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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왕봉 집중되는 산사태…장마 후 가을 산행 어떡하나

입력 2023-07-10 18:56 수정 2023-07-10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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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인 지리산이 기후변화로 인한 산사태에 신음 중입니다.

말라 죽은 나무가 지반을 약하게 하고 국지성 폭우가 잦아지면서 산사태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규모도 스키장 혹은 대규모 채석장과 맞먹는 크기여서 정비가 시급해 보입니다.
 
지리산 중봉하봉능선 산사태가 방치된 채 주변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 〈자료 녹색연합〉

지리산 중봉하봉능선 산사태가 방치된 채 주변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 〈자료 녹색연합〉

 

산사태 중심은 천왕봉 등산로



지난 8일에도 전북 남원시의 한 국도에 산사태가 났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차량통행이 잦은 길에 커다란 낙석이 떨어져 아찔한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그나마 산사태가 난 곳이 산 아랫부분이고 바로 복구 작업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지난 8일 지리산 자락 전북 남원의 한 국도에서 산사태가 일어났다. 〈자료= 남원시〉

지난 8일 지리산 자락 전북 남원의 한 국도에서 산사태가 일어났다. 〈자료= 남원시〉

더 심각한 산사태는 따로 있습니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지난 2010년 이후 지리산 산사태들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도 산사태 흔적이 그대로 방치된 곳이 확인된 곳만 7곳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산사태의 중심은 산 정상인 천왕봉이었습니다.

산의 상층부인 천왕봉 바로 아래에서 산사태가 나면 주변에 1차로 토사 계곡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크기가 작은 골짜기였어도 무너진 곳 주변에 2·3차 산사태가 이어지고 계곡 크기가 점점 커지는 겁니다.

과거 이런 산사태가 등산로 아랫부분에서 일어났는데 최근에는 산 정상부에서 일어나는 겁니다.

지리산을 오르는 등산객은 위아래로 모두 산사태로 약해진 지반 사이를 걷는 셈입니다.
 
지리산 탐방로 바로 옆 토사가 흘러내린 모습 〈자료=녹색연합〉

지리산 탐방로 바로 옆 토사가 흘러내린 모습 〈자료=녹색연합〉

죽은 침엽수가 집중호우와 만나 산사태로 이어져


왜 산 정상 부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봤습니다.

눈에 띈 점은 산정상 부근 산사태가 유독 등산로를 따라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지리산 등산로 주변은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 등 침엽수가 많습니다.

특히 지리산 등산로 주변 침엽수는 수년에 걸쳐 병들거나 산불, 노화 등으로 말라 죽었습니다.

죽은 나무는 땅속 뿌리가 힘을 잃습니다.

이때 폭우가 쏟아지면 나무가 맥없이 쓰러지며 산사태로 이어지는 겁니다.

결국 나무가 말라 죽는 것이나 잦아진 집중호우, 모두 기후변화가 근본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해발 1700m부터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사실상 침엽수림의 무덤이 돼 매우 위험한 상태입니다.
 

장마 끝나도 지리산 산행 조심해야


박은정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JTBC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미 수년에 걸쳐 지반이 약해져 이제 결절을 막론하고 산사태 위험이 커졌다"면서 "장마 후 등산객이 특히 많아지는 가을에도 산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드론 등을 활용해 지리산 전체를 점검한 녹색연합은 ▲중산리 천왕봉 통천문-구조쉼터 구간 ▲중산리 천왕봉 안전쉼터-구조쉼터 구간 ▲중봉 정상-써리봉 일부 구간 ▲장터목대피소-유암폭포 구간 ▲노루목-반야봉 구간 ▲노루목-삼도봉 구간은 특히 위험하다며 등산객들에게 출입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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