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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터널 2천원 통행료 실험…'런던·뉴욕 괜히 하는 건 아니네'

입력 2023-06-2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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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제1호 터널 (JTBC)

남산 제1호 터널 (JTBC)


서울 남산1·3호 터널을 지날 때 2000원 혼잡료를 징수하면 도심 차량 통행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까.

실험 결과 효과는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17일부터 5월 16일까지 남산1·3호 터널혼잡료 징수를 일시 정지(면제) 했습니다.

여러 공공요금이 오르던 중 터널 무료 통행은 자가용 출퇴근 시민의 부담을 덜어줬습니다.

면제 이후 서울 도심 차량 통행량은 늘었습니다.

서울 도심의 공기질 개선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평상시 혼잡통행료 징수 때 남산 1·3호 터널 하루 평균 통행 차량은 7만5619대였습니다.

무료통행 1단계로 강남 방향을 면제하던 때(3월 17일∼4월 16일) 평균 통행량은 7만9550대로 5.2% 늘었습니다.

양방향을 면제한 2단계(4월 17일∼5월 16일) 때는 8만5363대로 12.9% 늘었습니다.

이후 2000원 요금을 다시 부과한 5월 17일부터는 면제 전과 비슷한 7만5270대로 통행량이 줄었습니다.

혼잡료 2000원 부과가 차량 통행량을 13%를 줄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만일 혼잡통행료가 통행량에 차이를 내지 못한다면 통행료 면제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혼잡통행료 영국 런던 사례 보니…하루 15파운드(2만4000원) 징수


환경 전문가들은 서울의 공기질이 전 세계 다른 대도시에 비해 좋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남산 터널 통행료 면제는 시기상조라고 말합니다.

실제 영국 런던시는 적극적인 혼잡통행료 부과로 공기질을 뚜렷하게 개선했습니다.

런던 중심부로 진입하는 차량은 예외없이 10000원 이상의 혼잡통행료를 내야한다. 〈자료= OECD〉

런던 중심부로 진입하는 차량은 예외없이 10000원 이상의 혼잡통행료를 내야한다. 〈자료= OECD〉


지난 2003년 런던시는 중심가로 진입하는 모든 차량에 혼잡통행료(congestion charge)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남산 터널 외 도심 진입 우회로는 혼잡통행료를 부과하지 않은 서울시보다 훨씬 적극적인 징수 정책을 쓴 겁니다.

요금은 하루 15파운드, 우리 돈으로 2만4000원입니다.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사륜구동 차는 하루 최대 25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4만 4000원까지 통행료를 중과합니다.

만일 보유 차량이 노후했거나 대기를 많이 오염시키는 차량이라면 부과금은 더 추가됩니다.

일반 출퇴근 직장인에게는 매우 부담되는 금액입니다.

특별한 사정이 아니라면 대중교통을 타라는 지자체의 메시지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정책으로 런던은 도시 중심부 대기오염이 44%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뉴욕도 승용차 11.5달러 혼잡통행료 부과


미국 뉴욕도 다르지 않습니다.

2021년 뉴욕주 의회는 맨해튼 상업지구로 진입하는 모든 차량에 혼잡통행료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센트럴파크 남단과 맞물리는 맨해튼 60번가 이하 구간이 시작점입니다.

승용차는 11.5달러, 트럭은 25달러, 우리 돈으로 1만2000원에서 2만8000 원가량입니다. 여기에 다리나 터널을 이용하면 추가금을 또 내야 합니다.

이들 도시도 혼잡통행료 징수를 시작할 때는 반발이 있었습니다.

시민 입장에선 당장 생활비가 더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행 후 공기질이 확실히 나아졌다는 의견이 나오자 다른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런던시는 2003년 혼잡통행료를 처음 도입한 켄 리빙스턴 시장 이후 집권 정당이 바뀌더라도 혼잡통행료 정책을 유지했습니다. 오히려 경쟁적으로 혼잡통행료 인상 공약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시 행정 전문가들은 선진 도시들의 사례를 서울에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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