다. 편한 마음이 된 것 같다."

-어떤 한 분야의 강점이 있는 배우가 좋은 것 같다.

"대중이 좋아하는 게 코믹이고 밝은 거라면 그냥 밝고 싶다. 최선을 다해 밝은 인물로 (대중을) 만족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된 코미디를 하고 싶다. 여러 장르, 여러 캐릭터에 욕심을 내니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 되더라. 자신만의 강점을 살린 뒤 그러고 나서 하고 싶은 걸 해도 되지 않겠나 싶다. 한 선배님이 이런 조언을 해줬었는데 당시엔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요즘엔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관심사가 있다면.

"노래 부르는 걸 너무 좋아한다. 그렇다고 해서 많은 장르를 알지는 못하지만 발라드 부르는 걸 좋아하고 듣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앨범 작업도 꾸준하게 하고 있다. 1년에 한 번 꼭 내려고 했던 것 같다. 올해는 가을에 한 번 내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에 '킹더랜드'에 함께 출연했던 김재원 씨와 만나 데이트를 했다. 둘 다 술은 안 좋아하니까 커피 마시고 밥 먹고 코인 노래방 가서 1시간 동안 노래를 불렀다. 그 친구가 애교가 많은 편이다. 좀 전에도 '형 보고 싶어요'라고 연락이 왔다.(웃음)"

-뮤지컬에 대한 욕심은 없나.

"뮤지컬에 제대로 된 발성법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최근에 했던 뮤지컬 '할란카운티'는 내 연기 자체가 노래와 대사가 없었다. 수어로 하는 역할이었다.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에선 조철강 역을 소화했다. 방송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캐릭터에 대한 갈증을 공연을 통해 푸는 것 같다."

-앞으로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다면.

"역할 안에서 '안세하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이런 생각이 들게 하고 싶다.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되는 게 나의 목표다."

-끝으로 '킹더랜드'가 어떤 작품으로 남길 바라나.

"1년 뒤쯤 내가 즐겁고 싶을 때 다시 볼 것 같다. 많은 분이 가끔 힘들거나 지칠 때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싶을 때 꺼내볼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친구들도 '킹더랜드'가 여태껏 내가 맡았던 배역 중 제일 좋은 배역 같다고들 하는데, 모든 배역이 다 소중하지만 주위에서 그런 얘길 하니 그런가 보다 하고 있다. 행복하다. 감사한 작품이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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