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비윤' 외길 걷는 유승민…박대출 "말꼬리 잡는 정치" 비판

입력 2023-06-27 18:2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연일 비판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SNS나 방송을 통해서 경제·외교·교육·노동 등 여러 현안과 관련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내놓고 있죠. 친윤계에서는 유 전 의원을 반지성주의적 비난만 남발하는 '정치 협잡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여권의 대표적인 'No맨'으로 자리잡은 느낌입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잇따라 'No!'를 외치고 있죠. 지난달 말부터 SNS에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는 건데요. 경제·외교·교육 등 분야도 가리지 않습니다. 거의 모든 현안에 대해 논평을 쏟아내는 느낌입니다.

[유승민/전 의원 (지난 1일 / 페이스북 음성대역) : IAEA 조사 결과만 그대로 믿을 생각이었다면 시찰단은 대체 왜 파견했습니까. 대통령실은 오염수 방류가 문제 없다는 식으로 벌써 바람 잡고 있습니다. 짜고 치는 고스톱 같아 국민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관한 대통령실의 미온적인 태도를 꼬집는 글이죠.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겨냥할 때도 있습니다. 지난달 윤 대통령이 사회보장전략회의에서 꺼낸 말을 문제 삼은 건데요.

[사회보장 전략회의 (지난달 31일) : 사회보장이나 사회복지서비스라는 것도 바로 이런 국방과 방산의 관계처럼 우리가 만들어 나아가야만 지속 가능하게, 충분하게 해줄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같은 차원에서 사회보장서비스라는 것도 시장의 경쟁을 통해가지고 수요자로 하여금 어떤 선택의 자유를 보장해줘야 된다는 거…]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든 비유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복지조차 방산처럼 '경쟁, 시장화, 산업화'를 추구하는 건 옳지 않다는 건데요.

[유승민/전 의원 (지난 1일 / 페이스북 음성대역) : 대통령은 복지의 경쟁, 시장화, 산업화를 말하면서 국방과 방산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방위산업이 경쟁화, 시장화되면서 수출과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국방에도 기여하니까, '복지도 방산처럼 가야 한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복지를 방산처럼 한다? 세상에 이게 대체 무슨 말인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방송에 나와 거침 없는 입담을 선보일 때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이른바 '3대 개혁'을 추진해왔죠. 노동·연금·교육이 대상인데요.

[제1회 국무회의 (1월 3일) :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비정상적인 폐단을 바로잡고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 됩니다.]

유 전 의원도 3대 개혁 자체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3대 개혁은 말뿐이지 구체성이 없다는 점을 질타하고 있는데요. "표를 잃는 한이 있어도 과감하게 개혁을 하겠다 같은 뻥은 그만 치면 좋겠다"고 작심 발언을 내놨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KBS '여의도 사사건건' / 지난 13일) : 왜 취임 이후에 1년 1개월이 지나도록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에 그런 윤석열 정부의 개혁안, 구체적인 안, '우리는 이렇게 개혁하겠습니다' 이게 왜 없냐. 그리고 맨날 말로만 하겠다고 그래요. 2년 차 들어왔는데 계속 말로는 하겠다고 그랬는데 안 나오잖아요.]

최근 대통령이 하는 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사건도 있었죠. 윤 대통령이 수능과 관련해 이주호 교육부 장관에게 내린 지시가 발단이었는데요.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난 15일) : (윤석열 대통령은)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관련하여 변별력은 갖추되,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고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윤 대통령이 앞으로 수능에서 공교육 교과 과정 외의 내용은 출제하지 말라고 지시했죠.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킬러 문항'은 배제하라는 뜻이었는데요.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즉흥적인 말 한 마디가 교육 현장을 대혼란에 빠뜨렸다고 일갈했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교육 개혁에 진짜 할 일이 많은데 그중에 수능, 그중에도 국어에 비문학에 킬러 문항 이렇게 대통령이 콕 집어가지고 대통령이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지금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두고 대통령이 제가 보기에는 갑자기 툭 튀어나온 이야기예요. 즉흥적인 이야기예요.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이게 교육 현장에 불안과 혼란, 대난리가 났잖아요.]

킬러 문항을 사교육의 근본 원인으로 몰아가는 것도 단세포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그게 진짜 킬러 문항 없어지면 우리나라 사교육 문제가 해결된다?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사교육이라는 게 얼마나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 수능에 어려운 문제 몇 개 없애면 우리나라 사교육 문제가 해결된다는 게 이게 얼마나 단세포적인 발상입니까?]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 인사들이 즐겨쓰는 용어가 있죠. 바로 '카르텔'인데요.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3월 8일) : 국민을 고통에 빠뜨리는 기득권 이권 카르텔은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합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지난 21일) : 킬러 문항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고 더구나 그런 역할이라는 게 일종의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면 국가가 노력을 열심히 해서 그런 것들은 적어도 배제해야 하고 그런 카르텔은 존재하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윤재옥/국민의힘 원내대표 : 정부의 방침에 혼란을 느끼고 분노하는 사람들은 킬러 문항으로 부당이득을 축적한 사교육 카르텔인 것입니다.]

카르텔은 부당한 담합이나 짬짜미를 일컫는 말인데요. 유 전 의원은 정부·여당이 대통령의 실언을 덮기 위해 일방적으로 학원 강사들을 이권 카르텔로 몰고 있다고 봤습니다. 위기 타개를 위해 외부에 적을 만드는 일종의 '악마화 전략'이라는 겁니다.

[유승민/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민간단체, 시민단체, 이권 카르텔, 노조가 이권 카르텔 이러다가 지금은 교육 당국하고 학원을 이권 카르텔이라고 그러잖아요. 학원 강사들 지금 때려잡는 거를 일종의 이 대통령의 실언을 무마하고 은폐하고 옆으로 프레임을 돌려가지고 공격 대상을 그 학원 강사로 정한 거예요.]

유 전 의원의 지속적인 윤 대통령 때리기는 친윤계와의 전쟁으로 확전되는 형국입니다.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호위무사들이 나서고 있죠. 이용 의원이 반격의 선봉에 섰는데요. 유 전 의원을 향해 "현안에 대한 논평은 국익은 안중에도 없는 저열한 민주당식 선동 정치를 방불케 한다"고 쏘아붙였습니다. 유 전 의원의 내부 총질에 호응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는데요.

[이용/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음성대역) : '정책 전문가'라 불리던 '정치인 유승민'은 어디로 가고 반지성주의적 비난만 남발하는 '정치 협잡꾼 유승민'만 남은 것인지 기구하고 안타깝습니다. 내부에 총구를 겨누며 무차별 난사를 가하는, 어리광에 가까운 치기에 호응할 국민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셔야 할 것입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거들었습니다. "말꼬리 잡는 정치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안타깝다"며 유 전 의원에게 일침을 가했는데요. 유 전 의원이 천박한 정치를 펼친다고 깎아내렸습니다. 사실 박 의장은 자발적으로 윤 대통령 방어에 나섰다기 보다 유 전 의원의 도발에 넘어간 측면도 있죠.

[박대출/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지난 6월 19일) : 대통령께서는 검찰 초년생인 시보때부터 수십 년 동안 검사 생활을 하시면서 입시 부정 사건을 수도 없이 다뤄보셨고, 특히 조국 일가의 대입 부정 사건을 수사 지휘하는 등 대입제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해박한 전문가이십니다.]

[유승민/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아니, 제가 정치권에 와서 수많은 아첨과 아부를 봐도 이게 진짜 (박대출) 의원의 아부 보고 제가 빵 터졌는데 이게 좀 되게 신박하잖아요. 대통령 보고 '수사 많이 해 봤으니까 입시 전문가다' 천재적인 아부예요, 이게.]

자, 오늘은 비윤 외길을 걷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에게 '줌 인'해봤는데요. 그간 친윤계의 등쌀에 밀려 여러 고초를 겪었죠. 경기지사 당내 경선에서 떨어진 데 이어 지난 전당대회에서는 당원 100% 룰 변경으로 출마조차 하지 못했는데요. 유승민계로 분류되던 일부 현역 의원들이 친윤석열계로 돌아서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당내 기반이 약화되면서 새로운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윤 대통령에게 날을 세우는 건 당내 비윤계를 최대한 결집하려는 목적인 듯합니다. 총선 국면에서 친윤계가 유권자의 외면을 받을 경우를 대비하는 것 같기도 한데요. 중도층 유권자를 포섭할 수 있는 당의 구원투수이자 대안 정치인으로 입지를 다지려는 의도겠죠. 과연 그 전에 윤 대통령이나 정부·여당이 유 전 의원의 입에서도 'Yes!'란 말이 나올 수 있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영화 '예스맨'의 대사로 갈음하겠습니다.

"No~! yes…yes!!"
- 영화 '예스 맨'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