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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 만원 현상금에도 못 찾은 '소똥구리'…몽골서 들여와 야생에 풀기로

입력 2023-07-1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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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물을 동그랗게 경단으로 굴려 이동 중인 소똥구리. 국내에서 멸종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몽골에서 들여와 복원사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환경부〉

배설물을 동그랗게 경단으로 굴려 이동 중인 소똥구리. 국내에서 멸종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몽골에서 들여와 복원사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환경부〉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소똥구리를 복원하기 위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됩니다. 환경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오는 9월 적합한 서식지를 선정해 몽골에서 채집해온 소똥구리 200마리를 방사하기로 했습니다.

소똥구리는 딱정벌레목 소똥구리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몸길이는 10~16mm입니다. 광택이 없는 검은색을 띠고 앞뒤로 약간 긴 오각형 형태를 띱니다. 소나 말 등 대형초식동물의 똥을 먹이로 삼으며 배설물을 굴려서 땅속 굴로 이동시킨 뒤 알을 낳습니다.

일본을 제외한 구북부 전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에서는 현재 공식적으로 '지역절멸' 상태입니다. 지역절멸은 '지역 내 잠재적 번식능력을 가진 마지막 개체가 죽거나 지역 내 야생에서 사라져 버렸다는 점을 의심할 이유가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멸종 위험도 범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실제 농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소똥구리는 1970년대 이후 공식적인 관찰 기록이 없습니다. 환경부는 소똥구리 복원을 위해 2017년 '소똥구리 50마리에 5000만 원에 산다'는 공고를 냈지만 소똥구리와 비슷한 보라금풍뎅이만 접수됐을 뿐 소똥구리는 한 마리도 찾지 못했습니다.

소똥구리 50마리를 5천만 원에 산다는 환경부의 2017년 입찰공고. 이후 신고가 쏟아졌지만 모두 소똥구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환경부〉

소똥구리 50마리를 5천만 원에 산다는 환경부의 2017년 입찰공고. 이후 신고가 쏟아졌지만 모두 소똥구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환경부〉

소똥구리가 멸종한 데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1970년대 후반부터 소나 말을 들판이 아닌 축사에서 키우는 것이 일반화되고 사료와 함께 구충제, 항생제를 먹인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들판에서 사는 소똥구리가 먹이로 삼는 배설물이 줄어든 데다 그나마 있던 배설물도 소똥구리가 먹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환경부 산하 멸종위기복원센터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복원작업의 하나로 2019년 몽골에서 소똥구리를 처음으로 도입했고 이달 말에도 몽골에서 300마리를 추가 채집해올 예정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증식한 개체까지 더하면 현재 400마리 정도 보유 중입니다.

현재 보유 중인 소똥구리는 5~6월 번식기를 맞아 산란을 마무리했으며 복원센터는 새로 태어나는 개체를 포함해 200마리가량을 오는 9월 지자체의 신청을 받은 적합지 가운데 한 곳에 방사할 예정입니다. 한 번에 200마리만 보내는 것은 여러 세대에 걸쳐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 개체 수, 즉 유효 개체군 크기를 200마리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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