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장기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24세 이주용 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연합뉴스〉
뇌사 상태에 빠졌던 대학생이 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난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1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24세 이주용 씨가 지난달 27일 뇌사장기기증을 통해 6명의 생명을 살리고 서울 아산병원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건강하던 이 씨는 4학년 1학기 마지막 시험을 치른 날, 집에서 가족과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가던 중 쓰러졌습니다. 이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습니다.
이후 이 씨의 가족은 의료진으로부터 "이 씨가 다시는 깨어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가족들은 젊고 건강했던 이 씨가 어디선가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습니다.
이 씨는 심장과 폐장, 간장, 좌우 신장, 췌장, 좌우 안구를 기증해 6명의 생명을 살렸습니다.
이 씨 생전 모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서울에서 2남 중 첫째로 태어난 이 씨는 밝고 재미있는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책 읽기를 좋아했고, 조깅과 자전거를 즐기며 꾸준히 운동도 해왔습니다. 고려대학교 관악부에서는 플루트를 연주하며 음악에도 소질을 보였습니다.
이 씨의 어머니는 "매일 아침 주용이의 방을 보면 아직 잠들어 있을 것 같고, 함께 있는 것 같다"며 "우리 주용이, 엄마가 너무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 씨의 기증 과정을 담당한 조아름 코디네이터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깊은 사랑을 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숭고한 생명나눔이 잘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