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최근 흉기난동 사건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흉기에 찔린 피해자가 이를 막는 과정에서 되레 '상해 피의자'가 된 사연이 알려져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자신을 찌르는 사람을 막았는데, 오히려 상해를 입힌 피의자가 됐다는 건가요?
[기자]
네, 관련 CCTV 영상이 있는데 함께 보시죠.
지난 5월 대전 동구의 한 편의점 앞입니다. 노란 옷을 입은 젊은 남성이 휴대전화를 보고 있죠.
이때 맞은 편에서 한 남성이 가까이 다가옵니다. 그러더니 흉기를 꺼내 들고는 서 있던 남성의 허벅지를 찌릅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놀란 남성, 잠시 옆으로 피하는데요.
또 다시 공격하려고 하자 발차기로 제압합니다. 손에 든 흉기도 빼앗았습니다.
70대 남성이 30대 남성을 흉기로 찌른 사건이었습니다.
[기자]
영상만 봐도 정당방위 같은데, 왜 상해 피의자가 된 거죠? 그리고 왜 찌른 거예요?
[기자]
70대 남성이 술에 취해 건물 앞에서 잠들었고 깨우자 화가 나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흉기에 찔린 이 남성이 최근 검찰로부터 상해 사건 피의자가 됐다는 통보를 받은 건데요.
발차기를 한 것이 현행법상 정당방위가 아닌 폭행죄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겁니다.
형사소송법상 정당방위는 '소극적 방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요. 때문에 먼저 공격하거나 필요 이상의 방어를 해서는 안 되는 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흉기에 찔려도 피하기만 하라는 거냐", "소극적으로 어떻게 내 몸을 지키지?"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앵커]
소극적 방어만 정당방위로 보다니. 정당방위 기준을 넓혀야 한다는 전문가들 의견도 뒤따르고 있는데, 법이 참 애매하네요. 이 문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