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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감격의 첫 주연…박선호 '라방'으로 얻은 것

입력 2023-07-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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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감격의 첫 주연…박선호 '라방'으로 얻은 것
배우 박선호에게 '라방'은 잊지 못할 한 페이지가 됐다.

영화 '라방(최주연 감독)'은 박선호 배우 인생 첫 스크린 주연작이다.

2014년 MBC 드라마 '황금무지개'로 데뷔한 박선호는 이후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4', '시를 잊은 그대에게', MBC '병원선', OCN '루갈' 등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작품들에 출연해 경험을 쌓았다. 대형 기획사 연습생 출신이었던 경험을 살려 출연한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도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2월 군 생활까지 마친 박선호,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그이지만 그만큼 단단해졌다. 그리고 20대에 축적한 경험을 이제는 연기로 승화시키고 있다. 첫 스크린 주연작인 '라방'에서는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자친구 동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루갈'에서 만난 선배 박성웅이 "애정하는 후배"라고 칭하며 "출연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힐 정도로, 배우들이 사랑하는 배우이기도.

박선호 역시 "인터뷰는 정말 오랜만이다. 영화로 인터뷰 하는 건 처음이다.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다. 군대 다녕고 나이도 30대가 되다 보니까 더 책임감도 생기고, 해내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도 든다"며 "하지만 욕심 부릴 건 아니라 생각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좋은 작품, 캐릭터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첫 주연작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를 읽고 매력적인 작품이라 생각하면서도 드라마도 촬영하던 시기라 내가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깊었다. 감독님이 손을 내밀어주셨고 감사한 마음으로 임했다"고 회상했다.

[인터뷰] 감격의 첫 주연…박선호 '라방'으로 얻은 것
-지난해 2월 전역 후 첫 영화다.
"큰 숙제를 했다고 생각한다. 군대가기 전에는 '빨리 성장해야 하는데, 좋은 작품 만나야 하는데' 걱정하면서 스스로를 불안해하고 초조해 했다. 이제는 다녀왔으니 막힘없이 천천히 쭉 오랫동안 연기하면서 좋은 작품 만나고 싶다. 여러 마음이 왔다 갔다 한다. 욕심 부려서 될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누르는 훈련을 하고 있는 거 같다. 조급해지거나 이럴 때도 있지만 이제 시작이라 생각하려 한다. 천천히 훈련하고 트레이닝 하면서 좋은 사람들 만나고 좋은 경험하고 취미생활도 하다 보면, 다 쌓이고 있으니까 분명히 언젠가는 좋은 작품, 캐릭터와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싶다."

-군대생활은 어땠나.
"군대에서 이젠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고, 일과가 끝나면 개인적인 시간이 주어진다. 그럴 때 책을 많이 읽었다. 군대가서 목표 삼았던 게, 책 많이 읽고 영화 많이 보고 드라마 보고 살 찌우기였다(웃음).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그 자체로 행복했다."

-'라방'은 전역 하고 만난 작품이다. 그 과정이 궁금한데.
"'라방' 같은 경우는 전 회사였던 싸이더스 매니저 형께서 추천해주셨다. 캐스팅 중이던 감독님께서 나를 딱 보시고는 '이 친구랑 함께 하고 싶다'고 말씀해주셨다. 시나리오 보내주셔서 읽어 봤는데 고민이 많이 됐다. 먼저 하고 있던 드라마가 있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라방' 시나리오를 봤을 때 긴장감과 몰입이 상당하다. 나도 모르게 빨리 읽혀서 매력적인 작품이구나 싶었다. 연기 활동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깊은 감정선을 썼던 캐릭터는 아직 없었다. 감정의 폭을 넓히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동주라는 인물은 그런 걸 많이 갖췄던 인물인 듯 하다. 잘해낼 수 있을까 두렵기도 했다. 이 영화만 해도 소화하기 쉽지 않은 인물일텐데, 드라마와 함께 찍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스스로에게 있었다.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시나리오 계속 분석하고 나 혼자는 못한다. 감독님 만나 뵙고 도움을 청해야 겠다 싶었다.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너무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고 인물인데 용기가 안 난다'고 했다. 감독님이 '전혀 걱정하지 말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자신감을 주시고 손을 내밀어 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무조건 해야죠' 했다."

-박성웅과 작품으로 재회했다.
"젠틀맨 역할은 캐스팅 되기 전이었는데, 어느날 (박)성웅 선배님께 전화가 왔다. '루갈' 후 서로 문자만 하다가 전화는 처음이었다. '어디야' 해서 '운동 끝나고 왔다'고 하니 '형이 젠틀맨이야' 하시더라. 무슨 말이인지 싶었다. 그렇게 바로 만났는데 영화사 분들이랑 자리 하고 계셨다. 난 아직 신인 배우인데 상대 입장에서 부담일 수 있다. 근데 성웅 선배님은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나로 인해) 이 작품을 해야하는 이유 중에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고 말씀하셨다. 그런 게 후배로서는 감동을 받는다. 이렇게 멋있고 감동을 주시는 선배님이시다. 감동을 툭툭 주신다. '루갈' 때도 선배님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자주 연락드리면 귀찮아 하실 거 같아서, 가끔씩 안부인사 드리고 군대 가기 전에도 다녀오겠다고 했다. 휴가 나와서도 안부 인사 드리고 전역 하고도 연락 드렸다."

[인터뷰] 감격의 첫 주연…박선호 '라방'으로 얻은 것

-촬영 하면서도 느낀 배려심이 있나.
"같이 만나서 하는 연기가 아니라 서로 모니터만 두고서 하는 작업이었다. 그 부분도 내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런데 성웅 선배님께서 '선호가 혼자서 블루스크린 띄워놓고 연기하는 것보단 자기 얼굴 나오는 게 상상이 더 될 거다'라고 배려해주셨다. 복장 다 갖춰주시고 소스 촬영을 해주신 거다. 첫 촬영 날 그 영상을 보니까 느낌이 확 왔다. 점점 거기에 감정을 더 싣게 되고, 배려를 해주셔서 감사했다."

-온라인 성범죄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남다른 각오가 필요했을텐데.
"그 사이에 워낙 안좋은 사건들이 많았다. 사회적인 문제들도 있었고, 이런 범죄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자세히는 몰랐다. 시나리오 읽고 준비하면서 해외에 있는 영화나 비슷한 소재의 디지털 성범죄, 디지털 살인 등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찾아보면서 심각성을 더 깨달았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거 같다.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는 '수요가 없으면 공급이 없다'는 것에 공감했다. 이런 것도 보는 사람이 없으면 파는 사람이 없을 거다. (성착취물을) 보는 사람 조차 가해자고 그런 인식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방관자가 될수도 있고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그런 부분이 이 영화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인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안좋은 사건들, 잘못된 일들이 제발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사라지길 원한다. 깨끗하고 안전하고 살기 좋은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어야 하니까."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어떤 캐릭터라고 생각했나.
"동주라는 인물을 계속 읽으면서 분석을 할 때 우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에서 먼저 출발했던 거 같다. 여자친구인 수진을 구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처절한 몸부림,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당연히 나라도 저렇게 할 거 같다. 감독님도 그 점을 높게 봐주신 듯 하다."

-김희정과 연인 호흡은 어땠나.
"영화 첫 촬영이 김희정 배우와의 야외 연남동 데이트신이었다. 걱정이 많았다. 애정신들은 교감이 어느 정도 형성이 되거나 친해져야 편한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야기 나누고 하다 보니까 서로 마음이 열린 거 같다. 촬영하면서 편하고 웃으면서 촬영했고 그런 모습들이 예쁘게 담겼다. 감독님도 좋아하셨다."

-달리기, 감정신 등 몸고생, 마음고생도 많았는데.
"이틀 정도 뛰어다녔다. 그래도 달리기에 자신이 있었다. 막상 뛰어보니까 시민들 사이에서 뛰어 가기도 하고 그런거 하면서도 뛰고 몰입했는데, 열심히 뛰다 보니까 내 하체가 튼튼하지 않았구나 느겼다. 사실 뛰는 게 힘들다 보다는 오히려 감정을 끌어내는 게 더 쉽지 않았다."

[인터뷰] 감격의 첫 주연…박선호 '라방'으로 얻은 것

-주연으로 참여한 첫 영화다. 남다른 소회일텐데.
"모든 작품이 다 감사하고 소중하다. '라방'이라는 작품 또한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 연기하면서 감정이 깊은 연기를 해보고 싶다 했는데 드디어 선택 받았다. 좋은 선배님과 함께 하고 큰 스크린에서 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떨리기도 하고, 스스로가 대견한 거 같다. 연기를 어느새 9년 정도 했다. 항상 매순간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스스로 의심하고 채찍질을 하고 바쁘게 달려 갔다. 포기하면서 살아던 거 같다. 그렇게 배우 생활을 이어왔는데 매력적인 직업임을 알게 됐다. 남들보다 타고난 건 없지만, 열심히 할 수 있는 재능은 있었다. 성웅 선배님이 늘 '열심히 말고 잘'이라고 하시는데 열심히 하다보면 잘할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게 남들보다 더디더라도 데뷔도 그렇게 했다. 부족한 부분을 천천히 성장시키다 보니까 '라방'까지 오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앞으로도 잘 갈 수 있겠구나'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내 연기를 좋아해주시고, 그런 날이 오겠구나 싶은 점에서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이 될 거 같다."

-스스로에게 어떤 칭찬을 해주고 싶나.
"해보고 싶었던 연기를 치열하게 해낸 점이랄까. 촬영장에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잘 결국 끝까지 완성했구나 싶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촬영했다. 평가를 떠나 내 스스로 열심히 준비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앞으로의 마음가짐과 목표는.
"요즘엔 천천히 가자고 생각한다. 마음을 다잡으려고 한다. 안되는 날들이 찾아오지만 일단 내 마음의 큰 틀은 '천천히 오래가자'다. 배우라는 직업은 감사하게도 평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선수는 한참 현역 때 하고 은퇴를 하는데, 배우는 그 시기마다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그만큼 오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내 마음 건강, 몸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시간이 지나서도 지치더라도 일어설 힘이 생길 거 같았다. 앞으로도 꾸준히 연기 트레이닝 하다보면 분명히 계속해서 발전하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 앞으로의 내가 기대된다. 그런 나를 더 관심 가져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할 거 같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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