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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축제 이어 압수수색…"끝까지 가보자" 홍준표·대구경찰

입력 2023-06-23 18:18 수정 2023-06-2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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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구경찰이 오늘(23일) 대구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습니다. 한 시민단체가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청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건데요. 양측은 이미 지난 주말 퀴어축제를 놓고 충돌했죠. 홍 시장은 '보복 수사'라고 반발했고, 경찰 측도 적법한 영장 집행이라고 맞서면서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 "끝까지 간다" > 오늘 뉴스픽은 요 며칠 시끄러운 대구에서 시작합니다. 대구경찰이 오전 9시쯤부터 대구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습니다. 공식 유튜브 채널 '대구TV'를 운영하는 뉴미디어담당관실을 샅샅이 훑었는데요. 무슨 일인지 직접 들어보시죠.

[정장수/대구시 공보실장 겸 정책혁신본부장 : 지난 2월 22일 대구참여연대에서 우리 대구시 대구TV 운영과 관련해서 고발을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경찰 수사에는 성실히 협조하겠지만, 오늘 압수수색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립니다.]

네, 시작은 지난 2월 대구참여연대 고발입니다. 참여연대는 '대구TV'가 홍준표 시장 개인의 홍보 매체로 전락됐다고 봤습니다. 실제 선관위에서도 문제가 있다면서 영상 61개를 콕 집었다는데요. 그래서 저 울 체커가 들어가봤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영상들은 더 이상 없었습니다.

[정장수/대구시 공보실장 겸 정책혁신본부장 : 선관위에서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한 61개의 영상을 자체 삭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경찰의 요청에 따라서 삭제한 영상 원본 자료를 모두 경찰에 제출하였습니다. 이후에도 경찰의 수사 요청에 대해서 단 한 번의 누락도 없이 성실히 협조해왔습니다.]

대구시는 그런데도 동인동 청사를 압수수색을 하다니 유감이라는 입장인데요. 참여연대는 'TV홍카콜라'도 같이 문제삼았습니다. "홍 시장이 자신의 이미지와 업적을 홍보하는 영상을 지속적으로 게시해서, 개인 소셜미디어에 지자체장 업적 홍보를 금하고 있는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것입니다. '대구TV'와 'TV홍카콜라'의 긴밀한 유착도 주장했는데요. 그 예로 올해 초 이 영상이 '대구TV'보다 'TV홍카콜라'에 먼저 올라왔다고 했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유튜브 'TV홍카콜라' / 1월 2일) :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임인년 5개월 동안 여러분들과 함께, 6개월인가. 그러면 6개월 여러분들과 함께 대구시정을 대한민국 모범으로 이끈 혁신의 출발을 우리는 했습니다.]

홍 시장 특유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이 영상, 올해 대구시청 시무식 때입니다. 시청 측은 "웹하드나 '시정뉴스'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은 누구나 가져가서 이용이 가능하다. 'TV홍카콜라'가 먼저 가져가서 사용하고, 대구시는 편집이 늦어져서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해명했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TV홍카콜라'도 들어가봤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편집한 홍 시장의 시정 홍보 영상이 빼곡했습니다. 그 중 특히 홍 시장의 별명인 '홍카콜라'랑 딱 어울리는 섬네일이 하나 눈에 띄어서 클릭도 해봤는데요. 바로 '홍준표의 극대노 10단계' 영상입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유튜브 'TV홍카콜라' / 지난 16일) : 시민 보호하는 게 경찰 아니야! 우회 조치한다? 이상한 애들이야. 두류공원에 가든지, 얼마든지 좋은 광장 장소 있잖아.]

지금 보신 영상, 지난 17일 토요일 상황입니다. 당시 대구 동성로에서는 퀴어축제가 열렸는데요. 이때 이미 대구경찰과 대구시청의 1라운드가 있었습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가 퀴어축제를 대상으로 집회 금지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면서 기각했는데요. 그래서 경찰은 적법한 집회라고 했지만, 대구시는 불법 도로 점거는 안 된다고 한 것입니다. 시청은 막아서고, 경찰은 뚫으려고 하면서 양측이 뒤엉켰습니다.

[경찰 (지난 17일) : 주최 측도 정당한 집회신고를 했고, (무대 장비 등도) 거기에 사용되는 물품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대구시청 관계자 (지난 17일) : 차가 못 들어간다는 거예요, 우리 논리는.]

[경찰 (지난 17일) : 저희들이랑 이렇게 언쟁을 할 이유가 없는 이유 중에 하나가 저희는 집회를 보장해야 되고…]

아까 보신 것처럼 '극대노'한 홍준표 시장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도 열었습니다. 법원은 집회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했지, 불법 도로 점거까지 하라고 판결하지는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고요. "경찰이 어떻게 법 해석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도 했습니다. 본인의 '모래시계' 검사 시절까지 소환해왔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지난 17일) : 내가 대한민국 검사를 한 사람이야. 어떻게 대구경찰청장보다 내가 형법을 모르겠어요? 집회·시위를 하더라도 타인의 새로운 법익은 침해해서는 안 됩니다. 얼마든지 시위는 할 수 있지만 타인의 형법상 보장된 권리나 법익을 침해해서는 안 됩니다.]

홍 시장은 이렇게, 최근 정부의 불법 집회·시위 제한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홍 시장이 의심을 받는 지점도 있었는데요. '퀴어축제' 자체를 막고 싶었던 것은 아니냐는 것입니다. 실제 홍 시장은 지난 8일 "성소수자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성다수자의 권익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면서 반대 입장을 SNS에 올렸습니다. 여기에 '퀴어축제'가 열린 동성로에서 '파워풀 대구' 축제가 열린 적이 있다는 점 역시 의심을 더했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지난 17일) : 퀴어축제 때문에 막는다는 거 그거는 난센스야. {파워풀 (대구 축제) 때도 사실 길 막았거든요.} 그거는 공공성이 있기 때문에 막은 거예요. {그러면 보시기에 퀴어문화축제는 공공성이 없다라고…} 없다고 보죠. 도로를 막을 만큼 공공성이 없다고 보죠.]

홍 시장의 말에서 퀴어축제에 대한 반감은 여전히 드러나는 듯한데요. 홍 시장은, 거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좌파'의 논리라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이때 "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한 본인에게 "대구경찰을 모욕하지 말라"며 맞붙었던 경찰이, 오늘 '보복 수사'에 나섰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장수/대구시 공보실장 겸 정책혁신본부장 :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오비이락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공권력의 집행도 오해받을 짓은 안 해야죠.]

그래서 홍 시장은 오늘도 '극대노 10단계'를 실행 중입니다. 페이스북에 연달아 글을 4개까지 올린 것을 보면, 4단계 정도까지 온 듯한데요. "대구경찰청장이 이제 막가는구나"에서 시작한 분노는 '검경 수사권 재조정', '대구경찰 시청 출입 금지'를 거쳐서 '법적 조치 검토'까지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대구경찰 역시 이번에도 맞받아쳤습니다. "퀴어축제 당시 궁색하고 독특한 법 해석으로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더니, 이번에는 보복 수사라고 깎아내린다"고 한 것입니다. "끝까지 가보자"고 한 홍 시장의 말처럼, 정말 어디까지 갈지 지금으로서는 장담할 수 없는 양측입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음성대역) : 수사권을 그런 식으로 행사하면 경찰이 아니라 그건 깡패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 '보복 수사를 하면 그게 검사냐 깡패지'라고 보복 수사를 질타한 일도 있습니다. 그래, 어떻게 되는지 끝까지 가봅시다.]

< 사후약방문 > 어제에 이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출생 미신고 아기 문제를 짚어봅니다.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의 피의자 30대 친모 A씨가 조금 전 구속됐습니다. A씨는 앞서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고, 경찰서 유치장에서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JTBC '이 시각 뉴스룸' : 피의자는 원래 오늘 오후 두 시 반에 수원지법에 출석해서 영아살해, 시신 유기 혐의에 대한 심문을 받을 예정이었습니다. 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포기서를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죄를 뉘우치고 있다며 남은 아이들한테라도 피해가 가지 않게 해달라고 말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냉장고에서 발견된 시신은 A씨의 넷째, 다섯째 아이였다고 하죠. A씨의 남편은 "아이의 출생 몰랐다, 낙태한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넷째 아이 출산했을 당시 A씨의 병원 퇴원 서류에 남편 이름으로 서명이 된 것입니다. 물론 A씨 본인이나 A씨 가족이 임의로 서명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석연찮은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밖에도 행방이 묘연한 출생 미신고 아기는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우리가 여기서 짚고 가야 할 부분은 이번 일로 드러난 제도의 허점입니다. 우리나라는 출산 기록이 출생 신고로 바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제때 안 해도 과태료 5만원만 내면 됩니다.

[허민숙/국회 입법조사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금 돌이켜 보면 굉장히 안이한 제도를 가지고 있는데 부모라면 으레 자녀를 위한 최상의 이익을 위해서 행동할 것이다라는 그런 전제가 깔려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학대할 리 없다. 부모가 출생신고하지 않을 리 없다. 부모가 의식주를 해결해 주지 않을 리 없다라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그리고 현실이 그렇지 않은 것을 몰랐던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출생통보제입니다. 의료기관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바로 출생 신고가 되도록 하는 것인데요. 지난해 관련 법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국회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의료계 일각에서 행정 부담과 책임 소재를 이유로 반대하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로 꼽혀왔습니다.

[이기일/보건복지부 제1차관 (어제) : 이 법안 자체가 법사위에 가 있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의료계하고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2번, 3번 같은 경우도 별도의 TF는 마련 단계는 이미 지나고 마지막에 우리 의료기관과 협조를 해서 법사위에 잘 통과되도록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출생통보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의료기관에서 태어나는 아기들만 보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의료기관에서 출산을 하면 자동으로 신고가 되는 탓에, 미성년자나 미혼모를 더욱 음지로 몰아넣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이 미성년자와 미혼모를 보호할 방법도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역시도 익명의 출산을 지원하는 '보호출산제'라는 제도가 이미 나와 있습니다. 관련 법안은 2020년에 발의됐는데, 여전히 국회 보건복지위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제대로 된 논의도 없었습니다.

[김미애/국민의힘 의원 (2월 8일) : 임신 갈등을 겪는 여성의 자기결정권, 생명권, 건강권, 그래서 익명 출산을 도입한 거고, 또 아기들의 생명권과 추후 알 권리를 조화롭게 보호하기 위해서 이 법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2년 넘도록 별 진전이 없습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정부에 질문했을 때가 2월이니까요. 그때로부터 넉 달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그사이에도 진전은 없었죠. 일이 터지고서야 서둘러야 한다고 말하는 정치권, 스스로 반성하는 태도가 필요해 보입니다.

[윤재옥/국민의힘 원내대표 :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모든 인간의 생명은 그 자체로 존엄하며 생명이 탄생하는 그 순간부터 국가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이고 우리 헌법 정신입니다.]

< 장마 시작 > 이번 일요일(25일)부터 올해 장마철이 시작됩니다. 기상청은 25일 제주와 남해안을 시작으로 26일은 중부 지방, 또 26~27일에는 다시 제주와 남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이렇게 전국에서 거의 동시에 시작되는 장마, 최근 50년간 6번 있었고요. 하루 차이 장마도 10번 있었습니다.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최근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 기상청 설명입니다.

< 사라진 유미 > 지난 3월 한 차례 뉴스픽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바로 북한 유튜버 '유미'입니다. 당시 '철갑상어' 먹방을 선보이는 영상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유미/북한 유튜버 (3월 21일) : 오늘 여기서 통통한 물고기를 한 마리 건져 요리사가 즉석에서 해주는 물고기 요리를 먹어보겠습니다. 평양에 오시면 옥류관 다음으로 가보셔야 할 곳이 바로 이 식당입니다. 여기는 평양의 대동강수산물식당입니다.]

이 유튜브 계정, 북한 고위층 주도로 고안된 체제 선전 캠페인이라는 추측이 당시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계정이 사라졌는데요. 사라진 것은 유미뿐만이 아닙니다. '송아', 그리고 'NEW DPRK' 채널도 사라졌습니다. 방심위가 접속을 차단했기 때문인데요. 국정원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집니다.

< 비극의 재현 > '타이타닉'호 잔해를 보기 위해 심해로 내려간 잠수정 '타이탄', 결국 탑승자 5명은 숨진 것으로 보입니다. 수색을 이어가던 미국 해안경비대는, 타이타닉호 인근에서 잠수정 잔해물 5개를 발견했는데요. 경비대 측은 "재앙적인 내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렇게 결론내렸습니다. '타이탄'의 이번 항해,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감행된 것이었는데요. 영화 '타이타닉'의 감독 제임스 캐머런은 "경고를 무시한 매우 비슷한 비극이 같은 장소에서 벌어졌다. 너무나 비현실적"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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