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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공천 막는 3가지…이판사판 반윤 행보에 고심 빠진 '친윤'

입력 2023-06-21 18:26 수정 2023-06-2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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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서 거침 없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죠. 윤 대통령의 수능 발언으로 인한 파장 등을 지적하며 공개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는데요. 친윤계는 이런 이 전 대표를 내년 총선에서 공천해야 하는 것인지를 두고 고심이 깊어 보입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 5일) : 친윤계라고 말씀하셨던 의원분들도 지금부터 굉장히 이준석 전 대표의 어떤 공천 문제가 굉장히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 그러니까 어떻게 처리해야 될 것이냐, 이걸 놓고도 지금 여당 내부에서 굉장히 많은 고심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공천 문제, 총선이 다가올 수록 친윤계에는 더 큰 골칫거리로 다가오는 듯한데요. 이 전 대표, 윤석열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 있죠. 친윤계로선 공천을 하자니 껄끄럽고 아예 배제하자니 후폭풍이 두려운 상황인데요. 말 그대로 딜레마입니다.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 5일) : 배제하게 되면 이준석 대표도 여러 가지 옵션들이 있겠죠.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 무소속 출마의 가능성도 분명히 그 옵션 중 하나가 있을 거라고 생각되고요. 물론 지금 상황에서는 검토하고 있지는 않겠지만요. 그니까 그러한 과정에서 아마 이러한 것이 결국 여당의 내년 총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친윤계 입장에서 이 전 대표의 공천을 가로막는 장벽은 크게 3가지입니다. 먼저 아직 끝나지 않은 '성접대' 의혹인데요.

[강신업/변호사 (어제) : (이준석 전 대표는) 자신의 비서실장 격인 정무실장을 대전으로 내려보내서 한밤중에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를 했고 자기가 당대표의 지위에서 가세연에 의해서 성상납 사실이 폭로되자 이것을 감추기 위하여 가세연의 관계자들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는 등 그야말로 정치 지도자라고는 할 수 없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이 전 대표, 최초 성상납 의혹을 제기한 가로세로연구소를 무고한 혐의를 받고 있죠. 지난해 10월 경찰은 성상납 의혹의 실체가 있는데도 이 전 대표가 가세연 측을 허위 고소한 것으로 결론 내렸는데요.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어제 이 전 대표에게 성상납을 했다는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를 조사했습니다. 실제 성접대 여부 등 구체적 경위를 확인했는데요. 조만간 이 전 대표도 소환 조사할 것으로 보이죠. 검찰도 이 전 대표의 무고 혐의를 인정할 경우 당으로서도 사법리스크를 감수하고 공천하긴 어려울 텐데요.

[강신업/변호사 (어제) : 이준석은 소환합니다. 그리고 공개 소환해야 됩니다. 검찰에서 소환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공개 소환해서 이준석을 이 포토라인에 세워야 됩니다.]

친윤계의 이준석 전담 행동대장이죠.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사법리스크가 있는 인사는 공천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제가 민주당의 사법리스크를 이렇게 비판했는데 우리 당내에서 만약 사법리스크 있는 사람이 드러났을 때 우리 당이라고 봐줘야 되고 감싸야 된다? 저는 그런 내로남불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두번째 장벽은 '징계'입니다. 이 전 대표, 2차례 징계를 받으며 현재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죠. 총선 전인 내년 1월이면 만료되긴 하지만 당비 납부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현행 국민의힘 당규로는 선거일 45일 전까지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을 마무리해야 하는데요. 데드라인이 내년 2월 말까지인 셈입니다. 추천 대상은 그 시점까지 3개월 이상 당비를 낸 책임당원인데 이 전 대표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데요. 원칙상 이 전 대표를 추천해선 안 되는 거죠. 하지만 구제 방안도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최고위 의결로 후보자 자격을 부여할 수 있는 건데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 5일) : 저는 공천 충분히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지역구가 험지잖아요. 10년 이상 그 지역구를 닦아왔고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게 맞고요. 저는 공천 충분히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지역구가 험지잖아요. 10년 이상 그 지역구를 닦아왔고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게 맞고요.]

일단 국민의힘도 고심이 깊은 듯합니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어제 이 전 대표의 지역구 서울 노원병에서 당협위원장 공모를 하지 않기로 했죠. 마찬가지로 징계를 받은 태영호 의원과 불법 정치 자금 수수 의혹을 받아 탈당한 하영제·황보승희 의원의 지역구도 공모를 보류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를 특별히 배려했다기 보다는 일괄적인 조치였다는 입장인데요.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이건 그냥 당원권 정지된 당협에 대한 원칙적인 조치였던 것 같습니다. 노원병뿐만이 아니라 태영호 의원님 계신 강남도 그렇고요. 그게 이준석 전 대표라는 개인에게 특별한 배려를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고…]

공천에 있어 가장 거슬리는 부분은 이 전 대표의 공개적인 '반윤 행보'일 겁니다. 이 전 대표, 틈 날 때마다 윤 대통령과 여당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요. 최근 취임 100일을 맞은 김기현 대표를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죠. 그것도 100일 기자회견 당일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15일) : 당대표는 권리가 아닌 책임의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책임의 시작을 당의 안정화에 두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KBS '더라이브' / 지난 15일) : 사실 안정화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은 '당이 죽었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왜냐하면 '당이 주체적인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얘기가 있는 거거든요. 옛날에 보면 군부 이런 거 하시는 분들이 가장 성과를 내세운 게 뭐냐 하면 '사회가 안정되었다, 사회가 안정됐다. 2공화국의 혼란을 내가 다 정리하고 3공화국을 출범시켰다' 이런 거거든요. 이거는 그냥 고요함이 있다고 해가지고 안정화된 게 아닙니다.]

윤 대통령이 최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가리켜 '위안스카이'에 빗댄 점도 비판했는데요. 위안스카이는 청나라 말기 무관이죠. 구한말 우리 내정에 간섭했던 인물인데요. 이 전 대표는 그럼 윤 대통령은 고종이냐고 꼬집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와 합을 맞추기도 했는데요.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KBS '더라이브' / 지난 15일) : 위안스카이 같다는 건 뭐냐 하면요. 그러면 대통령은 뭐라는 거죠? 위안스카이가 누구를 압박했죠? 고종이라는 거거든요. 그러면 이거는 뭐냐 하면 구한말에 혼란스러웠던 외교 속에서 갈팡질팡하던 고종을 떠올릴 수도 있는 사안인데 싱하이밍 압박해가지고 국내적으로 나쁜 사람 만들어도요. 이 사람 추방하면 우리 외교단 추방당해요. {그렇죠.} 이게 뭐 남는 거냐는 거죠, 외교적으로는.]

마치 이 전 대표의 판소리에 송 전 대표가 추임새를 넣는 모양새였습니다.

친윤계로선 이 전 대표의 이런 언행이 눈꼴 사나울 수밖에 없을 텐데요. 불똥은 애꿎은 KBS로 튀었습니다.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는 이 전 대표의 발언을 방송한 KBS에 경고를 날렸는데요.

[박성중/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지난 16일) : 이준석 전 대표는 사실상 좌파 패널과 다를 게 없는 보수 사칭 패널로 국민들에게 유명합니다. KBS는 야심한 밤에 송영길·이준석 전 대표를 불러 국민의 눈을 더럽힌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전 대표는 멈출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윤 대통령의 수능 난이도 발언으로 교육계가 술렁였죠.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일대 혼란에 빠지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일자 국민의힘이 엄호에 나섰는데요.

[박대출/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지난 19일) : 대통령께서는 검찰 초년생인 시보 때부터 수십 년 동안 검사 생활을 하시면서 입시 부정 사건을 수도 없이 다뤄보셨고, 대학입시가 갖는 사회학적인 의미를 포함해서 입시제도의 전반을 정확히 꿰뚫고 계신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 드립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의 윤 대통령 비호 발언에 이 전 대표는 비아냥으로 응수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음성대역) : 이재용 부회장 수사하면 경제 전문가, 박근혜, 이명박 대통령 수사하면 통치 전문가, 댓글 수사하면 인터넷 전문가, 버닝썬 수사하면 유흥 전문가?]

윤 대통령이 킬러 문항 출제 금지를 지시한 뒤 화살이 수능 일타강사들에게도 향하는 분위기죠. 여당이 일타강사들의 초고소득을 문제 삼기 시작한 건데요. 이 전 대표는 질렀다가 반응이 안 좋으니 사교육 업계를 희생양으로 삼는 꼴이라고 일침을 놨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음성대역) : 강사들이 고소득자라고 공격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보수가 해야 될 일이 아니다. 그들은 정해진 법의 테두리 내에서 그냥 영리활동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에 대한 막무가내 악마화는 논리도 빈약할뿐더러, 전략적으로도 바보 같은 행동이다.]

친윤계는 일타강사들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고소득을 올린 것이라고 반박했는데요. 특정 강사들이 이익을 독점하는 게 정당한 경쟁 구조는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특정 일타강사들이 1년에 수십억도 아니고 수백억을 버는 현재 구조, 현재의 교육 체계가 그럼 과연 정당하고 제대로 된 것이냐, 여기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게 정치권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준석 전 대표는 정치 시작한 후로 대안 제시보다는 언제나 남의 말꼬리 잡기, 그리고 비판 이런 것으로 일관해 온 분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늘 잘하는 거 하시는 것 같고요.]

이 전 대표, 공천을 가로 막는 장벽을 깨부수기 위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반윤 행보를 펼치는 걸 수도 있는데요. 친윤의 탄압에 당하기만 할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대응 방식이 장벽을 더 높이는 요인이 된 것 같기도 한데요. 다만 이 전 대표의 이판사판 기조는 본격적인 공천 국면까지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죠. 오늘(21일) '줌 인' 한 마디는 이 전 대표의 속마음을 담은 노래로 갈음하겠습니다.

"나도 어디서 꿀리진 않어 아직 쓸만한 걸 죽지 않았어 너하나 때문에 망가진 몸 사라진 꿈 불타는 맘"
- Heartbreaker/G-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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