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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일하다 쓰러진 90대 노인…농가 퍼지는 '탄저병' 어쩌나

입력 2023-08-01 20:17 수정 2023-08-01 21:15

경북에서 사흘간 온열질환 추정 8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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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에서 사흘간 온열질환 추정 8명 숨져


[앵커]

더위 때문에 목숨을 잃는 일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북의 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90대 어르신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북에서만 사흘 사이 벌써 8명째입니다.

윤두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비닐하우스 안 작물들이 쓰러져 있고 바구니 안엔 얼마 못 딴 고추 몇 개가 들어있습니다.

어젯밤 이곳에서 90대 할머니가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체온은 38도였습니다.

[인근 주민 : 고추가 많이 익었더라. 할머니들은 그걸 따고 싶어서 못 있어요. 따고 싶어서…]

최근 사흘, 경북에서만 노인 8명이 더위로 숨졌습니다.

덥고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지금이 아니면 한해 농사를 망칩니다.

노인들은 목숨 걸고 밭으로 나갔고 숨진 채 돌아왔습니다.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수확 한 달 남은 사과에 검은 점이 생겼습니다.

땅엔 떨어진 열매가 수두룩합니다.

덥고 습할 때 생기는 탄저병입니다.

피해를 줄이려면 서둘러야 합니다.

[이용정/경북 청송군 농업기술센터 과수기술팀 : 감염된 사과는 빨리 따내야 하고 빨리 약을 쳐야…]

병든 사과를 빨리 따버려야 하는 건 농민들도 잘 알지만 한낮엔 그럴 수 없습니다.

땡볕이 내리쬐는 한낮 2시의 과수원은 이렇게 39도까지 기온이 치솟습니다.

쉴 수도 안 쉴 수도 없는 상황.

해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립니다.

[황유영/사과농사 : 더워서 일은 못 하면서 사람은 없지, 사과는 자꾸 병들지, 농사짓는 사람의 심정은 이럴 때가 제일 답답하고 딱한 거지.]

끝을 모르고 내리쬐는 햇볕이 농민들은 원망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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