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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티클모아 '범죄도시' 태산…전석호, 꾸준함이 준 선물

입력 2023-07-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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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스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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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이어 영화까지 역대급 대표작을 품게 됐다. 포털 사이트 1000만 딱지를 얻었고, 체감조차 잘 되지 않는 '1000만 영화' 주역으로 거듭났다. 전석호(40)는 '범죄도시3(이상용 감독)'의 김양호처럼 허허실실 "몰라요"를 말하면서도 그 자체만으로 천생 배우의 힘을 느껴지게 만들었다. 배우 전석호의 존재를 알린 '미생'(2014)의 하대리가 되새겨보면 진정으로 미(美)친 연기였다. 누군가 하는 일이 쉬워 보일 땐 앞에서는 보이지 않는 치열함이 있는 것이라는데, 호탕한 웃음으로 친근하고 시원한 긍정의 에너지를 이끄는 전석호 역시 우리는 100% 알 수 없지만 있는 것은 분명한 그의 노력에 당연한 응원을 부르게 만들었다.

마법 같은 마동석 (캐스팅) 전화는 전석호에게도 향했다. 7년 전 '굿바이 싱글'을 함께 한 인연이 흐르고 흘러 '범죄도시3'까지 닿았다. 일명 '지리는 남자'로 '범죄도시' 시리즈 특유의 유쾌함을 선사한 전석호는 "유명 시리즈 버스에 올라탄 것 만으로도 감사했다" "'다 된 밥에 전석호 뿌리기만 하지 말자'는 마음이었다" "열심히 따르고 많이 배웠다"며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시종일관 겸손함을 표했다.

이는 전석호의 언행일치 행보로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데뷔 후, '미생'이라는 흥행 드라마를 만난 후에도 상업 필드에서 쌓은 인지도를 다양성 영화와 연극 등 공연으로 굳건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전석호를 '범죄도시3'로 이끈 마동석이 그 필모그래피를 모두 챙겨보고 있었다는 것에 감동 받기도 했다고. 변함없는 꾸준함이 준 1000만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이 선물은 또 어디에서 어떻게 풀어낼지, "아마도 계속 하게 될 작업" 안에서 "더 많이 연기"로 보여줄 전석호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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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3' 흥행 주역이 됐다.
"행복하다. 이런 상황이 난생 처음이라서. 무대인사를 다닌 것도, 관객들을 직접 만난 것도, 여기 저기에서 해주시는 축하 인사도 다 새롭고 고맙다. 사실 마냥 얼떨떨하다."

-팀 분위기도 좋을 것 같다.
"'범죄도시2'를 함께 한 분들이야 그 때도 지금만큼, 아니면 더 좋았을 분위기를 이미 느꼈겠지만, 나나 (고)규필이 형이나, (안)세호 형은 처음이다 보니까 '언제 또 올까' 싶은 마음에 진짜 마음껏 즐기고 있다. 너무 믿기지 않는 숫자라 체감도 잘 안 된다. 하하. 무엇보다 단순히 우리만 잘했다고 얻을 수 있는 숫자는 아니지 않나. 관객 분들이 정말로 힘 써 주시고, 마음 써 주시고, 찾아 주셔야 가능한 일이다. 그게 가장 고맙다. 열광적인 반응을 보내주실 때마다 더 신나게 화답했다."

-3편도 이만큼 큰 사랑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나.
"내가 스코어에 대해서는 워낙 모른다. 주변에서 '700만 넘었다, 800만 됐다' 할 때도 가늠이 잘 안 됐다. 그 많은 수를 본 적도 없고, 얼만큼 대단한 위력을 갖고 있는지 경험한 적도 없다. 근데 너무 모른다고 하면 또 그러니까 '아~ 그래?' 하면서 내심 놀라는 척은 한다.(웃음) '전작들만큼 잘 됐으면 좋겠다. 관객들의 기대감을 충족 시켜 줬으면 좋겠다' 생각만 했지 어떤 감이 있지는 않았다."


-전편도 다 챙겨봤나.
"'범죄도시'는 윤계상 씨와 드라마 '굿와이프' 찍고 있을 때라 다 같이 가서 봤다. '범죄도시2'는…. '범죄도시3' 캐스팅이 되고 나서 봤다. 하하하. 감독님과 미팅을 했는데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하시더라. 궁금하기도 하고 챙겨봐야 할 것 같아서 봤다. 우리나라에 시리즈물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영화가 잘 없지 않나. 마석도 같은 캐릭터도 없고. 그런 '범죄도시' 시리즈 버스에 올라탄 것 만으로도 감사했다."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어르신들이 되게 좋아하시더라. 외할머니가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는 못하셨는데, 유튜브에 '범죄도시' 개봉과 흥행에 맞춰 관련 콘텐트가 많이 오른 것 같더라.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 밝은 이야기가 많으니까 엄청 좋아하셨다는 말을 들었다. 뭔가 모두가 신나 하고 행복함을 느끼게 만드는, 참 신기한 작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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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3'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부담은 없었나.
"제작사 장원석 대표님과 (마)동석이 형에게 차례로 전화가 왔다. 장 대표님이 '이번에 같이 하자'고 하셔서 '네!' 했고, 그 후에 동석이 형이 ''범죄도시' 3편이야'라고 했을 때도 '네 감사합니다!' 했다. 처음엔 작품을 몰랐고, 두 번째는 캐릭터를 몰랐다.(웃음) 근데 내가 너무 좋아하는 형들이니까 한 작품을 한다는 것 만으로 좋았다. 나중에 역할을 들었을 땐 '다 된 밥에 전석호 뿌리기만 하지 말자'는 마음이 컸다. 어떤 숫자에 대한 부담보다 어쨌든 유명 시리즈물에 올라 탔기 때문에 '폐 끼치지 말자'는 다짐을 하게 되더라."

-김양호는 코믹 액션 장르에서 코믹을 담당한 인물이다.
"이게 캐릭터 때문인지 나는 현장에 갈 때마다 즐거웠다. 감독님, 좋은 스태프들, 동석이 형을 비롯한 동료 배우들까지 믿는 구석이 많아서 그랬을 수도 있다. 열심히 따라가면 됐으니까.(웃음) 처음에 전체 리딩을 갔는데 역할들이 다들 화가 나 있더라. 화가 안 난 역할은 나와 초롱이(고규필) 밖에 없었다. 그래서 '밸런스를 잘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워낙 좋게 봐주셔서 '웃음을 유발 시키는 캐릭터'로 잘 포장되는 것 같은데, 찍기 전에는 정도에 중점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이상용 감독과 대화도 많이 나눴나.
"감독님의 설명이 포인트가 됐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그냥 코미디 영화, 코미디물이 아니라는 것. 유머를 위한 유머를 지양하면서 상황에 따라 웃길 수도 있고 웃기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계속 상기 시켰다. '범죄도시'는 일부 실화 사건들을 소재로 하는 만큼 사건의 무게감이 꽤 무겁다. 그걸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에 각자만의 역할이 있는 것이다. 3편의 김양호는 마석도가 움직이는 방향에서 뜻 밖의 조력자가 된다. 분량으로 치면 그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짧고 굵게 등장해 관객들 설득에 필요한 이야기들을 건넨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 지점을 잘 살리고 싶었다."

-직접 연기한 김양호를 어떤 캐릭터로 해석했나.
"감독님이 물어보셨을 때도 '성실한 사람 같다'고 답했다. 실제 전석호도 그렇지만 김양호도 뭘 모른다. 감추려는 것이 아니라 진짜 모르는 걸 어떡해, 근데 또 갑자기 생각나는 걸 어떡해.(웃음) 김양호는 그냥 돈 많이 벌어서 처자식 먹여 살리면 되는 인물이다. 물론 그 일이 합법인 건 아니지만 (감방에) 들어가도 집행유예로 나올 수 있는 정도의 일만 한다. 신변이 위험하다 싶으면 쳐다도 안 보려고 한다. 약도 안 한다. 첫 미팅 자리에서 감독님께 말씀 드렸더니 흔쾌히 내 해석이 재미있다고 하시면서 승낙해 주셨다. 그 때 자신감이 좀 붙었던 것 같다. 다른 캐릭터들은 특징도 하나 씩은 있지 않나. 초롱이는 옷, 토모(안세호)는 말투. 김양호는 그런 것도 없다. '마음만 고쳐먹으면 되겠다' 싶었다."

-마동석은 일찍이 '3편은 고규필·전석호가 씹어 먹을 것이다'는 평을 했다. 1, 2편 신스틸러 장이수(박지환)는 기억도 안 날 것이라고.
"형이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동료 배우에게 '믿었던 만큼 잘 해줬다' 칭찬해 주는 것 같기도 했다. 나 역시 그런 좋은 기회를 얻어 되게 감사하더라. 솔직히 현장에 가면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계획대로 잘 안 될 때가 있다. '범죄도시3'는 때마다 감독님과 동석이 형이 많이, 잘 잡아줬다. 현장에서 대본이 바뀌거나 할 때도 부담 갖지 않게 끔 배려해 주셨다. 그래서 이번에 무대인사를 돌면서 '감사했다'는 인사를 직접적으로 많이 하기도 했다.
규필이 형과는 개인적으로도 많이 친하다. 리딩을 끝내고 우리끼리 그런 이야기를 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할 것 같다.'(웃음) 완성된 영화를 보는데 나는 나를 잘 못 보겠더라. 근데 초롱이가 나올 때마다 빵빵 터졌다. '저 형은 왜 저렇게 웃겨' 싶더라. 초롱이가 씹어 먹은 건 맞는 것 같다. 어떻게 그 타이밍에 그런 호흡과 표정을 지을 수 있는건지. '고규필, 고규필' 하는데는 이유가 있더라."

-다들 팀으로 움직이는데 김양호는 따지고 보면 혼자 아닌가.
"외로웠다. 하하하. 누구와도 안 만난다. 마석도 옆에 딱 붙어 있기만 한다. 제일 조금 맞는 건 좋았다.(웃음) 모든 배우들이 각자의 장면에 대해 여러 버전으로 연기를 준비하기도 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내는 분위기라 어설프게 준비했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것 같더라. 내가 준비한 것을 신경 쓰느라 상대방에 대한 리액션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최대한 스스로를 비우고 갔다. 원래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닌데, 빈 곳을 채워줘야 하는 순간은 존재하니까. 도움을 받으면서 변수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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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는 남자' 김양호가 됐는데, 김양호의 명장면 촬영 비하인드가 있다면.
"원래 시나리오에는 없었던 신이다. 동석이 형이 현장에서 '지려보는 게 어떻겠니'라고 넌지시 조언했다. 임팩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못했다. 이전에도 많은 작품에서 많은 분들이 지리지 않았나. 동석이 형에게 맞고 지린 사람은 내가 처음이겠지만. 하하. 근데 막상 지리려니까 '정도'를 고민하게 되더라. 다 같이 '쌌다. 샜다. 살짝 묻었다' 등등을 놓고 논의했다. 정말 섬세하고 배려가 있는 팀이다.(웃음) 최종 버전은 상황이 이어지는 모텔 신에서 결정 됐다. '지린 걸로 결정이 났습니다. 옷을 갈아 입으시죠' 해서 몸빼 바지를 입게 됐다."

-모텔 침대신은 과장을 보태 영화관이 들썩 거릴 정도로 관객들이 한 마음으로 빵 터진 장면이다.
"현장에서는 나랑 동석이 형이랑 번갈아가면서 앉아 봤다. 가만히 돌기도 하고, 침대는 돌아가는데 나는 다시 기어오기도 하고. 찍으면서도 '이거 이렇게까지 웃겨도 되나?'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모텔신 브리핑도 원래는 내 몫이 아니었다. 전체 리딩 때 실수로 읽어 버렸는데 감독님과 동석이 형이 그걸 기억하고 계시다가 '네가 해보면 어떻겠냐' 해서 찍었다. 신나게 하다가 나도 모르게 나온 말들도 귀신 같이 잘 살려 주셨더라. '이게 팀의 힘이구나' 생각했고, 모든 배우들이 변화를 이질감 없이 잘 받아줘 영화에도 그런 모습들이 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시간으로 바뀌는 상황이 어렵지는 않았나.
"내가 다녀 본 현장 중 가장 토론을 많이 한 현장이다. 서로 의견을 주고 받고 어떤 아이디어가 나오면 감독님은 굉장히 빨리 선택을 하신다. 이상용 감독님의 가장 큰 힘 중 하나는 현장 선택이 빨랐다는 것. 그리고 믿고 따르게 끔 만드는 분위기가 남달랐다. 연기를 하다 보면 '이게 진짜 맞는 건가? 괜찮나?' 갈팡질팡할 때가 있는데, '범죄도시3'는 그런 부분이 전혀 의심되지 않았던, 몇 안 되는 현장 중 하나였다. 그래서 캐릭터들이 하나 하나 살아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수 많은 배우들이 나오는데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최대한 담고 싶어하는 열의도 보였다. 좋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액션이 없어 아쉽지는 않았나.
"너무 좋던데? 나 초식동물이다. 하하하. 저스트 딱, 그 정도가 좋더라. 동석이 형에게 휘두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내가 휘두르고 내 팔에 멍이 들었더라. 그 형은 온 몸이 무기다. 연기로라도 안 맞은 게 어디냐.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도 액션을 소화한 배우들이 대단해 보였다. 나는 시나리오를 받고 액션이 없어서 좋았던 사람이다.(웃음)"

-마동석과 만남은 어땠나.
"형과 '굿바이 싱글'을 함께 한 인연이 있다. 그 인연을 기억하고 전화를 주셔서 고맙기도 했다. 형은 진짜 좋은 어른이다. 제가 올해 40인데, 형을 보면 '계속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일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사람으로서 배우고 싶은 점들이 되게, 엄청 많은 좋은 어른이다. 나이가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에 그렇게 좋은 어른들을 만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범죄도시3'는 동석이 형을 비롯해 장원석 대표님, 김홍백 대표님, (이)준혁이, 규필이형 등등 주변에 배울 수 있는 어른들이 있었다는 것도 큰 기회였던 것 같다. 인간적으로 특별한 경험이었다. 사람마다 온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매 작품 좋은 어른들을 만나 잘 배우면서 여기까지 달려온 것 같은데 '범죄도시3'는 어떤 큰 숫자를 선물해준 첫 번째 영화이다 보니까 다양하게 색다른 것이 사실이다."

-이준혁과는 한솥밥을 먹고 있는 사이이기도 하다.
"준혁이도 대단한 배우다. 동갑내기 친구이면서 같은 회사니까 자주는 아니더라도 종종 오다 가다 보면 매번 그렇게 성실하다. 그리고 주어진 것 이상으로 해내는 친구다. 나라면 그렇게 못한다. 우스갯소리로 쿠니무라 준, 아오키 무네타크 등 일본 배우들과 무대인사를 다닐 때 동석이 형이 '다른 배우들은 다른 모습으로 연기를 하지만 석호는 지금 모습 그대로 김양호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웃음) 돌이켜보면 난 진짜 나에 제일 가까웠던 것 같다. 증량에 감량에 말투까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내는 배우들을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 싶었고 또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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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4편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나도 없고 초롱이도 없고 (3편 배우들이 4편에는) 많이들 없을 것이다. 그래도 김양호는 죽지는 않고 빵(감방)에 넣어 놨으니까. 다시 나올 수 있는 기회가 아주 없지는 않지 않을까 싶다.(웃음)"

-'범죄도시3' 성적이 유별나기는 하지만, 그간 상업 영화보다 다양성 영화에 꾸준히 참여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할 수 있는 한 꾸준히 지향하려고 하는 부분이다. 주변에 좋은 감독, 시나리오가 있는데 데뷔를 못하는 분들이 많다. 함께 작업을 해서 그 분들이 데뷔를 하게 되면 또 다른 것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으니까. 책이 좋은데 다행히 아무도 안 하고 있으니까 내가 하게 되는 것이다.(웃음) 아마도 나는 계속 그런 작업을 할 것 같다. 회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따질 수 있는데 내 스타일을 알아서 그 부분은 믿고 맡겨준다. 많은 분들이 보지는 못해도 누군가에게는 필요할 수 있는 영화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지속해서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게 참 감사하게도 관계자 분들은 또 다 보시더라. 얼마 전에 동석이 형이랑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정말 감사했던 것이 7년 전 '굿바이 싱글'을 함께 찍었다고 하지 않았나. 그 이후에 내가 했던 작품들을 다 보셨더라. 아주 작은 영화들까지. 그러면서 '석호 너 이렇게 다양한 작품도 하고 있는 모습 보면서 좋았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감동했다. 다른 감독님들이나 동료 배우들도 영화제 같은 기회를 통해 관람한 분들이 꽤 있어 놀랐다. 크기가 좀 다를 뿐이지, 영화를 좋아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깊이는 다 똑같은 것 같다. 진심이 좀 덜 전해지느냐, 더 전해지느냐는 것이 관객수로 보여질 수는 있겠지만, 그간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범죄도시3'도 만나게 되고, 그 속에서 김양호를 해낼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시간이 흐르고, 여러 작품들을 하다 보면 변할 수 있는 마음이기도 한데.
"근데 생각보다 쉽다. 아주 조금만 포기하면 되니까. 시간이든, 물질이든 '내가 누리고 가져가고 싶다'는 욕심을 조금 버리니까 되게 편한 것 같다. 회사에서는 '소처럼 일해라' 말만 한다. 하하."


-그런 의미에서 행보에 걸맞는, '범죄도시3'와는 확연히 다른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도 관객들과 만났다. 살짝 소개해 준다면.
"김희정 감독님 영화인데, 나는 되게 조금 나온다. (박)하선이랑 (김)남희가 주인공이고, 사람들을 위로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마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방식은 다르지 않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위로를 하는 방식에 있어서 가슴 아픈 방식으로 위로를 하는 것 같다. 나는 전주영화제에서 봤는데, 이 작품 또한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영화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감독님의 글과 말이 좋아서 출연하게 됐다. 나에게는 감사한 일이다. '범죄도시3'와는 다른 결의 작품이다 보니 관심 있는 분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모습을 보면 좋은 것이니까. 하선이가 남희가 아주 잘했다. 언제든 꼭 봐 주셨으면 좋겠다."

-향후 계획은 어떤가.
"'아마존 활명수'라는 영화를 잠깐 치고 빠질 예정이고, 그 외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다. 연극을 하려고 준비 중이기는 하다. 연극도 1년에 한 두 편 씩은 하는 것 같다. 보면 루틴이 매년 똑같다. 특별할 것이 없다. 사람들 만나서 즐겁게 놀고, 술 마시고, 공연하고, 드라마·영화 하고. 직업이 연기를 하는 것이다 보니까 연기할 때가 제일 좋기는 하다. 어떻게든 더 많이 연기하려고 한다."

-'미생'을 제치고 '범죄도시3'가 진짜 최애 작품이 됐나.
"웹예능에 나갔을 때 '5월 31일 이후로 '범죄도시3'가 최애 작품이 됐다'고 했는데 거짓말 탐지기에서 거짓이 나왔다. 아직도 '미생' 인가 봐…. 하하하. 이게 드라마는 매주 새로운 회가 나오니까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데, 영화는 좀 다르다. 영화로 유명한 작품에 나왔다는 건 또 다른 시작인 것 같기도 하다. 요즘 '범죄도시3'가 최애 작품이라고 곳곳에 외치고 다닌다. 최애 작품 맞다. 최애 작품 만들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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