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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할 지역구'에 사무실 차리고 후원금 펑펑 쓴 비례대표들

입력 2023-07-28 20:39 수정 2023-07-28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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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 저희가 취재한 이슈는 국회 이야기입니다. 21대 국회에는 비례대표 의원 47명 있습니다. 노동, 여성, 장애인, 청년 같이 전문 분야나 소수자를 대표해서 국회에 들어와 일하고 법도 만듭니다. 그럼 유권자들이 열심히 하라며 주는 후원금도 그런 취지로 쓰는 게 맞겠죠. 저희가 비례대표들의 지난 3년 치 후원금, 177억 원을 모두 살펴봤습니다. 3명 중 1명은 다음 선거에 출마할 지역구에 사무실 차리고 후원금을 쏟아 붓고 있었습니다. 민주당 김경만 의원이 가장 많은 후원금을 썼고 정의당 류호정, 이은주 의원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렇게 선거운동에 들어가는 후원금, 비례대표제 취지에 맞는 건지, 먼저 강희연 기자 보도 보시겠습니다.

[기자]

'20대 여성 노동자'를 대변하며 비례대표 1번을 받은 정의당 류호정 의원.

2020년 당선된 지 석달 만에 지역사무실을 열었습니다.

[{자주 오세요, 의원님?} 자주는 못 오세요. 틈틈이 오시는 거죠.]

현수막과 조명을 설치하고, 냉장고와 가구도 뒀습니다.

[류호정/정의당 의원 (유튜브 '류호정의 RYUTUBE') : 선반도 저희가 직접 구매해서 설치를 한 것이고요.]

이렇게 쓴 정치후원금은 약 7800만원.

류 의원 측은 "사무실을 일찍 열다보니 후원금이 많이 들어간 측면이 있다"고 했습니다.

지역사무실에 가장 많은 후원금을 쓴 의원은 중소기업 정책 전문가, 민주당 김경만 의원입니다.

김 의원은 사무실 관리비와 임대료 등에 모두 6700여만원을 썼습니다.

인테리어와 가구 구입, 간판과 현수막을 다는 데도 수천만원을 지출했습니다.

개소식 홍보비용까지 포함해 총 1억 2천여만원이 들어갔습니다.

김 의원 측은 "사무실 보증금이 비쌌다"며 "전문성을 살려 의정활동도 열심히 했다"고 했습니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약 6000만원,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은 약 3800만원을 썼습니다.

비례대표 의원 47명 중 17명이 후원금을 이렇게 지역사무실에 썼습니다.

이들의 3년치 법안 통과율도 살펴봤더니 17명 중 6명이 20%를 넘지 못했습니다.

지난 3년간 통과된 법안 건수가 한 자릿수에 머문 의원도 5명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예비 지역구 활동을 하며 차량 주유비와 숙소비, 지역 간담회에 수백에서 수천만원을 썼습니다.

정치자금법상 불법은 아니지만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의정활동을 펼치라는 비례대표제 취지엔 어긋난다는 지적입니다.

[김경율/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 지역구의 여러 가지 요구사항들과는 독립적인 부분에서 정치 활동을 하라는 것인데, 차기 본인 선거를 위해 쓴다는 것은 애초 취지를 몰각한 것 아닌가…]

(영상디자인 :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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