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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연봉 1조원' 환상 만으로도...음바페가 오든 안 오든 사우디는 웃는다

입력 2023-07-26 15:49 수정 2023-07-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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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프랑스 언론 '레퀴프'의 1면(7월 25일)은 킬리안 음바페가 장식했습니다. 헤드라인은 간단합니다.
'돈을 거세요'(Faites vos jeux)

시원한 질주는 음바페를 상징합니다. 음바페의 가치는 축구 시장도 흔들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시원한 질주는 음바페를 상징합니다. 음바페의 가치는 축구 시장도 흔들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아데토쿤보 "나를 데려가 줘. 난 음바페와 닮았어"

축구와 딴 세상인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들 반응도 볼까요. 밀워키의 지아니스 아데토쿤보는 트위터에 '알 힐랄, 나를 데려가라. 내가 음바페와 닮았어'라 썼습니다. LA 레이커스 르브론 제임스 역시 '사우디가 부르면 달려가겠다'고 적었습니다.

NBA 농구 스타 아데토쿤보의 트위터. 연봉 1조원을 제시받은 음바페에 대한 부러움이 묻어납니다. (사진=아데토쿤보 트위터)

NBA 농구 스타 아데토쿤보의 트위터. 연봉 1조원을 제시받은 음바페에 대한 부러움이 묻어납니다. (사진=아데토쿤보 트위터)

정말 '연봉 1조원' 시대 가능해?

축구를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연봉 1조원 이야기를 모두가 화두로 삼습니다. 현실에서 이게 가능한 숫자인지 서로에게 물어보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은 아직 돈을 쓰지도 않았지만 1조원을 쓴 것 같은 환상을 곳곳에 심어놓았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사우디는 활짝 웃고 있지 않을까요.

프랑스 스포츠 전문 '레키프'의 1면(7월25일)은 음바페입니다. 돈을 베팅하라는 문구가 선명합니다. (사진='레키프' 1면 캡처)

프랑스 스포츠 전문 '레키프'의 1면(7월25일)은 음바페입니다. 돈을 베팅하라는 문구가 선명합니다. (사진='레키프' 1면 캡처)

알 힐랄이 제시한 숫자를 다시 한번 볼까요. 파리생제르맹(PSG)에 이적료는 3억 유로(4260억원), 음바페에게 줄 연봉은 7억 유로(9950억원)를 던졌습니다. 연봉이 거의 1조원입니다. 월급이 830억원, 일당이 26억원에 달하는 금액이죠. 더구나 사우디는 수입에 세금도 없습니다. 조건도 후합니다. 1년만 뛰고 레알 마드리드로 가는 것도 막지 않겠다는 단서도 달았다죠.

파리생제르맹과 음바페의 동행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올여름 둘은 갈등하고 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파리생제르맹과 음바페의 동행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올여름 둘은 갈등하고 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거대구단과 거대선수의 충돌...승자는?

음바페는 아직 반응이 없습니다. 사우디로 가는 것에 시큰둥하다는 전언만 들려옵니다. 일찌감치 음바페는 남은 1년 계약이 종료되면 자유계약 신분으로 다른 팀으로 옮겨가겠다고 했죠. 미래의 팀으론 레알 마드리드가 유력합니다. PSG는 재계약을 원하지만 떠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이적료를 받고 팔겠다는 입장입니다. 거대한 구단 PSG와 거대한 선수 음바페가 충돌합니다. 음바페 보다는 PSG의 마음이 바쁩니다. 계약 기간이 6개월 남은 시점부터는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기에 이번 여름에 이적이든, 재계약이든 어떤 결정을 해야 하니까요.

음바페는 7월 초 아버지의 모국인 카메룬을 찾았습니다. (사진=EPA연합뉴스)

음바페는 7월 초 아버지의 모국인 카메룬을 찾았습니다. (사진=EPA연합뉴스)

사우디 베팅은 무모한가? 전략인가?

이 시점에서 사우디의 베팅은 음바페와 PSG의 갈등 너머로 새로운 이슈를 던졌습니다. 프레임의 전환이죠. 사우디는 이번 여름 축구 스타들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호날두가 알 나스르에 터를 잡았고, 이후 알 이티하드(캉테, 벤제마), 알 힐랄(쿨리발리, 네베스), 알 아흘리(피르미누)도 돈을 뿌렸습니다.

프랑스 공격수 벤제마는 6월 사우디 알 이티하드와 계약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프랑스 공격수 벤제마는 6월 사우디 알 이티하드와 계약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사우디는 왜 그렇게 스타에 집착하나?

사우디가 왜 그렇게 축구에 몰입하는지, 왜 그렇게 스타 영입에 집착하는지 해석은 분분합니다. 석유 말고는 이렇다 할 산업이 없는 상황에서 이름있는 축구리그로 관광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복안도 그중 하나입니다. 더불어 축구를 통해 사우디가 많이 호명될수록 국가 신뢰도, 국가 이미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계산까지 합니다. 서구 언론은 인권 침해 국가라는 오명을 씻을 기회로 평가합니다.
알 나스르의 호날두가 일본에서 열린 파리생제르맹과 친선경기에 나섰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알 나스르의 호날두가 일본에서 열린 파리생제르맹과 친선경기에 나섰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돈으로 명성을 사라...'축구 스타는 미디어다'

돈으로 스타들의 명성을 사 모으는 것이죠. 유럽이 100년 넘는 역사를 통해 구축한 축구의 모델에 뒤늦게 편승하는 대신, 아예 축구의 판을 새롭게 깔겠다는 의도입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호날두라는 하나의 브랜드를 영입함으로써 사우디리그를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의식 속으로 파고들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음바페를 통해서도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는 거겠죠. '축구 스타가 곧 미디어'라는 것을 활용하는 겁니다.
호날두는 지난해 12월 사우디로 갔습니다. 사우디는 7억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지닌 호날두를 활용해 사우디리그를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호날두는 지난해 12월 사우디로 갔습니다. 사우디는 7억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지닌 호날두를 활용해 사우디리그를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음바페가 오든 안 오든 사우디는 배시시 웃고 있습니다. 연봉 1조 베팅만으로 세계 축구에 화두를 던졌습니다. 현실이 되든 안 되든 일단 축구에 판타지를 심어놓긴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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