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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에 '마약○○' 대신 이 단어 어때요?" 초등학생들이 가져온 변화

입력 2023-07-1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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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풍남초등학교 학생들이 '마약'이란 단어 대신 다른 단어를 써달라며 가게에 전달한 편지.〈사진=전북도교육청〉

전주 풍남초등학교 학생들이 '마약'이란 단어 대신 다른 단어를 써달라며 가게에 전달한 편지.〈사진=전북도교육청〉


"사장님, 가게 간판에 '마약○○' 대신 이 단어 어떤가요?"

마약 문제가 사회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눈길을 끌기 위해 제품이나 가게 이름에 '마약'을 넣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전주 지역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지역의 한 가게 이름에 '마약'이라는 단어를 빼자고 편지를 써서 제안해 화제입니다. 실제로 해당 가계 운영자는 초등학교 아이들의 제안을 받아 들여 가게 간판을 바꿨습니다.

지난달 30일 전주 풍남초등학교 학생들은 전주한옥마을에 있는 가게 두 곳을 찾았습니다. 아이들은 마음을 담아 쓴 편지를 가게에 전달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전주 한옥마을 가게 2곳을 찾아 편지를 전달한 풍남초등학교 학생들.〈사진=전북도교육청〉

지난달 30일 전주 한옥마을 가게 2곳을 찾아 편지를 전달한 풍남초등학교 학생들.〈사진=전북도교육청〉


초등학생들이 쓴 편지에는 가게 이름에서 '마약'이라는 단어를 빼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앞서 학교에서 진행된 약물 예방 교육주간에 '한옥마을 마약○○ 광고의 문제점과 대안' 토론 수업에서 나온 의견들이 편지에 담긴 겁니다. 풍남초등학교 5~6학년 학생 71명이 이 제안에 참여했습니다.

한 학생은 편지에 "마약이라는 이름이 붙은 가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마약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사람들이 마약을 쉽게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마약'이 아닌 다른 좋은 단어들로 바꾸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간판 교체 의견을 냈습니다. 학생들은 '마약'이라는 단어 대신 '소문난', '꿀맛', '원조' 등의 단어들을 제시했습니다.

학생들의 의견에 따라 8년간 쓰던 가게 이름을 교체한 업체 사장이 학생들에게 쓴 편지.〈사진=전북도교육청〉

학생들의 의견에 따라 8년간 쓰던 가게 이름을 교체한 업체 사장이 학생들에게 쓴 편지.〈사진=전북도교육청〉


학생들의 기특한 마음은 사장님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편지를 전달받은 업체에서 가게 이름을 바꾼 겁니다.

한 업체는 지난 8년간 사용해온 상호를 바꿨습니다. '마약○○'에서 마약이라는 단어를 빼고 학생들이 추천해준 '원조'라는 단어로 교체했습니다.

이 업체 사장은 JTBC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아이들로부터 26장의 편지를 전달받았다"며 "진심어린 마음을 무시할 수 없어 바꾸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진심어린 마음이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며 "바꾸고 나니 손님들도 긍정적으로 반응해줬다"고 말했습니다.
이 업체는 '마약'이라는 단어 대신 '원조'라는 단어를 써 가게 이름을 바꿨다.〈사진=해당 업체 제공〉

이 업체는 '마약'이라는 단어 대신 '원조'라는 단어를 써 가게 이름을 바꿨다.〈사진=해당 업체 제공〉


아이들을 지도한 풍남초등학교 교사는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돼 간판이 바뀐 걸 보고 아이들이 정말 뿌듯해한다"며 "앞으로도 작은 변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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