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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갯벌서 벌어지는 숨바꼭질…단속하자 "저희가 뭐, 사람을 죽였냐"

입력 2023-06-21 20:20 수정 2023-06-22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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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밤에, 갯벌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들어온 밀물에 고립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원래 밤에는 갯벌에 들어가면 안되는데, 조개를 캐러 들어가는 사람들과 이를 막는 경찰의 위험한 숨바꼭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승훈 기자입니다.

[기자]

저녁 7시 56분 해가 지기 시작하고 갯벌에서 놀던 피서객들은 하나둘 흩어집니다.

바닷가가 조용해지면 해양 경찰들은 바빠집니다.

장화를 신고 바다로 나갑니다.

숨바꼭질이 시작됩니다.

반짝이는 불빛을 보고 다가갑니다.

아이와 아빠가 갯벌에 남아 조개를 캐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선생님은 불법 도구를 지금 사용하시는 거예요. {이게요? 끌개가?} 네.]

갯벌 생물을 지키기 위해 쓰면 안 되는 도구를 썼습니다.

일단 돌려보내지만 벌금이 나올 수 있습니다.

잠시 뒤 신고가 들어옵니다.

밤에 특히 위험한 출입통제구역에서 불빛이 보입니다.

급히 가봤더니 남성 3명이 뜰채로 갯벌을 훑고 있습니다.

[선생님 이쪽으로 오세요. {비추지 말라고요. 왜 그러세요? 왜 그러시는데요?} 야간에 갯벌 활동이 금지되어 있는 곳입니다.]

금지 구역인지 몰랐다고 발뺌하다가,

[{저희가 모르니까요. 알면 저희가 들어오겠어요?} 저희 계속 계도하고 있고요. 현수막 붙여놨고요.]

'뭘 잘못했냐'며 따지기 시작합니다.

[저희가 법을 뭐, 사람을 죽였어요?]

우기던 남성들이 슬금슬금 뒷걸음치더니 도망가기 시작합니다.

[따라오면 위험해서 떨어질 수도 있어요. 다치면 다 그쪽 책임이에요.]

결국 못 잡았습니다.

도망가던 남성들이 버리고 간 수레입니다.

그 주변에는 해루질한 꽃게와 낙지가 그대로 버려져 있습니다.

숨바꼭질이 계속되는 사이 밀물이 들어옵니다.

한밤에 갯벌에 들어갔다 고립되는 사고는 인천에서 매년 60~70건 일어납니다.

올해 이렇게 고립됐다 숨진 사람만 4명입니다.

[은점술/인천해양경찰서 하늘바다파출소장 : 물이 들어왔다면 가슴 장화를 부풀려서 공기통을 만들어서 그걸 안고 있어야 되는데…]

구명조끼를 입고 들어가거나 간조 30분 전으로 알람을 맞춰놔야 합니다.

무엇보다 야간에 위험한 지역으로는 들어가지 말아야 합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황수비 / 영상그래픽 : 이송의·장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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