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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학원 허위·과장광고 집중단속…26일 '킬러문항' 공개

입력 2023-06-2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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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교육부가 그동안 나왔던 초고난도 문항, 이른바 '킬러문항'을 다음 주 월요일에 공개하겠다고 했습니다. 사교육 경감 대책도 추가로 함께 발표하겠다고 했는데요. 수능을 둘러싸고 이렇게 혼란이 불거진 건 문제 해결의 과정과 순서가 뒤바뀐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여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오늘(22일)부터 2주간 '사교육 카르텔' 관련 집중 신고도 받을 예정인데, 관련 소식을 류정화 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어제) : 킬러 문항을 과감하게 이제 제거한다는 그 방향이 걱정하시듯이 소위 말하는 물수능이나 이런 것들은 결코 아니다. 변별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그쪽으로 저희들이 '학부모님들이 안심하시라' 이렇게 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직접 '안심하시라'고 했지만, 지금 안심할 수가 있을까요. 올해 수능이 어떤 정도로 나올지 아직은 감을 잡기 어렵죠. 대통령실과 교육부의 방침, '변별력을 높이는 초고난도 문항 이라는 '킬러문항'은 철저하게 배제한다'는 건 분명해보이는데요. 다만 무엇이, 어떤 정도가 ''킬러문항'인지 여전히 애매합니다. 상대적으로 다를 수 있겠죠. 이 장관은 지난 킬러문항 사례들을 추려서 다음 주 월요일에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문제는 안 내겠다'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될 듯 합니다.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3년간의 수능 문제들, 그리고 지난번에 6월 모의고사가 있었습니다. 그 문항들 중에서 어떤 것이 킬러 문항인가를 다 지금 추려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26일 다음 주 월요일날 사교육 대책 발표할 때 전부 공개를 하려고 합니다.]

킬러 문항의 대표적인 사례가 2019년 국어영역 31번 문제죠. 일단 지문이 길고, 개념을 알기 어려운 단어들이 나오고, 교과과정만 익혀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포함돼있었습니다. 이걸, 12년에 한번 있는 수능날 정해진 시간 안에 풀어야 한다는 게 어려운 포인트죠.

[JTBC '뉴스룸' (2018년 11월 19일) : 저도 풀어봤지만 지문과 보기를 모두 읽는 데만 거의 10분이 걸렸습니다. 80분 동안 45문제를 풀어야 되는데 한 문제에만 10분을 썼다면 시험장에서는 거의 마음이 무너졌을 겁니다. {저도 한번 읽어봤더니 정말 어렵더군요.} '만유인력은 두 질점이 서로 당기는 힘'이라고 쓰여 있는데 이 질점이라는 단어에서부터 막히기 시작합니다. 넓이나 부피가 없이 질량만 있는 점이라는 뜻인데 저도 한국어를 꽤 열심히 공부했지만 처음 듣는 단어였습니다. {저도 물론 처음 들어봤습니다, 질점.}]

6월에 온 사회가 수능 문항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는 건 이례적인데요. 대통령 지시 덕분이라고 할까요. 미국 대사를 지낸 총리도 요즘 교육과정, 그 중에서도 영어가 어렵더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어제) : 초등학교 5학년이 하는 영어 그건데 제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도 못 풀겠더라고요, 그 질문을. 아 이건 확실히 아닌데, 이런 생각이 좀 들었고요. 누가 얘기하셨듯이 그거는 정말 '우리 소중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장난치는 거다' 저는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런 '킬러문항'을 풀려면 다양한 지문을 읽어보고, 배경지식을 쌓아둬야 할텐데요. 어느 정도 상위권 학생들은 이걸 풀기 위해 사교육 시장으로 달려간다는 게 교육 현장의 설명입니다. 학교 수업만으론 풀기 어려운 '봉투 문제'라는 걸 받아서 킬러문항에 대비한다고 하는데요.

[정미라/경기 병점고 교사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근데 아이들이 학원에서 봉투 문제를 준대요. 온라인 판매용도 있고 대면 현장에서만 파는 문제도 있다라고 합니다. 그 문제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대면으로 강남 학원에 접근해야 된다라는 이야기들을 하더라고요.]

문제는 하필 수능 5개월 앞두고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변화'를 시사한 데 있습니다. 지금 수능이 어떻게 바뀔지도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수험생들의 공부 스타일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가늠하기 쉽지 않죠. 당장 현장이 혼란스럽다는 얘기, 더 말씀 안드려도 짐작 되시죠.

[정미라/경기 병점고 교사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갑자기 수능에 있어서 '문항을 틀어버리겠다'라고 이 발표가 딱 나오면 아이들 지금 다 EBS 수능특강 문제 열심히 풀고 있잖아요. 그 EBS 문항도 소용이 없다라는 거냐…9월 모평 하나로 이거를 실험을 해가지고 과연 수능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 아이들은 정말 많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수능 전 단 한번 남은 9월 모의평가가 유일한 바로미터, 기준점이 될 듯 한데요. 정작 수능을 총괄하는 교육과정평가원장과 교육부 대입담당 국장은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출제가 쉽지 않을 거란 얘기가 나옵니다. 사퇴 혹은 경질된 이유가 '대통령이 3월 부터 킬러문항을 배제하라고 했는데 6월 모의평가에도 지시가 이행되지않았다'는 거였죠. 여기서 잠깐 담당자는 이미 문책을 받았는데, 문책의 원인이 된 킬러문항이 뭔지 지금도 추리고 있는 건 좀 어색하죠. 사실 아직 6월 모의고사 성적표도 나오지 않은 상태인데 '6월 모의고사에서 킬러 문항이 뭐냐'는 질문에 교육부가 뾰족하게 답을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생긴 일입니다. 문제를 푸는 순서가 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먼저 그 부분에 대해서 이미 지시를 했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 거기에 대한 발언이 먼저 나오고 국민들이 그러면 '그때 발언했는데 왜 교육부에서 그러지 않았을까' 그렇게 국민들이 다들 의구심을 가지고 공감대와 문제점을 인식을 했을 때 그때 그래서 그러면 '이렇게 바꾸겠다' 그렇게 스텝을 밟아서 했으면 좀 더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야권에서는 이번 혼란에서 대통령실의 접근이 미숙했고 공직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는데요.

[김동연/경기지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대통령 뜻에 어긋나면 다친다라는 메시지거든요. 원래 중요한 정책방향은 당정협의 거쳐 가지고 발표하는 것인데 거꾸로 대통령이 사고 치면 당정협의에서 수습하고 수습하다가 지금 헛발질이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국정운영에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월요일에 발표할 사교육 경감 대책과 수능 관련 가이드라인은 꼭 오해없이 깔끔한 메시지가 나오길 기대해보고요. 대통령실은 이번 수능 혼란에서 '사교육 이권 카르텔'을 문제 삼고 있죠. 학원들의 허위 과장 광고 등에 대해선 오늘부터 집중 단속을 벌이겠다고 했습니다.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어제) : 교육부는 내일부터 사교육 이권 카르텔, 허위·과장 광고 등 학원의 부조리에 대하여 2주간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신고된 사안에 대해서는 교육청 등 관계 기관과 힘을 모아서 엄정하게 대응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사교육 이권 카르텔'이 뭐냐 구체적인 사례나 증거를 들진 못하고 있죠. 이 장관은 킬러문항을 안 낸다고 했는데 계속 나오는 것 자체가 이권 카르텔을 의심하게 하는 근거라고 했습니다.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당연히 이제 평가는 교육과정 내에서 이루어져야 되는 것이고 또 계속 그렇게 하겠다고 원칙을 발표하고 추진을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킬러 문항들이 나오는 것은 사실은 사교육 이권 카르텔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서 불똥은 이른바 사교육 시장의 일타강사에게 튀었죠. 수능 출제위원 출신들이 사교육 기업으로 간다, 일타 강사들의 연수입이 100~200억 되는 게 공정한 시장가격이라 볼 수 있냐고 했습니다. 심증은 이해가 되지만요. 김웅 의원은 이거 '선동'으로 규정하고 "보수주의자의 기본 자세에 어긋나는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정치적 위기 때 부자를 악마화하고 계층과 직역을 갈라치기 하는 건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하는 짓"이라고 했습니다. 일타강사의 고소득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란 지적도 나왔습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엉뚱하게 강사 소득 문제로 변질이 됐습니다. 사교육 하는 이런 일타강사들, 돈 많이 버는 사람들에 대해서 '범죄다'. 근데 문제의 본질이 아니거든요. 자기가 세금 내고 적법한 경제활동으로 돈 번 거에 대해서는 누가 뭐라고 합니까…]

사교육 시장, 철저하게 자본주의적이죠. '킬러 문항'이 안 나온다니 '준 킬러 문항'에서 판가름 난다는 홍보가 이미 시작됐다고 합니다. 급격한 변화 가능성에 불안해진 수험생들이 사교육 시장으로 더 쏠릴 수 있단 지적이 나오는데요. 이런 점 때문에 교육에선 특히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단 조언입니다.

[JTBC '뉴스룸' (지난 20일) : 바뀐 수업은 덜 어렵지만 대신 푸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른바 준킬러 문항을 집중 공략하는 방식입니다.]

[학원 관계자 (JTBC '뉴스룸' / 지난 20일) : 준킬러에서 싸움이 나오는 거죠. 숙련을 시키는 거죠. 그리고 그런 문제들을 계속 접하게 하면서 빨리 푸는 연습을 시키고…]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시장을 직접 이렇게 정부에서 컨트롤하려고 하게 되면 반드시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다른 쪽으로 불거집니다, 풍선효과처럼. 한쪽의 사교육은 없어질지 모르지만 또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다른 쪽으로 사교육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교육 시장을 줄인다면서 내놓은 정부 대책, 오히려 사교육을 확대할 수 있단 지적도 나왔는데요.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책임교육학년'으로 지정하고 학력 진단 시험을 치르도록 하겠다고 한 겁니다.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어제) : 초중(초등 3학년)과 중1에 대해서는 학년 초 성취 수준 진단을 위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에 전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학습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학교별로 신청을 받아서 하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론 일제고사가 부활하는 셈이 될 수 있단 지적이 나왔는데요. 자율형 사립고와 외고, 국제고 등을 존치시키겠단 방침도 역시 사교육을 여전히 부추길 거란 지적이 나왔죠. 초·중등학교 때부터 선행학습, 특목고 대비가 이뤄질 거란 얘깁니다. 이 역시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게될 가능성이 크죠. 지금 고등학교 사교육 시장에선 가능한 '초고난도 킬러 문항 대비' 가 공교육에선 어려운 상황이 자사고 등 특목고 대비 에도 역시 적용되지 않을까요.

[정미라/경기 병점고 교사 (SBS '김태현의 정치쇼') : 학교는 이제 교육과정상의 여러 가지 진도라든지 평가라든지 여러 가지 것들이 걸려 있잖아요. 그래서 교육과정 나가기도 상당히 벅차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다른 자료들을 막 구해서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뭔가 접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사교육 시장으로 아이들이 몰릴 수밖에 없죠.]

올해 수능 다음 주 월요일 교육부의 발표를 일단 유심히 봐야 할 거 같고요. 일단은 차분하게 흔들리지 말고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는 게, 교육 현장 선생님들의공통적인 목소립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교육부, 오늘부터 학원 허위·과장광고 집중단속… 다음 주 월요일 '킬러문항' 공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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