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되고 있는 스페이스X의 팔콘9 로켓 〈사진=AP통신〉
일론 머스크가 세운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우주 발사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각 7일 민간과 국가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 우주로켓 시장에서 스페이스X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실제 올 상반기 스페이스X는 자사의 저궤도 통신망 사업인 스타링크를 위한 로켓발사를 제외하고도 21차례 로켓을 쏘며 전 세계 우주로켓 발사횟수 가운데 64%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으로만 한정하면 88%까지 늘어납니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할 수 있는 발사체 팰컨9과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우주 발사체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런 스페이스X의 우월적 지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소유즈 로켓 활용이 금지되면서 점점 더 공고해 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대해 존 홀스트(John Holst) 전 미 우주군 작전장교는 “현재 (우주 발사체 시장에선) 경쟁이란 것 자체가 없으며 사실상 스페이스X의 독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스페이스X, 테슬라, 트위터 CEO인 일론 머스크 〈사진=로이터통신〉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 역시 지난달 SNS를 통해 “실패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올해 전 세계에서 발사하는 우주체 가운데 80%는 스페이스X를 이용할 것”이라며 “경쟁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스페이스X와) 경쟁하려는 것 자체가 헛수고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실제 스페이스X의 경쟁사로 꼽히는 ULA의 '벌컨'과 블루오리진의 '뉴글렌', 아리안의 '아리안6' 모두 아직 한차례도 발사하지 못한 가운데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사이 스페이스X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발사비용을 올리며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3월부터 최대 200kg의 소형 위성을 태양동기궤도(약 500km)에 올리는 비용으로 전년 대비 가격을 10% 올린 110만 달러를 받고 있고 추가 무게 1kg당 요금도 5000달러에서 5500달러로 높였습니다.
스페이스X사의 팔콘9 로켓이 카운트다운을 마치고 발사되고 있다
자체 발사체인 팰컨9과 팰컨 헤비 로켓을 통째로 임대하는 비용도 팰컨9은 6200만 달러에서 6700만 달러로, 팰컨 헤비는 9000만 달러에서 9700만 달러로 각각 8%가량 높였습니다.
이런 독점에 가까운 시장환경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우주체 발사가 늘어나며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도 커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를 올해 초 대비 10% 오른 1,500억 달러, 우리 돈 196조 원으로 평가하는 주식공개매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