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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박인터뷰] 카카오택시 감사의 팁?..."두 공급주체가 소비자 의견 완전히 빼고 결정"

입력 2023-08-05 08:00 수정 2023-08-0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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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호출시장의 90% 이상, 가맹택시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시장지배적사업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택시의 위력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카카오택시가 지난달 19일 팁 서비스를 시작한지 꼭 보름이 지났습니다.

카카오는 시범 서비스라며 '감사 팁'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승객이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 휴대폰 앱에 뜨는 별점 평가에서 5점 만점을 줄 경우에만 팁 제공 여부를 질문하는 방식입니다. 액수는 1000원, 1500원, 2000원 등 세 개입니다.

카카오 측은 일반 호출이 아닌 카카오블루, 카카오블랙, 벤티 등에만 팁 서비스 장치를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사들이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선보인 뒤 팁으로 보답받으면 서비스의 품질 향상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기대입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전 한국소비자학회 회장)는 JTBC 담박인터뷰에서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의 의견은 완전히 빠진 채 팁 서비스가 도입됐다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공급자의 두 주체인 카카오모빌리티와 가맹택시협의체가 의논해 돈을 더 걷겠다"는 일방적 결정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카카오택시 팁 정책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도 전망했습니다. "공정위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행위를 할 때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가 있냐 없냐를 본다"며 "공정위에서 뭔가 의견을 낼 수 있는 사안이 충분히 된다"는 설명입니다.

카카오택시 팁 서비스의 시범 정책이 공식화하기까지 가장 큰 변수로는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될 것"이라며 인터넷 커뮤니티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담박인터뷰

진행 - 전용우 선임기자
대담 -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전 한국소비자학회 회장
일시- 2023. 8. 4

 

인터뷰 요약

▷"카카오택시 팁...택시 비용이 올라간다는 소비자 감정 때문에 부정적 의견 높아"
▷"공급자 위치의 두 주체가 의논해 '돈 더 걷겠다' 결정...소비자는 완전히 배제"
▷"카카오는 시장지배적사업자...윤리적 관점, 사회 전체 생각하며 행위 잘해야"
▷"공정위원회에서 관심 갖고 의견 낼 수 있는 사안으로 충분"
▷"카카오택시 팁, 다른 업태로까지 전파되면 서비스 가격 증가 요인"

 

인터뷰 전문

 
카카오(모빌리티) 택시의 팁 도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범 서비스 사업인데도 관심이 매우 높아요.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최근 1~2년 동안 소비자들이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카카오 팁이 도입되면 결국은 택시 비용이 올라간다는 소비자 감정을 갖기 때문에 굉장히 관심도 높고 또 부정적인 의견도 높을 걸로 예상합니다.“
 
'감사 팁' 시범 사업...카카오와 가맹택시협회 상생논의 결과물이라면
 
“카카오모빌리티하고 가맹택시협의체가 상생 논의를 하신 건 좋은데요. 중요한 건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은 소비자거든요. 소비자가 어떤 감정을 갖는지 어떤 의견을 갖는지에 대해 청취한 다음에 이것을 해결하겠다 이렇게 하셨어야 되는데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의 의견은 그냥 완전히 빠진 채 이 제도가 도입됐다는 것은 문제다..., 공급자에 있는 두 주체가 의논해 돈을 더 걷겠다. 그럼 결국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 효과가 있는 거죠."
 
앞서 타다, 아이엠(i.M)등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는 별말이 없었던 것 같아요
 
"카카오모빌리티는 굉장히 시장 점유율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앱인데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팁에 대해) 더 부담을 많이 느꼈고요. 타다나 아이엠(i.M)은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일부 소비자만 이용하죠. 그렇기 때문에 부담감을 느끼는 소비자의 비율도 적어 전체적으로 이렇게 부정적인 의견이 모이기에는 시장 점유율에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 거죠.”


 
아이엠(i.M)이나 타다는 점유율이 적은데 그렇다면 카카오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여서 역차별을 받으면 안 된다 이렇게 반론하면요
 
“일단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른 사업자 선택이 여의치 않아요. 그 사업자가 제공하는 것을 그냥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얘기죠. 그렇기 때문에 시장 지배적 사업자는 시장 지배적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뭐든지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더 윤리적인 관점,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관점에서 행위를 잘해야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도 어떤 행위에 문제가 있는가 없는가를 면밀히 검토해 제재도 가하고 그러는 것입니다.”
 
'카카오택시 팁'...공정거래위원회 검토 대상일까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행위를 할 때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가 있냐 없냐를 강조점으로 보기 때문에 팁을 도입하느냐 도입하지 않느냐 그것도 사실은 공정위에서 관심을 갖고 뭔가 의견을 낼 수 있는 사안은 충분히 된다고 생각합니다.“
 
ESG(환경ㆍ사회공헌ㆍ윤리)경영 차원에서 본다면요
 
"그야말로 약간 패션(유행)의 개념으로 ESG를 선포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여기서의 S는 사회적 책임이거든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경우에는 자기들의 어떤 행위가 그 사회 전체적인 소비문화라든가 소비자라든가 의견과 배치되는가, 그들의 복지를 침해하지는 않는가 이런 것들을 면밀히 검토를 해야 되는데 공급측면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 시장 지배적이기 때문에 그냥 팁 문화를 도입하는 식으로 제도를 바꿨다는 것은 소비자를 완전히 도외시한 경영이기 때문에 그 사회적 책임하고는 거리가 멀다...“
 
기사분들한테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수익보다도 승객들로부터 긍정 평가를 받으면 '더 나은 서비스를 해야겠다' 이런 다짐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분명히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택시 기사님들이 너무나 서비스를 잘해 주시면 형편이 안 되는데도 돈을 더 드리는 경우도 많죠.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에서는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 안에 기본 서비스료도 다 포함돼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팁을 도입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기 때문에 가격이 인상되는 감정을 갖게 되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팁이라는 것은 주는 사람도 있고 안 주는 사람도 있고요. 그런데 못 주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가, 그리고 이것을 일상적인 문화로 가져갈 만한 사항인가 그건 충분히 논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소비자 복지와 선택권 확장에 긍정적 효과는 없나요
 
“팁을 주면 서비스를 더 잘해주니까 소비자 복지가 늘어난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팁 제도가 도입 되면 서비스가 엉망이어도 팁을 안 줬기 때문에 그렇다 이럴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소비자의 복지나 선택이 확장되기는커녕 오히려 감소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옆 테이블 사람들은 주는데 나만 안 주면 유무형의 불이익이 올 수 있다 이런 위축도 된다는 건가요
 
“그렇죠. 이제 물 한 잔 갖다 달라고 얘기를 해도 될까 말까 팁을 줘야지 이것을 제대로 갖다 주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요.”
 
시장 지배적 사업자(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에 의해서 팁 사업이 정식화하면 다른 업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거라는 건가요


 
“택시를 시작으로 외식이나 다른 업종으로 (팁이) 다양하게 확산될 것 같으면 가격 인상의 결과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위축돼 지갑을 못 열어요. 제가 조금 다른 얘기를 하겠는데요. 지금 제일 문제가 되고 안 내려가고 있는 게 서비스 가격이에요. 다시 말하면 택시, 음식점 이러한 서비스 가격들이 잘 안 내려가 전체 소비자 물가지수 내리는 데도 굉장히 장애 요인이 되고 있지요. 택시를 시작으로 다른 업체까지 팁이 전파되면 서비스 가격 인상을 낮추기는커녕 더욱더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카카오택시가 시범 사업 딱지를 떼고 정식 도입 여부까지 가는 데 가장 큰 변수는요
 
“인터넷 시대가 됐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권리가 많이 향상됐어요. 다시 말하면 소비자들의 의견이 모이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예를 들면 이것(팁)이 이슈가 돼 커뮤니티나 이런 데 소비자의 부정적 의견이 많이 올라오면 그 창(감사 팁)을 없애는 식으로 다시 조치를 취하시는 게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시범사업을 지속할지 중단할지 판단이 되게 빨라야 한다는 말인가요
 
"그렇죠. 그리고 소비문화라는 것은 굉장히 오랜 세월을 거쳐 그 나라의 여러 가지 소비 형태라든가 이런 것을 토대로 해서 형성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팁 문화가 없어요. 카카오가 이렇게 시작해 다른 쪽으로 확산이 될 것 같으면 팁 문화가 존재하는 게 디폴트(기본 조건)가 되는 거죠. 팁 도입이 적절한 것이냐 그것을 충분히 논의해야 된다 생각합니다."
 
전용우 선임기자의 [담박인터뷰]는
멋내지 않았지만 깊게 여운을 남기는 담박한 음식의 풍미처럼 우리 사회의 이슈와 삶을 관통하는 인물과 현장의 소식을 담담한 시각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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