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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매사 다 쏘 땡큐!" '유퀴즈' 영원한 구야형 신구

입력 2023-07-0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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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퀴즈 온 더 블럭' 신구

'유 퀴즈 온 더 블럭' 신구

"매사가 다 쏘 땡큐!"


배우 신구(88)가 인생의 마지막 고비를 겪고 나니 모든 것들이 소중하고 감사해진다고 고백했다. 그의 심장엔 인공 심장 박동기가 함께하고 있다. 그것의 수명은 약 10년, 그때까지 열심히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지난 5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영원한 구야형 신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1962년 데뷔한 그는 62년째 연기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은 연극 '라스트 세션' 연습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신구는 "평소 운동을 즐겼고 건강에 자신했다. 그런데 작년 심부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지 않고 천천히 뛰어 그대로 놔두면 뇌졸중이 온다고 하더라. 그래서 인공 심장 박동기를 찼다. 수명이 10년쯤 된다고 하던데 그때쯤이면 내가 이 세상에 없을 테니 충분하지 않나 싶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에 이상이 생긴 이후 작품에 대한 얘기를 할 때 '하면 된다!'란 생각도 들지만 '너무 늦었다. 넌 안 돼.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래'란 생각도 들어 차기작에 대한 제안이 와도 쉽사리 확답을 주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숨을 쉬고 있고 해야 될 일도, 할 줄 아는 것도 그것밖에 없어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 못하니 아쉽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신구는 배우로 데뷔한 후 오로지 이 길만 걸었다. 그는 "난 취미가 없다. 오로지 이 안에서만 살았다. 어떤 사람은 '연극이 종교다, 수행이다'라고 하는데 내겐 수행하는 과정이 맞는 것 같다. 연극이 살아가는 동아줄이라고 생각했다. 이게 썩은 것인지 끊어질 것인지도 모르고 평생 그것만 잡고 지냈다. 지금까지 매달려 살고 있으니 다행이다 싶고 고맙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후배들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기로도 유명한 신구는 "다들 잘하고 있는데 무슨 잔소리를 하느냐. 젊은이들이 버릇이 없다고 하지만 우리 세대도 그랬고 그전 세대도 그랬다. 난 '나 때는 말이야' 이런 얘기가 싫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 시대의 젊음에 한마디를 전해달라고 청하자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니 최선을 다해 지금을 즐기고 일해라"라고 답하며 자신의 유행어인 "네들이 젊음을 알아?"를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살아오면서 이 순간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고비를 겪고 보니 숨을 쉴 수 있다는 것, 남의 도움 없이 홀로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는 신구는 "매사가 다 쏘 땡큐!"를 외치며 진한 여운으로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물들였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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