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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는 '그림자 아이들'…베테랑 간호사 '확신' 덕이었다

입력 2023-07-0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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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베테랑의 확신 >

세상에 태어났지만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이른바 '그림자 아이들'의 존재가 속속 드러나고 있죠. 정부는 뒤늦게 2,236명의 아이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세상에 있다는 게 알려진 건 한 베테랑 간호사의 확신 덕이었습니다. 어제(3일) 저희 JTBC가 단독 보도한 내용인데요. 영상 먼저 볼까요?

실종 아동을 찾는다는 전단인데요. 내용을 보면 특정한 한 아이를 찾는 게 아니라 지난 8년 동안 태어나자마자 예방 접종을 하고도 출생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아이들에 대해 적혀 있습니다. 20년 차 간호사인 이다정 씨는 지난 2016년 '그림자 아이들'의 존재를 깨닫게 됐습니다. 경북 안동에서 한 여성이 신생아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사건 때문이었는데요. 숨진 아이는 B형 간염 1차 접종 기록이 있는데도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보건소 직원이 의구심을 가져 아이의 존재가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보시죠.

[이다정/간호사 (프로젝트팀 '사회적 부모') : 태어나자마자 95%가 다 B형간염 1차 접종을 맞거든요. 그걸 좀 조사해 달라고…]

[앵커]

주사는 맞았는데 출생신고가 안 됐다, 두 기록을 잘 대조해보면 '그림자 아이들'을 찾을 수 있는 거네요?

[기자]

숨겨진 아이들을 찾을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보건복지부와 정부 부처에 이런 사실을 알렸다고 합니다. 변호사들과 함께 정보 공개 청구를 3차례나 했지만 답이 오지 않았습니다. 수치만 달라고 했던 건데도요. 들어보시죠.

[박숙란/변호사 (프로젝트팀 '사회적 부모') : '국가에서 직무를 유기하거나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다'(는 이유를 대면서…)]

[최석봉/변호사 (프로젝트팀 '사회적 부모') : 민감 정보는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아요. 통계치를 달라고 한 것뿐이거든요.]

[앵커]

이유야 있겠지만 안타깝긴 하네요. 그 자료만 있었어도 그림자 아이들의 존재를 세상에 더 빨리 알릴 수 있었을 텐데요.

[기자]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감사원 관계자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을 찾아 설득했고요. 다행히 실제 복지부 감사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이 수면 위로 떠 오를 수 있었던 거죠.

[캐스터]

박수가 안 나올 수 없네요. 대단합니다. 힘들다고 포기하지 않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분들 덕에 세상이 바뀌는 거예요.

[기자]

대단하죠.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더 있습니다. 이번에 감사원이 찾은 2,236명은 외국인 부모를 뺀 숫자이거든요. 인터뷰 들어볼까요?

[박숙란/변호사 (프로젝트팀 '사회적 부모') : 이주민들에 대한 아동에 대해서도 출생 등록이 되어야 하지 않나…]

[이다정/간호사 (프로젝트팀 '사회적 부모') : 부모가 없다고 해서 부모 역할을 할 어른들이 없는 건 아니거든요.]
도성) 그래서 아직 드러나지 않은 '그림자 아이들'을 찾기 위한 활동을 이어간다고 합니다.

[앵커]

'부모가 없다고 해서 부모 역할을 할 어른들이 없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네요. '그림자 아이들' 이라고 붙인 이름이 참 슬프게 들리는데요, 그림자가 걷히고 밝은 빛이 비쳐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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