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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서울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해보니...'용암지대 보는 듯'

입력 2023-07-06 18:01 수정 2023-07-0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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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어느 날,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사진=장영준 기자〉

7월 어느 날,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사진=장영준 기자〉


후텁지근한 여름, 잘 보내고 계신가요. 최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고,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7월의 서울을 열화상 카메라로 들여다봤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남산에서 서울 일대를 내려다본 모습. 〈사진=장영준 기자〉

열화상 카메라로 남산에서 서울 일대를 내려다본 모습. 〈사진=장영준 기자〉

남산에서 내려다 본 서울...마치 '용암지대' 같아


서울 중구의 남산입니다.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으로 표시되는 열화상 카메라로 서울을 내려다보니, 마치 '용암지대'를 보는 듯합니다.

고층 건물이 줄을 선 중구와 종로구 일대는 붉게 물들었습니다. 오전 11시쯤 열화상 카메라로 확인하니 이곳의 표면 온도는 35도쯤이었습니다.

오밀조밀 모인 주택가는 냉방기에서 배출된 더운 열기 탓인지 표면 온도가 38.7도에 육박했습니다.

열화상 카메라 특성상 온도를 잴 수 있는 촬영 제한 거리가 딱히 정해진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정확한 온도 확인을 위해 가까이에서 열화상 카메라를 켜보겠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탑골공원을 촬영한 모습.〈사진=장영준 기자〉

열화상 카메라로 탑골공원을 촬영한 모습.〈사진=장영준 기자〉

 

노인들 모인 '탑골공원'...지면 온도는 57도


명동에서 1km가량 떨어진 탑골공원입니다.

불볕더위에도 식사하려는 노인들이 공원를 둘러쌀 정도로 길게 줄을 섰습니다. 내리꽂히는 햇볕을 피해 그늘로 향했지만, 더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몇몇 노인은 "아유 뜨겁다, 뜨거워"라며 연신 손부채질을 해댔습니다.

탑골공원의 지면온도를 확인한 결과, 57도에 달했습니다.

햇볕이 닿는 곳은 모두 온도가 올라가다 보니 노인들은 정자나 동상 앞 계단, 나무 그늘 밑 의자에서 삼삼오오 앉아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마주한 익명의 노인은 "벌써 이렇게 덥다"며 "남은 여름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명동 일대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사진=장영준 기자〉

명동 일대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사진=장영준 기자〉

 

서울 명동 상가, 진열대 상품 온도는 48도


7월의 어느날, 오후 1시쯤 명동 거리를 걸어봤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본 이곳의 표면 온도는 41도였습니다.

한 화장품 상가 앞에 놓인 진열대 상품은 뜨거운 햇볕을 오래 쬔 탓인지 표면온도가 48도에 달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상가들은 문을 열어둔 채 냉방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화장품 가게 직원은 "날씨가 더워져서 오픈부터 마감까지 에어컨을 켜둔다"고 했습니다.

실제 1층에 위치한 상가들 중에서는 '개문 냉방'을 하는 곳이 적지 않았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관찰하니 개문 냉방을 하는 상가들의 내부 온도는 약 21도였습니다.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사진=장영준 기자〉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사진=장영준 기자〉

 

그늘 적은 광화문광장..."어지럼증 느끼는 동료 있었다"


오후 2시무렵, 서울 종로구의 광화문광장을 걸어봤습니다.

온종일 뙤약볕을 내리쬐고 시멘트 열기에 시달린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을 열화상 카메라로 보니 붉은색을 넘어 노랗게 열이 올랐습니다. 표면 온도는 42도를 넘었습니다.

그늘이 적은 탓에 햇볕을 직접적으로 받으며 이곳을 20분 남짓 걸으니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덥다 못해 몸이 뜨거워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곳을 순찰하는 경찰도 더위에 시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의경으로 근무할 당시 광화문광장을 순찰했다는 김모 씨(30)는 "한여름에 근무하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동료들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대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사진=장영준 기자〉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대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사진=장영준 기자〉

 

여름철 더위 피하려면 어디로?


더위에 지칠 때쯤, 이순신 장군 동상 앞 분수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본 분수대의 표면온도는 25도. 아이들은 이곳에서 여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광장 아래쪽에 위치한 청계천 교량 밑도 시원했습니다. 물에 발을 담그거나 잠시 앉아서 담소를 나누는 시민들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마주한 63세 김모 씨는 "이곳을 종종 찾는다"며 "교량 밑에 있으면 그렇게 덥지 않다. 풍경도 예뻐서 피서지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여름 자료 사진. 〈사진=연합뉴스〉

여름 자료 사진. 〈사진=연합뉴스〉

 

올해 평년보다 더 더운 여름 예상돼..."야외 활동 자제해야"


이제 막 여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은 이상기후와 엘니뇨 현상 등으로 평년보다 덥거나 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비이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는 지구 온도를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실제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꼽히는 2016년 역시 엘니뇨 현상과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 영향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집중호우 형태가 평년보다 자주 나타나고, 비가 안 내릴 때는 기온이 많이 오를 수 있다"며 "날씨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아울러 질병관리청은 여름철 장시간 열에 노출된 경우 온열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샤워를 자주 하고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고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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