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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카르텔' 때리는 국민의힘…민주당 "30년 전 얘기 끌어온 억측"

입력 2023-06-23 18:21 수정 2023-06-2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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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이 이번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핀셋' 제거 하겠다고 했습니다. 교육부가 다음 주 월요일 '킬러문항'이 뭔지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전문 영역에 그렇게까지 간섭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도 여전히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사교육비를 줄이겠단 정부 여당이 오히려 고등학교 서열화와 초·중등 사교육 강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입장인데요. 관련 내용을 상황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박대출/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공정한 수능을 위해 공교육 교과 과정 내 출제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킬러 문항은 핀셋 제거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또 적정 난이도를 확보하기 위해서 출제 기법을 고도화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와 여당, 연일, 올해 수능, 공교육 과정 내 출제,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명확히 했습니다. '핀셋'으로 골라서 제거하겠다고도 했죠. 문제가 된 6월 모의고사의 킬러문항이 뭐였는지는 다음 주 월요일에 공개하겠다고 했는데요. 순서가 뒤바뀐 것 아니냔 비판,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용혜인/기본소득당 상임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6월 모평 때문에 국장도 잘리고 평가원장도 6월 모평에 대한 책임을 두고 그만뒀어요. 그런데 뭐가 아직 킬러 문항인지도 분석 중이라는 게 얼마나 코미디인가라는 생각이 들고…]

다음 주 월요일엔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직접, 킬러문항이 뭐였는지를 제시하고, 사교육 경감을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거죠. 장관이 전문영역을 지나치게 일일이 간섭하는 것 아니냐, 즉 '만기친람' 하는 거란 비판도 나왔는데요.

[성기선/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국민들 앞에서 지금 수능 문제 풀이식을 보여주겠다는데 저는 그게 그렇게 옳은 건가…주무장관으로서, 교육 정책을 이끌어나가는 사람으로서 일일이 전문적인 영역에 해당되는 거에 그렇게 간섭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고요.]

그런데, 사실 지금 수능이 때아닌 톱뉴스가 된 건 대통령의 발언 때문입니다. '킬러문항'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고, 교육과정에 위배되는 게 아니라던 교육 당국의 인식은 대통령 발언 후 달라졌습니다.

[문영주/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본부장 (지난해 12월 8일) : 고등학교 현장에서 배우지 않은, 가르치지 않은 내용이 들어가 있을 때 저희가 이제 교육과정 위배라고 하는데 저희 홈페이지에 각 문항의 교육과정 근거가 공개가 되는데요. 그래서 일단 교육과정 위배 부분은 없었던 걸로…]

[장상윤/교육부 차관 (어제) : 최근 수능 킬러 문항 사례에서도 드러났듯이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님의 불안감을 볼모 삼아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키고 이로 인해 공교육 현장마저 황폐화되는 악순환을 이제 정부가 나서 반드시 끊어내야 합니다.]

대통령의 발언, '수능을 앞둔 교육현장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의견은 56.9%로 절반을 넘었고요. ' 원칙적 발언으로 문제 없다'는 의견은 36.2%였습니다. 전 연령대에서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국정 지지율엔 큰 영향이 없었던 듯 한데요. 지난 일주일동안 수능 혼란 문제로 나라가 들썩였죠. 지난 주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1%p 오르고, 부정 평가는 변동이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3 수험생들은 일단 킬러문항이 뭔지, 월요일 교육부 발표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겠죠. 일단 오늘 EBS 인터넷 강의사이트에서 공개한 6월 모의평가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국어영역에서 정답률이 제일 낮았던 문제는 14번, 그 다음은 33번이었습니다. 14번은 비문학 지문이고, 33번은 3점짜리 시 문제였는데요. 정회원 여러분들을 대신해 국문학을 전공한 제가 직접 풀어봤습니다.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렸는데요. 아무래도 요즘 시를 안 읽어서 그런 듯 합니다. 근데 정답률이 각각 36.4%(14번)와 36.8%(33번) 였다고 하는데요. 수험생의 1/3 정도가 맞춘 거죠. 두 지문 모두 EBS 교재 지문이 활용됐다고 하고요. 저도 풀이 과정을 보니 틀린 문제도 어렵지 않게 이해가 돼서 이게 '킬러문항'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어려운 '킬러문항'은 정답률이 10% 정도라고 하는데, 월요일 교육부가 어떤 문항을 킬러문항을 핀셋으로 집어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수능 난이도, 변수가 너무 많죠. 12년간 잘 달려온 수험생들이 한 두개 실수로 결과가 바뀌는 일 없도록, 변별력이 있는 좋은 문제들로 평가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성기선/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물수능이 되면 고난이도나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이 잘 안되거든요. 1개 자칫 틀리면 그냥 2등급, 3등급 돼 버리니까 {그런데 이주호 장관이 '킬러 문항 제거가 물수능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또 반박하고 있지 않습니까. 준킬러 문항을 낸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난이도가 더 올라갑니다. 전체적으로 중난이도 또는 고난이도 문항이 더 늘어나게 되는 구조로 가면 거기에서부터 굉장히 체감난이도를 어렵게 생각하거든요.]

여권에서는 지금 수능 '킬러문항' 출제가 사교육 이권 '카르텔'과 연계됐다고 공세를 펴고 있죠.구체적으론 문재인 정부 당시 조국 전 장관 사태로 정시를 확대했고, 정시를 확대하잔 주장의 배후엔 사교육 시장을 이끄는 운동권 출신들이 있다는 게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했습니다.

[김병욱/국민의힘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제) : 결정적으로 조국 장관 사태가 모든 걸 다시 수능으로 되돌린 큰 나쁜 역할을 한 거죠. 수시는 믿을 수 없다. 수능으로 돌아가야 된다. 정시를 늘리자. 86 운동권 세대들 상당수가 학원 쪽에 많이 종사하고 있어요. 우리 민주당 의원님들 중에서도 학원장 하신 분들도 많이 있고요…]

실제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이 사교육 업계에 종사했던 적도 있죠. 그런데 민주당은 이런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30년 전에 있었던 일을 '카르텔'로 끌어오는 건 억측이란 겁니다. 국민의힘이 문제 삼고 있는 일타 강사들은 30~40대라고도 했습니다.

[김의겸/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그중에 일부는 맞아요. 86 운동권들이 징역 갔다 온 뒤에 먹고 살 길이 없어서 학원으로 많이들 갔죠. 그런데 그 사람들이 다 이제 60대 할아버지가 됐어요. 그리고 요즘 잘 나간다라고 하는 일타강사, 이 사람들 대개 30대나 40대 초반이에요. 30년 전 이야기를 갖다가 끌어대는 건 지금 너무 억측이고요.]

민주당은 교육부가 공교육 강화 방침이라고 내놓은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확대방안도 비판했습니다. 초3부터 고2까지 원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자율평가를 해서 학력 진단을 위해 사교육 시장으로 가는 걸 막겠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인데요. 민주당은 이거 이명박 정부 당시 일제고사 부활이라고 했습니다.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등 존치 방안도 사교육을 늘릴 방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난데없이 일제고사 부활, 그리고 자사고·외고 존치를 들고나왔습니다. 고교 서열화를 부추기고, 경쟁 압력을 높여서 초등학교부터 학생들을 사교육 현장으로 내몰게 될 것이다라는 우려가 다시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 교육부의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를 보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원이었는데요. 그 전 해 36만 7천원보다 11.8%나 늘었죠. 코로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되는데, 초중고로 나눠보면, 물론 전체 액수는 고등학생이 가장 많지만 증가 폭은 초등학생이 13.4%로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보다 오히려 컸습니다. 정부가 '킬러문항'으로 사교육비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초중등학교 사교육은 오히려 늘리는 대책을 내놓은 거 아니냔 지적 나왔습니다.

[강혜승/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내 아이가 기초학력이 떨어진다는 것들은 또 학부모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에 사교육 시장으로 그렇죠, 몰릴 수밖에 없죠. 국제중학교 가기 위해서 학부모들이 사교육 시장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보면 초등학교 4학년만 돼도 고등학교 과정을 배우고 있어요.]

킬러문항이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했던 한덕수 총리가 학원 강의를 보고 깜짝 놀랐다는 것도 서울 대치동의 초등학교 영어 교육 얘기였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지난 21일) : 초등학교 5학년이 하는 영어 그건데 제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도 못 풀겠더라고요, 그 질문을. 그래서 아 이건 확실히 아닌데, 이런 생각이 좀 들었고요.]

관련 소식 들어가서 얘기해보고요. 지금부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 좀 짚어봅니다. 이재명 대표, 부산과 인천에 이어서 어제는 강원도 강릉으로 갓습니다. 주문진 풍물시장을 돌아보며 수산물 판매가 위축된 상인들을 다독였는데요. 오염수 방류를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주문진 좌판풍물시장 상인 (어제) : 너무 힘듭니다. 눈만 뜨면 가격 오르지. 기름값, 전기세 싹 올라가지고 꼭 안정 좀 시켜주십시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노력을 할게요. {네, 꼭 부탁드립니다.}너무 어렵죠, 경제가?]

[주문진 좌판풍물시장 상인 (어제) : 사람 하나도 안 와요. 사람이 와야 어떻게 해보죠. {여름 휴가철이라서 손님이 좀 늘 때가 되지 않았나요?} 근데 안 올 거 같아요. 눈만 뜨면 뭐가 어떻고 뭐가 어떻고 하면서…]

[주문진 좌판풍물시장 상인 (어제) : 원전 폐기물 반대한다! {반대한다! 반대한다! 반대한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특히 수산물 취급하는 점포들이 너무 큰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많이들 도와주십시오. 도와주시는 방법은 많이 이용해 주시는 거죠? 많이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민주당은 강원도에 오염수가 흘러 들어오는 걸 막겠다면서, 국회 청문회를 추진하고, 태평양 도서 국가들과 연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광온/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강원도에는 1630가구의 3500명이 넘는 도민이 어업에 종사하고 3000억원 규모의 수산물을 어획합니다. 우선 국회 검증 특위를 구성하고 청문회를 추진하는 등 핵물질 오염수의 위험성을 검증하겠습니다. 우리와 바다를 공유하는 태평양 18개 국가들과도 협력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민의힘 역시 최근 수산시장을 찾는 일이 잦죠. 오늘도 원내지도부가 서울 가락동 수산시장을 방문해 만찬을 한다고 합니다. 국민의힘은 수산물 판매 위축이 민주당의 괴담 선동 때문이라고 보고 있죠.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괴담 선동꾼들과 야합해 공포마케팅에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수산물 소비 위축이 오염수 방류 때문인지, 방류를 우려한다는 민주당의 주장 때문인지는 알기 어렵지만, 대책이 필요하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제 연대를 제안한 건 헌법원칙에 어긋난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윤재옥/국민의힘 원내대표 : 국제연대를 제안한 것은 국제사회의 외교 관행에 어긋날 뿐 아니라 어렵게 진척시킨 국가 간 우호관계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일입니다. 국제관행 등에 비춰 통상적 범위를 분명히 넘어선 심각한 국익 손상 행위이자, 외교 권한을 대통령의 권한으로 인정한 헌법의 원칙과 취지에도 어긋나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공방, 점점 더 거세지고 있는데요. 방류도 채 되기 전에 수산물 소비가 위축된 소비자들의 심리, 여야 모두 남탓 하지 말고 무겁게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사교육 카르텔' 때리는 국힘…야 "30년 전 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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