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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도 먹어본 경주 명물 '십원빵'…저작권 논란

입력 2023-06-22 08:31 수정 2023-06-2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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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십 원짜리 >

경북 경주의 유명 먹거리죠.

십 원짜리 동전 모양 빵인데요.

이게 저작권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한국은행이 '십원빵' 판매에 제동을 건 겁니다.

영상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십원빵'을 직접 사봤습니다.

십 원짜리 동전과 똑같은 모양인데요.

앞면엔 다보탑이 새겨져 있고 '십원', '한국은행'이라고 써있습니다.

뒷면을 보면 숫자 10에 발행연도도 있고 영어로 '뱅크 오브 코리아' 그러니까 한국은행을 나타내는 문구가 그대로 박혀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지적한 게 이런 점입니다.

동전과 아예 똑같은 모양이라는 겁니다.

화폐도안은 한국은행이 허용하지 않으면 영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데, 멋대로 사용했다, 이겁니다.

[앵커]

십원빵이 경주 명물로 인기를 얻고, 서울을 비롯해서 다른 지역까지 매장이 많아졌다고 하더라고요. 업체측 입장은 뭔가요?

[기자]

빵 판매점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인데요.

이 '십원빵'은 2019년 경주 한 업체가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시식해 화제가 되면서 더 유명해졌고요.

경주에 17개 업체가 팔고 있고 프랜차이즈 형태로 다른 지역에도 퍼졌습니다.

업체 측은 한국조폐공사가 공공누리 포털에 공개한 도안을 사용했기 때문에 문제가 될지 몰랐다고 했습니다.

업체 관계자 이야기 들어볼까요?

[빵 판매점 직원 : 관광 상품으로써 파는 건 좋다고 생각해요. 외국인들도 동전 모양을 알고 있으면 좋으니까 (한국) 홍보도 되고.]

[캐스터]

한국은행이 지역특산물에 좀 너무 엄격한거 아니냐, 이런 의견도 있더라고요? 한국은행의 근거는 뭔가요?

[기자]

근거가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2005년 만들어진 '한국은행권 및 주화의 도안 이용기준' 때문에 '십원빵' 디자인을 허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영리 목적으로 화폐 도안을 사용하지 못 하게 하고 있거든요.

화폐 모양을 살짝 바꾼 방석이나 지갑, 속옷 등을 파는 건 문제 삼지 않고 있지만, 아예 똑같은 모양이라면 얘기가 다르다는 겁니다.

인터뷰 보시죠.

[한국은행 관계자 : '더 뱅크 오브 코리아'가 들어가 있으면 마치 한국은행이 '십원빵'을 지원하는 것처럼 돼버리는 상황이기도 하고 해서…]

[앵커]

저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그럼 이제 '십원빵'이 사라지는 건가요?

[기자]

저도 경주 갔을 때 구경만 하고 못 먹었는데, 다행히 계속 팔 수 있긴 합니다.

모양을 살짝 바꾸면 되는 건데요.

숫자는 남기고 한국은행이라는 글자는 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이 법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한국은행 측은 "판매사업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적법한 범위로 디자인 변경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계속 먹을 수 있다니 다행입니다. 그래도 지역 명물에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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