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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황장애·부상·수집광…한계 뛰어넘은 '밀수' 김혜수

입력 2023-08-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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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한계를 이겨낸 도전이었다. 류승완 감독은 "내가 생각하는 배우들은 어떤 악 조건에서도 '연기를 하겠다' 마음 먹으면 결국 해내는 부류의 사람들이다. 그 모습을 수 십 년 동안 직접 증명해온 배우들을 믿었다"고 말했다. 또 한 번 그 근거가 되어준, 충무로가 존경하고 애정하는 배우 김혜수(52)다.

2023년 여름 시장에 등판하는 한국 영화 빅4 첫 주자로 출발해 2주 차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밀수(류승완 감독)'는 캐릭터의 힘이 빛나는 멀티 캐스팅 작품이지만 김혜수·염정아라는 걸출한 여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사실상 '여성 투톱 블록버스터'로 남다른 의미를 더한다.

해를 거듭할 수록 왜 이 작품을 택했는지 작품 그 자체로 보여주고 있는 김혜수는 결과물만 봐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을 법한 '밀수'에서도 명불허전 김혜수의 매력을 120% 발휘한다. '타짜' 정마담, '도둑들' 펩시의 계보를 잇는 김혜수의 스크린 인생캐로 꼽힐 법한 '밀수'의 춘자다.

다만 지금의 춘자를 세상 밖으로 내보내기까지 김혜수가 넘어야 할 산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해녀 캐릭터를 위해 '도둑들' 때부터 앓고 있는 것으로 익히 잘 알려져 있는 물 공황 장애를 극복해야 했고, 피 흘린 부상도 감내했다. '소년 심판' 촬영 중에도 '밀수' 프로덕션 참여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수집광의 면모도 발휘했다는 후문.

스타들의 스타, 연예인들이 존경하는 연예인으로 오랜 시간 맡은 바 책임감을 다하고 있는 김혜수는 류승완 감독의 진두지휘 아래 기어이 모든 퀘스트를 성공 시키며 후배 여배우들에게 분명한 영향을 끼칠 여성 블록버스터 성공 길을 활짝 열었다. 천하의 김혜수를 모르냐? 한다면 하는 언니다.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직접 만나는 건 오랜만이다.
"'국가 부도의 날' 이후 처음이다. 선보인 작품은 있었지만 이런 자리에서 만나는 건 너무 오랜 만이라 약간 감동이 있다.(웃음) 사실 처음엔 큰 생각이 없었는데 내 영화를 IMAX 상영관에서 본 것이 처음이라 신기했고, 간담회부터 영화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할 수 있어서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밀수'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에게 시나리오를 받았다. 연락이 와서 '영화 하자!' '좋아!' 대화를 나눴던 기억도 있다.(웃음) 가장 흥미로웠던 건 '해녀가 밀수를 한다'는 소재였다. 거기에 배경이 70년대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대 중 하나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부분이 많겠다' 생각했다. 다양한 인물 군상의 관계도 재미있었다."

-물공포증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무려 해녀 역할을 소화했다.
"예전에는 물을 너무 좋아했다. 두렵기는커녕 스킨 스쿠버를 하기도 했는데, '도둑들' 때 수중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공황 상태를 겪으면서 솔직히 나 스스로에게 많이 놀랐다. 태어나 처음 겪는 감정이었고 '내가 왜 이러지?' 싶었다. 그 자체가 너무 이상한데 벗어날 수가 없더라. 그 땐 그게 공황 상태에 빠진 건지도 몰랐다. 나중에 알았다. 내 몸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공황이 생기더라. 사실 '내가 '밀수'를 못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인터뷰] 공황장애·부상·수집광…한계 뛰어넘은 '밀수' 김혜수


-듣기만 해도 불안감이 상당했을 것 같다.
"해녀들의 밀수인데, 물은 필수적인 공간 아닌가. 진짜 '어떡하지?' 싶더라. 다만 '도둑들' 이후 시간이 조금 지났기 때문에 내 상태가 그 때와 같은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처음엔 걱정보다 '해보자'는 마음이 컸는데, 첫 미팅 날 (염)정아 씨와 감독님이 틀어준 해녀 영상을 보는데 공황이 확 왔다. 그럼 이 영화는 못하는 거니까. 근데 정아 씨는 또 수영을 아예 못한다고 하더라. 감독님에게 있는 그대로 말씀 드리고 고민과 논의 끝에 '그래도 도전해 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어떻게 극복했나. 극복이 되던가.
"수조 세트에서 촬영을 준비하면서 배우들끼리 테스트를 하는데 물을 보니까 컨디션이 안 좋아지더라. 괜찮을 때가 있고 이상할 때가 있어서 쉽게 종잡을 수는 없었다. 감독님과 제작진의 배려를 정말 많이 받았다. 그 과정에서 김재화 배우가 선수처럼 물살을 가르고, 다른 배우들이 응원하면서 힘을 실어 주는데 아직도 신기한 것이 예전에 물 좋아했던 시절처럼 내 몸이 탁 풀리면서 움직여지더라. 뭔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놀라우면서도 희한한 경험이었다. 배우들의 열정에 내가 따라가고 합류하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류승완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당시 내가 넷플릭스 '소년 심판'을 촬영 중이었던 상황이라 '밀수' 현장에 조금 늦게 합류했다. 그 사이에도 감독님과는 문자를 계속 주고 받으면서 나름 자료를 전달하고 대본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나눴다. 류승완 감독님이 작업에 있어서는 굉장히 많은 의견에 대해 열려있는 분이더라. 머리 속에 그림이 다 있고, 그걸 시나리오에 적재적소 투영 시킨다. 누군가에게 맞춰 준다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나누면 진지하게 고민하고 빠른 시간에 결정적인 피드백을 준다. 실제 만나서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님에도 긴밀한, 내밀 하게 작업하고 느낌이 들었다. 현장에서도 대단하셨고.(웃음)"

[인터뷰] 공황장애·부상·수집광…한계 뛰어넘은 '밀수' 김혜수
[인터뷰] 공황장애·부상·수집광…한계 뛰어넘은 '밀수' 김혜수


-춘자 캐릭터는 어떻게 구축했나. 스타일링부터 눈에 띈다.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비단 영화 때문은 아니고, 실제 작업할 때 도움이 돼서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인데, 개인적 취미가 수집이다. 관심 있는 일이 생기면 그게 시대건, 사건이건, 인물이건, 악기건, 무엇이건 무조건 자료를 모은다. 그게 너무 재미있다. 어떤 결과를 바라서도 아니고, 그 시간에 몰두할 수 있는 걸 수집한다. 20년대, 50년대, 70년대 시대를 특히 좋아하는데 실제로 그 때 자료들이 많았다. 헤어스타일이나 의상과 관련 된 자료를 스태프들과 함께 있는 단체방에 계속 올렸다. 처음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다가 나중에는 답이 없더라. 하하. 아마 조금 힘들었을 것이다.(웃음) 그 또한 나에게는 다른 작품을 하고 있지만 새로운 작품에 계속 진입하는 과정 중 하나였다. 나중에는 '너무 많이 보내서 미안해, 근데 나 이거 춘자한테 접근하는 거니까 이해해줘요'라고 인사했다."

-진숙과의 관계도 남다르다. 단순한 우정은 뛰어 넘은 것처럼 보였는데.
"진숙은 해녀들의 금수저 같은 느낌이고 리더로서 덕목 갖춘 인물이다. 자신보다는 전체 해녀의 세계를 지키려는 인물인데, 그에 반해 춘자는 근본 없는 캐릭터다. 어떤 비하가 아니라 본인의 뿌리에 대해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춘자에게 진숙은 처음으로 자신의 생존이나 안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만드는 사람이다. 짝꿍 정도가 아니라 가족이고 전부다."

-현장에서 만난 염정아는 어땠나. 앞서 '내가 갖고 있는 않는 모습을 갖고 있는 배우'라고 표현했는데.
"배우는 각자의 장단점이 다 있다. 이 배우 것을 저 배우가 대체할 수 없고, 아무리 좋은 배우여도 완벽한 배우는 없다. 사실 배우로서 현장에서 제일 괴로운 건, 모니터를 볼 때마다 자기 한계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어릴 땐 '경험치가 적어서, 내 삶이 편협해서 아직 안 되나 보다. 열심히 잘 살고, 일에 매진하고, 인간에 대해 열려있는 시각을 갖고 성장하면 나도 함께 자라서 얻어지는 것이 있지 않을까' 나름 핑계를 대며 생각했다. 근데 나이가 들고 보니 그것도 아니더라.

연기를 하다 보면 내가 알고 느끼는 것과 표현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한계를 알고 인정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깨달아 가는 과정에서 내 연기의 성장이 안 보이면 좌절한다. 오랜 시간을 통해 그나마 제대로 알게 된 건, 혼자 해낼 수 있는 것이 있고 함께 해낼 수 있는 게 있다는 것이다. 한 작품을 할 때 감독님, 스태프 분들의 존재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상대 배우와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번에는 염정아 배우와 제대로 만날 수 있어 기대했고,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잘 아시겠지만 염정아 씨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면서 굉장히 다채로운 연기를 해오지 않았나. 도회적이고 날카로운 외향이지만, 그러한 외형을 뛰어 넘는 내공과 그녀만의 인간미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다. 어쨌든 우리가 동시대 배우니까.(웃음) 그녀의 성장을 나도 지켜 보면서 일을 했고, 그래서 궁금했다. 그녀의 연기를 정말 좋아하는 입장에서 아직까지 더디게 성장하고 있는, 어쩌면 끝까지 극복해내지 못할 수도 있는 내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는 배우더라. 진심으로 행복했다."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밀수'의 묘미, 수중 액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여성과 남성이 맞붙는 액션이 수중이라는 공간의 변화로 새로운 신선함을 선사했다.
"감독님과 제작진의 사전 준비가 어마어마했다. 너무나도 치밀했고, 콘티를 보면 '이게 가능해? 이걸 우리 보고 하라고?' 싶었지만 그게 현실에서 다 되더라. 영화를 보면서도 당시 물 안팎에서 느꼈던 냄새, 숨을 참았던 기분, 희열과 불안이 다 느껴졌다. 처음 이 작품을 준비할 때만 해도 감독님께서 '수중 촬영 부담은 최대한 줄여 보겠다'고 약속했다. 결과적으로는 점점 늘어났지만(웃음) 다 해냈다. 아마 지구상에서 처음 보는 공간 액션 아닐까 싶다. 너~무 뿌듯하다. 뒤로 확 넘어가는 덤블링 신도 감독님께서 '수중에서 꼭 하고 싶다'고 하시더라. 당연히 안 될 줄 알고 연습 겸 해봤는데 한 번에 되더라. 나조차도 '오잉?' 했던 기억이 있다. 쌓이고 쌓인 신뢰 속에 긴장 같은 것들이 나도 모르게 다 해제된 기분이었다."

-촬영 중 이마 부상을 당했다고.
"그 덤블링 하다가 장비에 부딪혔던 것이다. 아프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 물 속에서 나와 스태프을 얼굴을 딱 보는 순간 '나 좀 많이 다쳤나?' 싶더라. 원치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촬영이 종료 될 수 밖에 없었는데 그건 누구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조심하고 또 조심했는데 사고가 나려면 어떻게든 나더라.(웃음) 현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와 스태프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신경 썼다.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인력들도 늘 상주 했는데 다치게 됐다."

-조인성과 첫 대면 신도 인상 깊었다.
"그 때 코로나 2차 접종을 해서 수중 촬영을 하던 중에 물 밖으로 잠시 나와 찍는 것이었다. 솔직히 그 날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다. 어떻게든 발악을 해야 하는데 몸 컨디션이 안 좋으니까 알아서 덜덜 떨리더라.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상황에 있어서는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언뜻 언뜻 로맨스의 향기도 풍겼다.
"원래 시나리오에도 권상사와 춘자의 관계에 대해 정확한 설명은 없다. 둘은 기본적으로 서로를 이용하는 것이다. 왜 100가지를 준비해 가도 현장에서 0부터 시작해야 될 때가 있지 않나. 최종 영화에 담긴 권상사와 춘자의 모습은 현장에서의 감정이었다. 서로 쫓고 쫓기는 관계지만 암묵적인 '내 파트너'라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춘자의 목적 0순위는 생존으로, 권상사와 한 팀인 것 같은 모양새를 취하지만 뒤에는 다른 모의를 한다. 근데 생명이 꺼질지도 모르는 순간을 목격하게 되면서 상황에서 오는 진짜의 느낌이 있었다. 나도 몰랐고 춘자도 몰랐을. 확실히 사랑의 감정은 없었을텐데 인간적으로 복합적인 것들이 찰나에 느껴졌고 그게 표현됐다."

-쿠키 영상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데.
"권상사가 돌아온 건 나도 반가웠다. 춘자로서도 반가웠고, 배우로서도 반가웠고. 현장에서 특히 여성 스태프들이 너무 좋아했다. 그 장면도 시나리오에는 없었던 신인데, 촬영 후반이 조금 넘어가고 났을 때 감독님이 낸 아이디어였다."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박정민에게 고기에 불판까지 선물한 사실이 화제를 모았다.
"나도 혼자 살아서 어떻게 지낼지 보면 안다. 남자이기도 하고. 누나 같은 마음으로 내 것 주문할 때 같이 해준 것 뿐이다. 그리고 나처럼 덩치가 커서 다이어트 차원이 아니라(웃음) 배우들은 역할로서 요구되는 게 아니라면 오히려 평소에 안 먹고 못 자면서 예민한 순간들을 만든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그렇다. 그래서인지 배우나 스태프들이 잘 못 챙겨 먹으면 그게 그렇게 안쓰럽더라. 정민 배우도 그런 느낌이었고 현장에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 혼자 지내요?'라고 먼저 말을 걸기도 했다."

-사실 마음이 있어도 직접 표현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어떻게 그렇게 늘 표현할 수가 있을까.
"글쎄. 난 어릴 때부터 그래서 그런지 그냥 자연스럽다. '고맙다. 미안하다' 뭐든 표현하면 좋지 않나. 물론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닌, 우연히 나중에 알게 되는 상황들도 있지 않나. '타이밍 놓쳤네?'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이라도 느끼고 알게 됐다는 걸 상대가 알아서 나쁠 게 하나도 없다. 립서비스는 필요 없지만 누구든 '진짜'는 확 와 닿기 마련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솔직한 감정을 받을 때 좋고, 따뜻하다. 내가 누군가의 좋은 걸 발견하는 것도 좋다. 말 그대로 좋은 걸 본 거니까. 그리고 정작 본인은 잘 모르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때가 있는데 본인은 별 것 아니더라도 남들에게는 큰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나는 네가 좋은 것이 있어서 너무 좋았어' 말해주면 또 서로 좋을 수 있고. 모르겠다. 좋은 게 너무 많다.(웃음)"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이름을 메모하고, 후배들을 잘 챙기기로 워낙 유명하다.
"아니다. 잘 못 챙긴다. 내 거 하기 바쁘다. 현장에서 늘 막내였다가 어느 순간부터 선배 소리를 듣게 됐다. 지나가면 자꾸 벌떡 벌떡 일어나 불편하더라.(웃음)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숫자에 맞는 어른스러움이 장착되지는 않는다.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도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보이는 건 어른 같고, 많이 알 것 같고 그렇지만 솔직히 본인은 알 것이다. 아니다. 하하. 다만 좀 더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건, 보통은 어른들이 마음을 열어 후배들을 편하게 대해야 할 것 같지만, 후배들이 편하게 느끼고 대해야 모든 것들이 좋다는 것이다. 물론 어렵다. 어른들이랑 어울리는 것 당연히 불편하지 않나. 근데 선배도 후배가 어렵다. 어쩌면 더 어려울 수 있다. 아무리 마음이 있어도 '선배님' '네' 하면 더 이상 다가갈 수 있는 여지가 없다. '밀수' 같은 경우는 연령층이 다양한 해녀 팀이 똘똘 뭉칠 수 있어 너무 고마웠다."

-'밀수'는 여름 시장에 등판한 여성 투톱 블록버스터로도 세간의 관심이 높다. '밀수'가 잘돼야 비슷한 구성의 작품들이 계속 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평에 책임감도 느낄 것 같다.
"예전에는 도전의 영역이 컸다면, 지금은 모든 걸 배제하고 마음 가는 시나리오를 택하는 편이다. '밀수'도 시나리오가 1순위였다. 배우로서 책임감이라는 것은 결국 내가 선택하고 나를 선택한 작품 안에서, 현장에서 해야 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야 한다는 것에 있다. 그 외 책임은 잘 모르겠다. 여력도 안되고, 실력도 안되고, 솔직히 그렇다.(웃음) 그리고 '밀수'가 여성 투톱 영화로 소개 됐지만, 나는 영화를 처음 이해할 때도 그랬고 이건 총체적인 캐릭터들과 그 시대 군상들, 인물들의 관계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모두가 빛난 만큼 여성 투톱 영화로 규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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