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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박인터뷰] 식품안전연구원장 "아스파탐 '발암 가능' 물질 지정?…인공감미료 맹신 경고"

입력 2023-07-05 21:30 수정 2023-07-05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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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슈거' 열풍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인공 감미료가 아스파탐(Aspartame)입니다.

설탕보다 200배 가량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는 별로 없어 각광받고 있는 물질입니다.

1970년대부터 세계 시장에 본격 진출해 현재는 사카린보다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소비자와 관련 업계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 물질 지정 전망 논란. 마트에 진열된 제로 칼로리 제품들 〈사진=연합뉴스〉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 물질 지정 전망 논란. 마트에 진열된 제로 칼로리 제품들 〈사진=연합뉴스〉



주요 외신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지정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촉발된 불안감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달 중순으로 전망되는 발표 내용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강백원 식약처 대변인은 기자와 통화에서 "국제암연구소에서 아스파탐을 2B군으로 지정할 때,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 젝파에서 아스파탐을 얼마나 섭취했을 때 발암 가능성이 있는지 데이터를 함께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토대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우리 국민들의 아스파탐 섭취량은 전 세계적으로 제일 낮은 수준이라서 2B군으로 지정되더라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습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감미료 규제 가능성과 관련해, "젝파가 발암 가능성 관련 자료를 제시하더라도 우리 국민의 섭취 특성 등에 맞춰 구체적인 데이터를 만들어 업계에 제시해야 하는데 그 연구에 3~4년이 걸린다"고 지적했습니다.

단기간에 제품에 적용할 기준 변화 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아스파탐에 대한 '발암 가능' 물질 지정 여부는 일주일 여 뒤 결정됩니다.

WHO는 왜, 최근 인공감미료 위험성을 잇따라 경고하고 나선 걸까요.

JTBC [담박인터뷰]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 식품안전 정보 제공 기관인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의 하상도 원장에게 WHO 움직임의 배경, 소비자의 불안감과 관련 업계의 대응 방향, 다시 '설탕 시대'로 회귀할 가능성 등을 상세히 질문했습니다.
 

담박인터뷰

진행 - 전용우 선임기자
대담 - 하상도 한국식품안전연구원장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
일시- 2023. 7. 5
 

인터뷰 요약

▷"설탕 대체한 인공감미료 맹신, 도 넘은 수준 사용...WHO의 경고"
▷"너도나도 제품에서 아스파탐 빼겠다"...업체들 과도한 움직임이 시민 불안 더 키워
▷'발암 가능' 2B군 지정만으로는 아스파탐 위해성 증거 안돼
▷소고기 등 '붉은고기'는 더 위험한 2A군...인체 면역 효과, 섭취 기준 제시하는 국가 없어
▷'설탕 시대'로 회귀?..."위해성 따지면 설탕이 아스파탐보다 덜하지 않아"
 

인터뷰 전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물질로 지정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요
"아스파탐의 설탕 대체 이용에 대한 경고성이다 이렇게 봐야 됩니다. 지금 '제로 열풍'이 불고 있고 그러다 보니 너무나 많은 식품과 의약품 등에서 설탕을 대체해 감미료를 쓰는데 특히 감미료 전체를 생각했다 이렇게 봐야 됩니다. 아스파탐만을 지금 타깃으로 한 건 아닙니다."
 
아스파탐을 그동안 오래 섭취했을 경우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줬다는 유의미한 연구 결과들이 많이 있습니까
"인체를 대상으로는 없습니다. 동물을 대상으로도 완전하지 않습니다. 만약에 완전했다면 (아스파탐은) 2A군이 되는 건데요. 지금 2B군이라는 것은 사람에 대한 그런 증거가 없고 동물에 대한 그런 증거도 불충분할 때 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는 사실 굉장히 미약한 상태입니다. 그냥 경고성으로 봐야 됩니다."
 
그렇다면 아스파탐의 위해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2B군으로 분류된 물질과 비교해 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김치 절임 채소가 2B군에 있고 또 젓갈도 들어 있습니다. 사실 우리 주위에 너무나 많은 음식들이 소금이라든지 이런 영향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를 해야 되는 경우에 2B군으로 지정한다 이렇게 봐야지 그걸 먹으면 암에 걸린다 그렇게 볼 수는 없고요."
 
소고기 등 '붉은 고기'는 2A군(발암 추정 물질)인데요
"식품 중에는 적색육(붉은 고기)이 있습니다. 고기는 인체 면역에 도움이 되고 많이 먹으면 발암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는데 우리가 고기를 다 먹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만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고요."
 
WHO의 거듭된 인공감미료 경고...배경은
"인공 감미료에 대한 경고, 너무 맹신하지 말 것, 그리고 가공식품에 이제 인공감미료가 도를 넘어서 많이 사용되고 워낙 설탕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보니 인공 감미료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지나친 의존성에 대한 경고 정도로 봅니다. 이런 움직임을 (아스파탐은) 해롭다, 먹지 마라, 암 걸린다 이렇게 메시지를 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감미료 첨가 식음료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어떻게 봐야하나
"사실입니다. 저는 오히려 WHO의 IARC의 발표 (전망) 그 자체 때문에 시민들이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거기에 대한 식품 회사들의 반응 대처 이런 것 때문에 지금 더 소비자들이 불안해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막걸리 회사에서 아스파탐을 빼겠다, 과자 회사들도 아스파탐을 빼겠다고...다른 대체재를 찾는다 설탕으로 회귀한다 이런 이야기가 들리니까 정말 해로운가 생각하고 소비자들이 더욱더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식약처의 대응 방향 전망은
"(우리 국민의 아스파탐) 섭취량이라든지 여러 가지 또 요인을 따져보는데 그건 시간이 더 걸릴 것이고요. 그렇게 (위해성) 평가했을 때 아무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많죠. 커피도 한때 2B군에 있었지 않습니까 지금은 삭제가 됐지만요."
 
WHO의 AIRC나 젝파(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에서 '발암 가능성이 있어요'라고 발표하면 우리 정부에서는 그 기준에 따라서 무조건 감미료 첨가물을 제품에 넣지 마세요 식으로 획일적으로 재단하는 건 아니라는 건가요. 식약처에서는 아스파탐의 경우, 성인 체중 1kg당 40mg 기준인데 우리나라는 그 기준 대비 0.12%만 섭취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아주 낮다 안전하다 설명합니다
"WHO에서 ADI(일일섭취허용량) 기준이 훨씬 낮아지고, 우리의 섭취량과 식품의 함유량을 비교해 보니 우리가 굉장히 높다 그렇다면 정부에서는 허용량을 낮추거나 금지하는 식품이 생기거나 그렇게 위해성 관리를 하죠. 그렇지만 그것까지 갈 거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아요."
 
WHO 국제암연구소와 '젝파'에서 나오는 결과에 대해 우리 정부는 냉정하게 받아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보시나요
"IARC의 2B군 지정만 갖고는 식품의 위해성을 따지는 증거가 되지 못합니다. 그런데 '젝파'에서 IARC의 2B군 지정 이후에 액션을 취한다면 그걸 가지고 우리 식약 당국에서 액션을 취해야 되는 것이고요."
 
'제로 슈거' 열풍 대신 다시 설탕 시대로 회귀할 가능성은
"설탕이고 아스파탐이고 다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본인의 선택인데요. 설탕으로 가도 또 단점이 또 있거든요. 설탕의 칼로리라든지 연구 자료들을 보면 (위해성이) 아스파탐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거든요.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200배나 달기 때문에 200배를 덜 쓸 수 있습니다. 비용면에서도 도움이 되고 칼로리도 없고 그런 장점 때문에 그냥 돌아가지는 못할 것 같고요. 소비자의 선택으로 돌려야 될 거 아닌가..."
 
일부 업체들은 새로운 대체 감미료를 찾겠다고 하는데, 대체 감미료에 대한 안정성 확보에도 또 장시간 소요되는 거 아닌가요
"대체 감미료 22가지가 어차피 우리나라에 허용돼 있으니까요. 다 일장일단 있습니다. 감미도 설탕보다 600배나 강한 것도 있고 설탕보다 덜 단 것도 있습니다. 또 열에 약한 것도 있고 강한 것도 있고, 결국은 감미료의 특성에 따라 기업의 식품 제조 가공 특성에 따라 선택해서 쓰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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