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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원 넘는 초고가차 6천대 넘어…포르쉐 등 가격 또 인상

입력 2023-07-0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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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로를 달리는 신규 등록가액 3억 원 이상 승용차가 누적 6천 대를 넘어섰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통계입니다.

정확히는 지난 4월 국토부 신규 등록가액 기준으로 3억원을 넘는 차는 6299대입니다.

이 중 신규 등록가액이 5억 원 이상인 차량도 1293대입니다.

경기 둔화와 물가 인상으로 불경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말이 많지만 초고가 자동차 시장은 딴 세상인 겁니다.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포르쉐코리아는 최근 자사 대부분 차량의 가격을 인상했다. 〈자료=포르쉐코리아〉

포르쉐코리아는 최근 자사 대부분 차량의 가격을 인상했다. 〈자료=포르쉐코리아〉


현재 신규 취득 가액이 3억 원을 넘는 국산 차는 없습니다, 6299대는 모두 수입차입니다.

대부분 롤스로이스, 벤틀리,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같은 고가 럭셔리 브랜드 차들입니다.

이들 차는 최근 판매량도 급성장했습니다.

2016년 3억 원 이상의 신규 등록 차량은 224대였습니다.

6년만인 지난해에는 1382건으로 6.1배 늘었습니다.

지난해 벤틀리는 국내에서 775대를 팔아 아시아·태평양 최고 실적을 냈습니다.

이런 초고가 차량 판매는 올해는 더 늘 것으로 예상합니다.

잘 팔리니 가격 더 오르는 고가차


올해 초부터 지난 4월까지 신규 등록한 3억 원 이상 차는 400대를 기록했습니다.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연말에 차량 등록이 몰릴 걸 감안하면 업계에서는 올해 말까지 3억원 이상 신규등록 차가 1500대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 팔리다 보니 업체들은 가격을 더 올립니다.

포르쉐는 최근 차량 판매 가격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포르쉐코리아는 최근 자사 대부분 차량의 가격을 인상했다. 〈자료=네이버 카페〉

포르쉐코리아는 최근 자사 대부분 차량의 가격을 인상했다. 〈자료=네이버 카페〉

911 모델의 경우 1240만원(기본 모델 기준)을 올렸고, 전기차 타이칸도 610만 원 인상했습니다.

1년 3개월 전 차량 구매 계약을 한 A 씨는 "계약 당시보다 갑자기 소형차 한 대 가격이 올랐다"면서 "높은 사양의 차량을 계약한 지인은 계약 때보다 1500만 원가량 가격이 인상됐다"고 말했습니다.

롤스로이스는 이미 지난해 가격을 10%가량 올렸습니다. 추가 인상이 또 언제 단행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초고가 수입차 업체가 이렇게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건 현재 초고가 차 시장이 '공급자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눌려 있던 수요가 지난해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난 겁니다.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 하는 상황입니다.

초고가 수입차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릴레이 가격 인상을 진행 중이다. 〈자료=네이버 카페〉

초고가 수입차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릴레이 가격 인상을 진행 중이다. 〈자료=네이버 카페〉


일부 초고가 차량 모델은 실구매까지 대기 기간만 4~5년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중고 모델에 웃돈만 수천만 원이 붙기도 할 정도로 시장이 과열된 겁니다.

이런 분위기에 업체는 가격 인상에 부담감을 덜 수 있었고, 이는 초고가 차량의 종류가 많아지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여전히 초고가 차 중 75%는 법인 자동차


또 다른 요인도 있습니다. 차량 구입 방식입니다.

이미 언급된 3억 원 이상 차량 6299대 중 75%인 4713대는 법인 명의 차량입니다.


법인 명의 차 중 상당수는 리스사 소유 차량입니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수입차 업체 대부분은 자회사로 금융 파이낸셜 회사를 두고 있습니다.
수입차 업체 대부분은 리스 상품을 파는 파이낸셜서비스 금융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자료=JTBC 뉴스룸

수입차 업체 대부분은 리스 상품을 파는 파이낸셜서비스 금융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자료=JTBC 뉴스룸


롤스로이스를 수입하는 BMW코리아는 BMW파이낸셜서비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고, 벤틀리를 수입하는 폭스바겐 그룹 코리아는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를 자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이 회사들은 차를 사는 고객에게 리스 상품을 팔아 이자 수익을 거두는 금융사입니다.

3억 원짜리 차량을 현금 일시불로 살 수 있는 고객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는 구매를 촉진하려 리스를 권합니다.

3억 원짜리 차의 소유권은 리스사에 두고 길게는 10년 동안 약 10%에 달하는 이자를 내고 타는 것입니다. 수입차 딜러 B 씨는 "차 가격이 비쌀수록 리스사는 이자 수익이 커, 초고가 차는 꼭 리스 구매를 유도한다"면서 "특히 현금 동원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젊은 층 반응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늘어난 초고가 차 판매량은 차도 팔고 이자 수익도 거두는 수입차 업체의 고도화 된 마케팅이 배경이 된 겁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는 감당 못 할 차를 마케팅에 현혹돼 샀다가 고초를 겪기도 합니다. 리스 원금과 이자를 계속 낼 형편이 안돼 차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 해도 쉽지 않습니다. 리스 상품 승계자를 찾아야 하는데 개인 신용도에 맞춰진 리스 상품이다 보니 마땅한 승계자를 찾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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