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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다치고 소음 시달리고…'요트 투어'에 고통받는 남방큰돌고래

입력 2023-07-2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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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나가서 돌고래를 보는 관광상품이 인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돌고래 보고 싶다는 마음이 120마리뿐인 멸종위기종 돌고래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무슨 일인지, 밀착 카메라 권민재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제주 대정읍 바닷가에선 이렇게 돌고래 무리들이 자주 보입니다.

그런데 요즘 이 돌고래를 보기 위해 오는 관광용 배들이 많아서 돌고래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수십 마리의 돌고래들이 물살을 가릅니다.

남방큰돌고래입니다.

멸종위기종으로 제주 앞바다에 백 20마리 밖에 없습니다.

관광용 배가 점점 돌고래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합니다.

아예 돌고래 쪽으로 뱃머리를 돌립니다.

[{돌고래 방향으로 전진하네 배가. 어어어. 치겠다.} 저거 진짜 따라가는.]

돌고래를 지켜보던 관광객 조차 놀랍니다.

[오미숙/전북 전주시 효성동 : (배가 저렇게 오면) 안 좋죠. 다칠 수도 있고 그 소음 때문에 돌고래들이 놀랄 것 같아요.]

돌고래 관광업체는 3년 전부터 크게 늘었습니다.

제주 서귀포 대정읍에만 5곳이나 됩니다.

어업용 배를 불법으로 개조해 쓰기까지 합니다.

업체들은 돌고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며 생태관광체험 상품을 팔고 있습니다.

총 70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직접 타보겠습니다.

출발과 동시에 시끄러운 음악이 퍼집니다.

돌고래가 보이기 시작하자 환호성이 터집니다.

[오오, 점프 제대로 보여주는데?]

돌고래에 더 가까워집니다.

[여기있다 여기있다. 와!]

지난 4월부터 시행된 해양생태계법에 따르면 돌고래에게 50m 이내로 가까이 가선 안됩니다.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업체들은 파도에 떠밀려 돌고래에 가까이 갔다고 둘러댑니다.

[돌고래 관광업체 관계자 : 저희가 이제 아까도 중립 상태에 있어도 한 150m는 그냥 흘러가 버려요.]

배 4척이 한꺼번에 돌고래를 에워쌉니다.

3척 이상의 배가 한번에 가까이 가면 안된다는 법을 어긴 겁니다.

돌고래들은 소리로 소통하면서 이동하는데, 방해를 받습니다.

[조약골/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 : 프로펠러에서 엔진 소음이 납니다. 그러면 물속에 어떤 소리 커튼이 만들어지는 거죠. 돌고래 입장에선 이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거예요.]

소음이 스트레스가 되는 이유입니다.

빠르게 이동하는 배와 부딪혀 다치기도 합니다.

취재진의 카메라에도 지느러미에 큰 상처가 생긴 돌고래가 잡혔습니다.

배의 스크류에 지느러미가 감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장수진/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대표 : 돌고래가 뒤로 헤엄칠 수 있는 동물이 아니거든요.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어서… 조금 깊게 들어가면 머리나 몸통이 찍혀서 사망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이 넓은 바다에서조차 남방큰돌고래는 관광상품이 되어버렸습니다.

돌고래와 더 오래 함께하는 길은 돌고래의 자리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걸 겁니다.

(화면제공 : 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작가 : 유승민 / VJ : 김대현 / 영상그래픽 : 이송의 / 인턴기자 : 신유정 / 취재지원 : 김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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