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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역 사건 2주 만에 또 '흉기난동'…"막무가내로 찔렀다"

입력 2023-08-0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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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어제(3일) 퇴근길 이 소식 듣고 많은 분들 놀라셨을 겁니다.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 난동 이후 약 2주 만에 또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겁니다.

[앵커]

시간대별로 일단 사건 어떻게 벌어진 건지 정리해주시죠.

[기자]

이번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첫 112신고는 어제 오후 5시 56분에 접수됐습니다.

이 신고는 범인이 AK플라자 분당점 앞 버스정류장으로 돌진해 행인 4명을 덮친 직후 접수됐습니다.

이후 범인은 곧장 쇼핑몰 2층으로 진입했습니다.

차량 돌진 지점부터 입구까지 50m 거리였습니다.

이후 쇼핑몰에 들어선 범인은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내부 CCTV 영상을 보면, 검은 후드티에 모자를 쓴 A씨는 겁에 질려 도망치는 시민들을 쫓아갑니다.

보이는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다보니, 주변에 있던 모든 시민이 표적이 됐습니다.

차량 돌진과 흉기난동으로 모두 14명을 다치게 한 뒤, 범인은 쇼핑몰 2층과 1층을 오고갔고,

인근 지구대 경찰관에게 붙잡혔습니다. 

이 모든 일들은 20대 남성 혼자 도심 한복판에서 10분만에 벌인 겁니다.

[앵커]

현장에 있던 분들 얼마나 두려웠을지 짐작이 갑니다.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현재 몇 명이나 다친겁니까?

[기자]

현재까지 14명이 차량에 치이거나 흉기에 찔려 다쳤습니다.

피의자 최모 씨는 흉기 난동 직전에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서 보행자들을 고의로 들이받았는데요.

피해자 14명 가운데 12명은 중상자로 분류된 상태입니다. 

특히 중상자 가운데서도 2명은 위중한 상태로 치료중에 있습니다.

범행 당시 목격자들의 증언, 잠시 듣고 이어가겠습니다.

[목격자 : {차가 돌진하니까 무방비로 쓰러진 거군요.} 맞아요. 다 치였어요. 걸어오다가 처음 치인 분은 앞에서 장사하시는 분, 앉아계시다가 치였어요.]

[목격자 : (피해자는) 여자분도 있고 남자분도 있어요. 1층에 있던 사람들 다 막무가내로 막…]

[목격자 : 2층으로 올라왔더니 할머니가 배를 찔려서 피바다인 거예요. 옷 파는데 그쪽으로 숨어 있는데…]

[기자]

피의자 최씨의 단독 범행이죠? 이유가 뭔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한때 범행 현장 주변에서는 "범인이 여러 명이다"라는 목격담이 돌기도 했습니다만, CCTV 분석 결과 최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경찰은 결론 내렸습니다.

범행동기는 좀 더 수사가 진행돼야 밝혀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단 피의자에 대한 마약 간이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고요,

음주 상태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피의자는 현재까지 경찰 조사에서 "누군가가 나를 청부살인 하려 했다"라는 등 횡설수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경찰은 피의자의 과거 정신질환 기록을 확인하고 있는데요.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사건이 벌어졌던 분당 AK플라자 백화점, 방학이라 아이들과 쇼핑하는 사람, 더위를 피할겸 둘러보던 어르신들, 그야말로 평범한 일상 공간입니다. 충격이 가시지 않을 것 같은데, 현장에 이해선 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이해선 기자, 지금 현장 상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흉기 난동을 벌인 최씨가 차로 덮쳤던 인도입니다.

시민 5명이 다쳤던 곳인데요. 어제 저녁까지만해도 이곳에 최씨가 탔던 차량이 그대로 세워져 있었습니다.

지금은 제 뒤로 보시다시피, 경찰들이 서 있고 경계 강화한 상황입니다.

최 씨는 이 곳에 있던 차에서 내려 저 출입문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둘렀고, 이 과정에서 9명이 더 다쳤습니다.

당시 빠른 걸음으로, 거의 뛰어어서 백화점 1, 2층을 돌며 벌인 일이라 시민들은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백화점 안 곳곳에 한때 출입 통제선이 쳐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밤 사이 1차 조사가 진행됐죠. '정신 질환' 주장을 했었는데, 그 부분 확인이 됐을까요? 

[기자]

네, 경찰은 최 씨가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학교를 그만 둔 이유는 대인기피증이었습니다.

최씨는 밤 사이 경찰에서도 '누가 내 사생활을 다 보고 있다. 나를 스토킹하고 괴롭혀 죽이려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경찰도 일단은 정신질환에 따른 범행으로 보고 있는데요.

하루 전에 범행에 쓴 흉기를 미리 사기도 했기 때문에,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더 조사가 필요합니다.

[앵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이잖아요. 시민들이나 직원들 다 불안할 거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기자]

이 백화점은 지하철과 통로가 연결되어 있어 꼭 쇼핑하는 사람들 아니라도 유동인구가 많습니다.

피해자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인 것도 그 때문입니다.

어제 사건 초반 차 사고와 흉기 난동 사고 신고가 한꺼번에 접수되면서 잠시 여러 명이 벌인 짓이라는 이야기가 잘못 돌기도 했는데요.

경찰에는 '아직 피의자를 다 못 잡은 거냐'는 시민들의 문의가 밤늦게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불안해 하고 있다는 이야긴데요.

이 백화점 원래 10시 반에 문을 여는데요, 어제 큰 사건이 있었는데도 정상 영업을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일부 매장은 직원들이 매우 불안해하며 트라우마도 호소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영업을 쉬겠단 분위기입니다.

[앵커]

서울 신림동 칼부림 테러 13일 만에 또 다른 흉기 테러가 발생한 것이라 더욱 충격적입니다.

[기자]

지난달 21일이죠. 신림동 흉기 사건 피의자 조선이 미리 준비한 예리한 흉기를 들고 신림역 주변을 돌며 눈에 띄는 남성들을 잔혹하게 공격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2주도 안된 어제, 이런 충격적인 사건이 또 발생한 겁니다.

아직 범행 동기 더 자세히 수사가 필요하지만, 전문가들은 '신림역 테러'가 어제 '서현역 테러'의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신림역 사건 자체, 그리고 그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살인 예고 글 등이 범죄를 저지르는 일종의 촉발제가 됐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경찰은 전담팀을 만들었습니다.

분당경찰서장을 팀장으로, 강력계 형사와 피해자보호계, 프로파일러 등 총 63명 규모입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어젯 밤 10시20분쯤 서현역 현장을 방문해 "다중 밀집 장소에 경찰력을 배치해 모방범죄를 예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런 무섭고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흉기에 찔린 주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응급처치에 나선 시민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17살 윤도일 군입니다.

사건 현장 근처를 지나던 중 부상 정도가 심해 보이는 여성에게 다가가 복부의 상처를 누르며 지혈했습니다.

윤군은 언론 인터뷰에서 "범인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웠지만 '일단 부상자를 살리고 보자'는 생각으로 30분 정도 응급조치를 이어갔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사건 발생 장소는 인근 주민들에게 '만남의 광장'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하루 17만 명 넘게 오가는 곳이라는 분석도 있고요.

서현역 반경 3㎞ 안에는 초등학교 5곳, 중학교 3곳, 고등학교 3곳이 있어서 학생 유동 인구도 많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일상 속에서 테러가 발생한 겁니다. 철저한 수사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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