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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명품시계 사기범' 찾아냈더니 풀어준 경찰, 이유가

입력 2023-06-3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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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명단에 없다" >

지난주에 전해드린 소식이죠. 가짜 명품 시계를 담보로 맡기고 500억 원을 가로챈 남성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저희 JTBC 취재진이 어제 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피해자들이 직접 추적해 이 남성을 찾아 경찰에 신고해 붙잡았다는 건데요. 그런데, 경찰이 이 남성을 놔줬습니다. 왜 그랬을지 궁금한데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영상 먼저 보시죠.

지난 26일 세종시 한 도로입니다. 흰색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진모 씨인데요. '짝퉁' 명품시계로 투자금 500억 원을 가로챘는데, 구속영장심사에도 두 번이나 출석하지 않고 도망 다니다가 붙잡힌 겁니다. 하지만, 경찰이 진 씨를 풀어줬습니다. 피해자들이 어렵사리 위치를 파악해 겨우 잡았던 건데요.

[앵커]

아니 구속영장심사도 여러 차례 안 나오고 도망 다니던 사람을 힘들게 잡은 건데.. 왜 풀어준 건가요?

[기자]

경찰이 진 씨를 데리고 가 조회를 해봤더니 수배자 명단에 없었던 겁니다. 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어야 어떤 사람이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확인이 돼야 붙잡아두고 조사를 할 텐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사기 피의자를 직접 찾아서 경찰에 신고까지 한 피해자들은 피의자가 유유히 경찰서를 떠나는 걸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경찰은 어떤 입장인지 볼까요?

[세종남부경찰서 관계자 : 우리는 (수배) 입력이 안 돼 있으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까 그냥 풀어준 거죠.]

그런데 더 황당한 일은 풀려난 진 씨가 자신을 경찰에 신고한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겁니다. 자유의 몸이 되자 피해자를 조롱했던 거죠. 이야기 들어보시죠.

[A씨/피해자 : (진씨한테) 전화가 오더니 어떡하냐, 하늘이 형을 계속 돕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약 올리더라고요. 그러면서 나 절대 못 잡아, 나 이제 더 숨을 거고…]

[앵커]

그런데, 이해하기 어려운 게 이미 저희가 지난주에 보도도 했고 수사도 이뤄지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수배가 안 돼 있을 수가 있죠?

[기자]

저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요. 계속 도주 상태였잖아요. 피해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들어보시죠.

[B씨/피해자 : TV도 나온 상태이고 여러 피해자들이 계속 신고를 하는 상태인데 수배가 안 떨어져 있는 거예요. 경찰 쪽도 문제가 있는 거잖아요.]

결국, 피해자들이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 강남경찰서 측에 항의했습니다. 그러자 뒤늦게 지명수배를 내렸다고 해요. 그런데, 또 하루 만에 붙잡긴 했습니다. 수사관들 실력이 대단하긴 하네요.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저희 취재진에 "특수 수사 기법을 동원해 검거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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