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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개 목줄 2m로…선택 아니라 규칙입니다

입력 2023-07-09 09:01 수정 2023-07-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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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줄을 짧게 잡고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모습. 〈사진=허경진 기자〉

목줄을 짧게 잡고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모습. 〈사진=허경진 기자〉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을 곳곳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펫티켓의 중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펫티켓(Pettiquette)이란 반려동물(Pet)과 예절(Etiquette)의 합성어로, 공공장소 등에서 반려동물과 함께할 때 지켜야 할 예절을 말합니다.

펫티켓으로는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하거나 외출할 때 목줄을 착용할 것, 배변을 잘 수거할 것 등이 있습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3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주변에서 펫티켓 잘 지킨다'는 설문에 반려 가구 63.7%, 비반려 가구 17.1%가 동의했습니다. 2년 전 조사 때보다 반려 가구와 비반려 가구 모두 '주변에서 펫티켓 잘 지킨다'는 응답률은 각각 17.1%, 25.7% 떨어졌습니다.
 

목줄은 필수…동물보호법 시행규칙상 목줄 길이 2m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1일부터 반려견과 산책을 할 때는 반려견의 목줄 길이를 2m 이내로 유지하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이 시행됐습니다.

전체 길이가 2m가 넘는 줄을 사용하더라도 줄의 중간을 잡는 방식 등으로 반려견과 사람 사이 거리를 2m 이내로 유지해야 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됩니다.

그러나 목줄을 하지 않은 반려견이 사람이나 다른 반려견을 무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개 물림 사고는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매년 2000여 건 발생했습니다.
 
구정미(55) 씨가 목줄을 안 한 반려견에게 종아리를 물려 흉터가 생긴 모습. 〈사진=독자 제공〉

구정미(55) 씨가 목줄을 안 한 반려견에게 종아리를 물려 흉터가 생긴 모습. 〈사진=독자 제공〉


구정미(55) 씨는 지난해 8월 목줄을 안 한 반려견이 뒤에서 갑자기 달려와 종아리를 물렸습니다. 1년이 다 돼가지만, 그는 아직도 반려견에게 물린 흉터가 남아있다고 했습니다.

구씨는 "긴 바지를 입었는데도 피가 계속 나서 2주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라면서 "해당 반려견은 이전에도 사람을 여러 번 물었던 적이 있다고 했다. 반려견이 산책할 때 목줄을 꼭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반려견 까로(2)가 목줄을 안 한 대형견에게 다리를 물려 피가 난 모습. 〈사진=독자 제공〉

반려견 까로(2)가 목줄을 안 한 대형견에게 다리를 물려 피가 난 모습. 〈사진=독자 제공〉


반려견이 다른 반려견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려견 까로(2)는 지난 4월 목줄을 안 한 대형견에게 다리를 물렸습니다. 까로는 그 뒤로 대형견만 보면 무서워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까로 반려인 최선영(54) 씨는 "동네 골목을 지나가는데 문이 열려 있던 집 안에서 대형견이 갑자기 튀어나와 까로를 물었다"면서 "당시 너무 무서워서 울었다"고 했습니다.

최씨는 "반려견을 키우면서 실수할 수 있다. 충분히 이해하는데 견주가 처음에 사과를 안 했다"라면서 "물렸다고 해도 안 믿어서 상처를 보여주니 아무렇지 않다며 바셀린을 바르라고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나중에 동네 사람들이 뭐라고 하니까 그제야 사과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동물 행동 전문가인 설채현 수의사는 개 물림 사고의 대부분은 관리 부실이라며 목줄을 잘하고 보호자가 경각심만 가지고 있어도 사고를 거의 다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설 수의사는 "목줄을 늘어나지 않게 잘 잡고, 산책할 때 반려견에 집중하면 아무리 공격적인 반려견도 다른 반려견이나 사람을 안 물게 할 수 있다. 그걸 못하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연구 결과, 개는 우리 주위에 있는 생명체 중 상당히 안전한 축에 속한다"라면서도 "개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만큼 절제력이 높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설 수의사는 "목줄로 컨트롤이 안 되면 입마개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견종도 입마개를 하고, 사람이 좀 없는 곳으로 가거나 사람이 보이면 줄을 짧게 잡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곳곳에서 보이는 반려견 배변…"안 치운 배변 보면 화나"

 
산속, 아파트 단지, 산책로, 공원 등에서 발견되는 반려견 배변. 〈사진=허경진 기자〉

산속, 아파트 단지, 산책로, 공원 등에서 발견되는 반려견 배변. 〈사진=허경진 기자〉


길을 걷다 보면 반려견의 배변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산속뿐만 아니라 아파트 단지, 산책로, 공원 등 다양합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선 반려견 배변을 치워달라는 안내 표지판을 볼 수 있습니다.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이창현(29) 씨는 "산책하다 보면 길에서 반려견 배변을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반려인의 펫티켓 등 의식의 전환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김이나(34) 씨는 "반려견이 식분증이 있어서 산책하다 다른 반려견 배변을 먹을 때가 있는데 안 치운 배변을 보면 화가 난다"면서 "반려견 배변을 잘 처리해달라는 안내판 앞에서 안 치운 걸 본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한 사람의 행동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펫티켓 문화를 위해 다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려견 배변을 치우는 모습(왼쪽)과 반려동물 배설물을 치워달라는 안내판과 배변봉투 지급기. 〈사진=허경진 기자〉

반려견 배변을 치우는 모습(왼쪽)과 반려동물 배설물을 치워달라는 안내판과 배변봉투 지급기. 〈사진=허경진 기자〉

 
목줄을 짧게 잡고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모습. 〈사진=허경진 기자〉

목줄을 짧게 잡고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모습. 〈사진=허경진 기자〉


김옥진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목줄의 길이는 2m를 넘지 말아야 하는데 너무 긴 목줄은 통제가 어려워 다른 개나 사람을 무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맹견뿐만 아니라 공격성이 있는 반려견은 산책할 때 목줄을 단단히 잡고 입마개를 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개 물림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반려인이 자신의 반려견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반려견의 사회화 교육과 복종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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