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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문항' 논란 촉발한 6월 모평…정작 국어는 쉬웠다

입력 2023-06-27 18:08 수정 2023-06-2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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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7일) 6월 수능 모의평가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이번 '킬러 문항' 논란을 촉발해서 결과가 더 주목을 받고 있었는데요. 특히 가장 큰 문제로 지목돼온 국어 영역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교육 당국의 모호한 설명과 맞물려서, 수험생과 학무보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국어' 쉬웠다 > 입니다. 벌써 2주가 다 돼갑니다. 현재 진행형인 '수능 논란', 정부는 그 발단으로 6월 수능 모의평가를 지목해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초 이미 어렵게 내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지만, 6월 모평은 여전히 어려웠다고 했죠. 교육부 담당 국장은 경질됐고, 한국교육평가원장은 책임을 지고 그만뒀습니다. 그런데 모두 모의평가 결과가 나오기도 전이었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금 이 킬러 문항이 문제가 된 발단이 6월 모평이었잖아요. 그런데 까보니까 별로였다, 이래 버리면 약간 난처한 지경에 빠지는 거 아닙니까?} 저는 정부의 이번 진단이 모평 결과를 통해서도 맞을 거라고 보는데요. 제가 모평 문제를 봤어요.]

그 결과가 오늘 드디어 나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의 예측과는 달리 정부의 진단은 틀렸습니다. 정부가 '킬러 문항'의 대표적인 예로 꼽았던 것이, 문제를 푸는 데 다른 지식이 필요한 국어 영역의 비문학 문항이었죠. 그런데 이번 모평에서 국어는 그리 까다롭지 않았습니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36점으로 나온 것인데요. 업계에서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30점대를 기록하면 평이한 수준으로 봅니다. 만점자도 작년 수능의 4배가 나왔고요. 6월 모평만 놓고 비교해봐도 2017년 이후 가장 쉽게 출제됐습니다. 사실 이러한 결과는 어제도 미리 예견됐는데요. 교육부가 분석해서 지목한 킬러 문항 2개,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성기선/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킬러 문항이라고 우리가 정의를 내릴 때는 오지선다형이기 때문에 문제를 읽지 않고 그냥 우선적으로 답을 찍었을 때 나올 수 있는 확률이 20%잖아요. 20%를 미치지 못하면 난도가 높은 거죠. 30%가 넘는다, 이건 제가 보기로는 그렇게 말할 수가 없고요.]

더욱이 EBS랑 연계된 문항도 있었습니다. 이번 수능에서 EBS 체감 연계율을 높이겠다는 교육 당국의 말을 생각했을 때도 의아한 것이 사실인데요. 반면, 수학이 어려웠습니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51점이 나왔는데요. 재작년 '용암 수능' 때만큼이나 어려웠던 작년 수능보다도 6점이 높습니다. 참고로 표준점수는 높을 수록 수능이 어렵고, 150점 안팎이면 '불수능'으로 보는데요. 그렇다면 이제 정부의 새로운 타겟, 수학이 되는 것일까요. 어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킬러 문항', 정부가 당초 정조준한 국어보다 고작 하나 더 많았는데 말입니다.

[오승걸/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 (어제) : 수학의 경우 일부 문항은 여러 개의 수학적 개념을 결합하여 과도하게 복잡한 사고 또는 고차원적인 해결 방식을 요구하였습니다. 또한 사교육에서 고급 수학이나 대학 과정 등을 선행학습한 학생은 출제자가 기대하는 풀이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학생 사이의 유불리를 발생시키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정회원님들! 여기서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것이, 킬러 문항이 중요한 지금의 수능이 맞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윤 대통령이 강조하고 싶었다던 '사교육 문제 해결'은 당연히 필요하고요. 그 기조에 맞춰 수능을 개선하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지금 대응 방식은, 논란이 터지면 거기에 반박하기 위해 새로운 논리를 내놓는 식이다 보니 섬세하지 못합니다. 실제 이번 논란, 다시 돌이켜보면 시작은 이 발언에서부터였죠.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난 15일) : 변별력은 갖추되,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고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잘못 전해진 윤 대통령의 발언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킬러 문항', '6월 모평'에 이어 '이권 카르텔'까지 등장했습니다. 이 모든 움직임이 '물수능' 우려 등의 현장 혼선을 다 뒤로 하고,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사교육 척결',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거기까지는 어떻게든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검사의 언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강민정/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대통령이 발언하는 거면 급이 달라야 되잖아요. 그래서 사교육의 원인을 진단해라, 근본적으로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 교육부한테. 이렇게 말씀하셔서 원인을 해결하도록 해야지, 이 원인은 다른 데 있는데 그 결과로 사교육이 아이들이 막 학원으로 몰려가는. 그러면 일타강사를 잡고 학원 몇 개를 잡으면 마치 사교육이 없어질 것처럼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저는 전혀 아니라고 봐요.]

이렇게 임기응변식으로 나오는 메시지 때문에, 척결 대상이 돼버린 '킬러 문항'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어제 교육부 브리핑을 몇 번씩 뜯어봐도 모르겠다", "그래서 변별력에는 문제가 없는 것인가", "올해 수능이 어떻게 준비하라는 것이냐" 같은 말이 당장 당사자인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나오는데요. 저번에도 한번 지적해드렸습니다만, 이러한 불안감을 먹고 사교육 시장은 크는 법입니다. 이들의 우려를 '원칙'을 이해하지 못 하는 말로만 취급한다면, 그 역시도 무책임하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이고요. 대통령이 천명한 사교육 문제 해결도 실패할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어제) : 교육 과정 내에서 문제를 출제하고, 문제를 출제했을 때 변별력을 갖추는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은 그거는 교육 과정이나 교육 평가를 공부하는 분들의 기본 원칙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걸 지켜서 하겠다는데 계속 지금 다른 말씀을 하시니까 저희들이 말씀드리는 겁니다.]

두 번째 픽은 러시아에서 벌어진 '36시간 반란' 속보로 가져왔습니다. < "배신자" > 인데요. 최측근 프리고진에게 위협을 받았던 푸틴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 나섰습니다. 단번에 모스크바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던 프리고진의 바그너그룹, '못' 막은 것이 아니라 '안' 막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6일) : 저는 사태 발생 초기부터 대규모 유혈사태를 막기 위한 명령을 내렸고 그에 따라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올바른 결정을 내린 바그너그룹의 군인과 지휘관들 덕분에 동족상잔의 유혈로 이어지지 않고 마지막 순간에 멈출 수 있었습니다.]

러시아 군부가 프리고진의 반란에 속수무책으로 뚫렸다는 데 대한 반박으로 보이죠. 본인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드러내려고 한 듯합니다. 프리고진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배신자'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한 배신자의 무장 반란에 넘어가지 않은 바그너그룹의 다른 구성원들은 높이 치켜세우는 방식으로, 바그너그룹 내부를 이간질하는 전략도 구사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6일) : 우리는 바그너그룹의 지휘관과 병사 대다수가 국민과 국가에 헌신하는 러시아 애국자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전장에서 용감하게 싸우며 돈바스와 노보로시야를 해방시켰습니다.]

푸틴의 전략이 먹혔기 때문일까요. 영국 BBC발로,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프리고진한테 등을 돌렸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궁지에 몰린 듯한 프리고진도 사태 수습에 나선 모습입니다. 이번 반란은 러시아 군부로부터 바그너그룹을 지키기 위해서였지, 러시아 정부의 전복을 노린 것은 아니라고 직접 해명했습니다. 자신이 노린 사람은 푸틴이 아닌 쇼이구 국방장관이었다는 것입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바그너그룹 수장 (현지시간 지난 26일) : (러시아 정부가) 7월 1일에 바그너를 해체하고 국방부에 통합하기로 한 결정에 절대적으로 반대합니다. 바그너그룹 대부분이 러시아 국방부와 다시 계약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으며, 이는 전선에서의 실제 상황 경험을 통해 (러시아군의 지휘를 받을 경우) 전투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러시아인들이 피를 흘리는 걸 원치 않습니다.]

하지만 푸틴은 쇼이구 장관과 심야 회동하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사실상 쇼이구의 손을 들어줬고요. 당초 바그너그룹이 철수했을 때 "처벌은 없다"고 약속했던 말과는 달리, 프리고진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푸틴의 보복이 두려워서였을까요. 오늘 육성 메시지를 내놓은 프리고진, 본인의 위치나 상황은 일절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이렇게 '극대노'한 푸틴에게 공격의 빌미를 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6일) : 우리는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것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그것은 러시아 체제 내 투쟁의 일부였습니다.]

반면, 이번 반란을 '팝콘각'으로 지켜보던 우크라이나. 이 틈을 타서 남부 탈환에 속도를 내는 중이라는 소식도 들어왔는데요. 반란의 여파로 우크라이나전의 양상은 어떻게 진행될지도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픽은 < '학폭' 조사 > 입니다. 어제 뉴스픽에서 전해드렸죠. 대통령실이 이르면 이번 주 부처 차관을 중심으로 한 인적 개편을 준비 중인데요. 준비 과정에서 본인과 자녀의 학폭 전력을 집중 조사했습니다. 구두로 물었다는 점이 좀 의아스럽기는 하지만, "허위 답변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여러 번 분명히 했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됐다고 알려진 이동관 특보 아들의 학폭 의혹은 어떻게 됐을까요. 이 특보는 피해자 측과 합의한 사실을 들어 적극 소명했고요. 대통령실도 이른바 '정순신 사태' 때와는 다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 번째 픽으로는 < 어려진다 > 가져왔습니다. 내일부터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됩니다. 생일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오늘보다 2살, 지난 사람은 1살이 어려지는 셈인데요. 저는 아쉽게도 1살만 어려집니다.

[이완규/법제처장 (어제) : 만 나이 통일법에서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행정·민사상 나이는 만 나이로 계산하고 표시하도록 규정하여 생활 속 만 나이 사용 원칙을 명확히 했습니다. 생활 속 만 나이 원칙을 법률로 명확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나이가 쓰이는 것은 당분간 이어집니다. 현장 관리의 어려움을 고려해서, 초등학교 취학 연령과 술·담배 구매, 병역 의무 등은 현행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 픽은 < 강력계 출동 > 입니다. 한동훈 법무장관이 그제 6·25 기념식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습니다. 한 장관은 보좌관을 통해 경찰에 분실 신고를 했는데요. 그러자 서울 중부서에서 당직을 서던 강력계 형사 2명이 출동해 CCTV 영상을 분석했고, 기념식에 참석한 A씨가 주워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이미 집 근처 경찰서에 휴대전화를 주웠다며 신고하고 맡긴 상태였고, 경찰이 이 전화를 보좌관에 돌려주면서 일단락됐는데요. 일각에서는 강력팀이 출동한 것을 두고 지적이 나왔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우선 비번을 안 가르쳐 준 주인공답구나. 법무부 장관이 그래서야 되겠습니까? 경찰을 국민의 생명, 재산을 지키는 하나의 전문 집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공직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검사의 수족으로 보는 거예요.]

경찰 관계자는 "통상 휴대전화가 현장에서 없어졌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당직팀이 출동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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