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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자의 숨트뷰] 덥다 더워, '편의점 하이볼' 완전정복

입력 2023-06-24 11:42 수정 2023-06-26 10:16

맥주만큼 시원하고 맥주보다 속 편해 인기
편의점에서만 30여종 쏟아져
하이볼 MD 4명이 직접 추천하는
안주부터 맛있게 먹는 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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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만큼 시원하고 맥주보다 속 편해 인기
편의점에서만 30여종 쏟아져
하이볼 MD 4명이 직접 추천하는
안주부터 맛있게 먹는 법까지



후덥지근한 주말, '시원한 한 잔' 생각 저절로 나시죠. 올여름은 유독 하이볼을 찾는 분들이 많다고 해요. 탄산이 들어가서 맥주처럼 시원한 맛이 나고 알코올 도수도 낮은 편이지만, 맥주와 다르게 목이 따가운 느낌 없이 한 번에 쭉 들이킬 수 있는 데다가 배부르고 더부룩한 느낌도 적다고요.

하이볼은 '위스키+탄산수'가 기본이지만, 도수가 높은 술에 토닉워터처럼 탄산이 들어간 음료를 섞은 칵테일을 부르는 말로 폭넓게 쓰고 있습니다. 얼그레이 하이볼처럼 달콤한 시럽을 추가하기도 해요.

집에서도 비교적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서 인기인데, 이것저것 다 귀찮으면 편의점에서 캔 제품으로 나온 하이볼도 쉽게 살 수 있습니다. 개당 4500~6000원, 행사가로 3캔 1만2000원 정도입니다.

이런 '편의점표 하이볼' 종류만 해도 서른 가지가 넘습니다. 3개월만에 213%까지 매출이 뛸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신제품도 계속 쏟아져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많은 제품 중에서 도대체 뭘 골라야 할까요. 각 편의점의 하이볼 개발 담당자 4명에게 하이볼 캔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잘 어울리는 안주, 마시는 법까지 직접 들었는데요, 탄산처럼 톡 쏘고 위스키처럼 풍미 가득한 하이볼 개발 뒷이야기는 덤입니다.
 

레몬·복숭아·자몽…달달한 과일 향이 대세


편의점에서 파는 하이볼 캔은 얼핏 수제맥주 캔과 비슷합니다. 500mL로 크기도 비슷하고, 20~30대에게 인기 있는 팝아트 작품을 이용하는 등 디자인도 깔끔하고 예쁘거든요.
 
편의점 하이볼 캔은 감각적인 디자인이 많습니다. 김제언 작가의 작품 '프로포즈'를 담은 문 유자 하이볼 캔.

편의점 하이볼 캔은 감각적인 디자인이 많습니다. 김제언 작가의 작품 '프로포즈'를 담은 문 유자 하이볼 캔.

위스키 향과 함께 과일 향이 나는 제품이 많아서 술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마시기 편합니다.

하이볼을 만들 때 레몬을 짜 넣는 것처럼 '숙성도 레몬셀처'(세븐일레븐) '칠 하이볼 레몬'(이마트24)처럼 레몬 향이 들어간 제품이 많습니다.


'문 유자 하이볼' '대표 피치 하이볼'(CU)이나 '카브루 레디 핑크 하이볼'(이마트24)처럼 유자ㆍ복숭아ㆍ자몽 등 다양한 과일 향도 계속 추가되고 있습니다.

달콤하고 가볍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이런 제품들이 가장 종류도 많고, 판매도 가장 잘 됩니다. 알코올도수 6~7도 정도에 깔끔한 단 맛, 상큼한 과일향이 편의점 하이볼의 정석인 셈입니다.

하지만 위스키를 써서 만드는 '정통 하이볼'을 원하는 사람에겐 좀 아쉬울 수 있죠.
 

한국식 위스키 원액 하이볼은 350mL


그래서 요즘은 편의점에서도 위스키 원액을 이용한 하이볼 캔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인기 있는 상품을 수입하기도 하고(세븐일레븐 '스카치위스키 하이볼'), 우리나라에서도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코슈니라사키 하이볼'(이마트24), '몰트위스키 하이볼'(세븐일레븐) 등입니다.
 
위스키에 탄산수만 섞은 '정통 하이볼'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일본에서 수입을 하기도 하고(세븐일레븐 '스카치위스키 하이볼'), 위스키에 콜라를 섞은 '잭 콕' 캔 제품이 국내 규정으로 수입이 안되자 비슷한 맛의 제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GS25 '버번위스키하이볼')

위스키에 탄산수만 섞은 '정통 하이볼'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일본에서 수입을 하기도 하고(세븐일레븐 '스카치위스키 하이볼'), 위스키에 콜라를 섞은 '잭 콕' 캔 제품이 국내 규정으로 수입이 안되자 비슷한 맛의 제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GS25 '버번위스키하이볼')


우리나라 소비자는 위스키에 탄산수만 섞은 일본식보다는 좀 더 달콤한 맛의 하이볼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국내 생산 제품에는 레몬ㆍ자몽ㆍ라임 등 과일 원액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렇게 위스키 원액을 사용한 하이볼 캔은 제조 원가도 높고 맛도 좀 진해서 일반적인 편의점 하이볼 캔보다 양을 좀 줄인 350mL로 나옵니다.
 
 남건우 세븐일레븐 주류담당 선임책임은 위스키 원액이 20% 들어간 하이볼 캔을 선보였습니다.

남건우 세븐일레븐 주류담당 선임책임은 위스키 원액이 20% 들어간 하이볼 캔을 선보였습니다.

국내에서 위스키 원액 하이볼을 처음 만들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다고 해요. 위스키 원액을 구하는 것부터 맛을 정하는 것까지요.

하이볼 개발은 수제 맥주 업체가 하고 있는데, 350mL 캔 제품을 만드는 주류업체가 많지 않아서 전통주 업체(국순당)에서 최종 생산을 하는 경우까지 생겼습니다.

위스키 원액이 20% 들어간 제품(몰트위스키 하이볼)을 두고는 이걸 혼합주로 볼지, 위스키로 볼지 국세청에서 판단을 고심하는 바람에 출시일이 3주나 늦춰지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참, 위스키에 콜라를 섞어 먹는 칵테일 '잭 콕'은 해외에선 캔 제품으로 나오는데요, 우리나라에는 여러 규정 때문에 수입이 안 돼서 만들어 먹는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버번위스키 원액에 콜라 향을 첨가해 비슷한 맛을 낸 '버번위스키 하이볼'(GS25)이 나와서 잭 콕 스타일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소주·매실주 '전통주 하이볼'이 뜬다


요즘은 한 걸음 나아가서 전통주 원액을 이용한 하이볼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명품 안동소주'를 넣은 '안동하이볼'(CU), 증류식 소주 판매 1위인 '화요'를 넣어서 만든 '하이요버블리'(GS25)가 대표적입니다. 우리 술의 풍미를 살려서 '한국식 하이볼'을 만든 거지요. 전통주에 쏠리는 관심과 하이볼의 인기를 하나로 합친 셈입니다.
 
장주현 CU 주류담당 MD은 알코올도수 80도가 넘는 안동소주도 맛봤습니다.

장주현 CU 주류담당 MD은 알코올도수 80도가 넘는 안동소주도 맛봤습니다.

하지만 위스키와 달리 전통주는 하이볼로 만들어 먹던 술이 아닌 만큼 만들기가 더 쉽지 않았습니다.

안동하이볼의 경우 소주가 약 9% 들어가는데요, 탄산수와 소주의 비율을 7:3, 8:2, 7.5:2.5 등 수십차례 조정한 끝에 정했다고 해요.

전통 소주는 알코올도수 80도라도 입에 머금으면 부드러운 느낌이 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강한 술이다 보니 국화와 생강 향을 넣어서 마시기 편하게 만들고, 한국적인 느낌도 더 살렸다고 해요.

'매실하이볼'(GS25)은 5년 숙성한 매실주 원액에 위스키를 섞어서 만들었어요.
 
GS25 주류기획팀 한구종 매니저는 2018년부터 직접 매실주를 담급니다.

GS25 주류기획팀 한구종 매니저는 2018년부터 직접 매실주를 담급니다.

국내 1위 매실주 '매취순'을 만드는 보해양조 공장에서 가득 저장해놓은 매실주 원액을 본 하이볼 담당자가 아이디어를 낸 거죠.

주류 담당을 7년째 하면서 매년 매실주를 담갔는데 한번은 소주가 아니라 위스키로 담가봤더니 달콤한 향과 맛이 확 살아났던 경험을 떠올렸대요.

3~4년 전부터 매실주로 하이볼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하이볼 열풍 덕에 마침내 제품으로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국물보단 회ㆍ구이ㆍ볶음요리 …삼겹살 맞춤형 하이볼도

 
김경선 이마트24 주류담당 MD는 하이볼엔 족발이나 수육이 잘 어울린대요.

김경선 이마트24 주류담당 MD는 하이볼엔 족발이나 수육이 잘 어울린대요.

하이볼은 알코올도수가 높지 않기 때문에 안주로 국물 음식보다는 볶음이나 구이가 더 잘 어울린다는데요, 의외로 무뼈 닭발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레몬ㆍ라임ㆍ유자같이 상큼한 향은 해산물, 복숭아처럼 달콤한 향은 피자ㆍ치킨 등과 잘 맞는다고 합니다.

탄산이 강할수록 포만감이 덜한 생선회나 문어 숙회가 잘 어울리고요. 스카치위스키하이볼처럼 드물게 단맛이 없는 하이볼은 위스키처럼 초콜릿을 곁들여도 좋다고 합니다. 생초코로 견과류를 감싼 마카다미아 봉봉, 아몬드 봉봉도 잘 어울리겠지요?
 
삼겹살과 김치찌개에 잘 어울리도록 맞춤형으로 만든 하이볼도 나왔습니다.

삼겹살과 김치찌개에 잘 어울리도록 맞춤형으로 만든 하이볼도 나왔습니다.

애초에 안주를 위해서 개발한 하이볼도 있습니다. 두툼한 숙성 삼겹살로 유명한 제주도 식당 '숙성도'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한 '숙성도 하이볼'(GS25)입니다.

가게에서 삼겹살과 함께 수만 잔이 팔리면서 전국 편의점 판매도 시작했는데요, '숙성도 고기구이&김치찌개한상도시락' 등 안줏거리도 함께 나왔습니다.
 

유리잔이면 O.K…큼직한 얼음이 관건


하이볼 캔은 캠핑이나 여행 때도 간편하게 들고 가서 캔째로 먹기 좋습니다. 하지만 집에 사 들고 와서 제대로 잔에 따라 마시고 싶을 때도 있지요. 이럴 땐 얼음에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큼직한 얼음을 넣고 탄산이 꺼지지 않도록 컵 가장자리로 붓는 게 포인트입니다.

큼직한 얼음을 넣고 탄산이 꺼지지 않도록 컵 가장자리로 붓는 게 포인트입니다.

얼음에 닿으면 탄산이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자잘한 얼음은 금물입니다. 가능한 한 크고 덩어리진 얼음을 쓰고, 하이볼을 잔에 따를 때도 얼음을 피해서 가장자리로 살살 흘려 넣습니다.

하이볼이라는 이름처럼 술집에서는 높은 잔을 쓰지만, 집에서 쓰는 평범한 유리잔도 괜찮다고 합니다. 다른 술에 비해 향을 가둬둘 필요가 적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하이볼은 다른 술을 먹기 전에 첫 잔으로 경쾌하게 마시면서 기분을 끌어올리는 용으로 권하는데요, 무엇보다 이렇게 더운 날 아주 시원하게 한 잔 쭉 들이키는 게 하이볼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라는군요.

[구기자의 숨트뷰]는 살아 숨 쉬는 트렌드를 봅니다. 그 속에 숨은 사람의 탁 트인 이야기를 시원하게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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