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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남말' 정당 대표"…이재명만 때린 김기현 '호통 연설'

입력 2023-06-20 18:11 수정 2023-06-2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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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9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이어, 오늘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섰습니다. 민주당을 '사돈남말' 정당이라고 일컬으면서, 이 대표를 비판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죠. 여야 사이에 고성이 오갔고, 민주당에서는 "아직도 야당인 줄 아느냐"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사돈남말' > 입니다. 오늘 첫 번째 픽은 오랜만에 여의도에서 시작합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취임 뒤 처음으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습니다. 연설은 "국민의힘부터 달라지겠다", 자성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딱 3분이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국회 본회의장의 데시벨이 확 올라갑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탈원전, 태양광 마피아, 세금 폭탄, 흥청망청 빚 얻어서 나라살림 망쳤던 민생포기, 경제포기 했지 않습니까? 공수처, 검수완박, 엉터리 선거법 날치기 처리, 조국 같은 인물이나 감싸고돌던 반쪽짜리 대통령, 과연 문재인 정권에서 정치라는 게 있긴 있었습니까?]

김 대표가 문재인 정권을 비롯해 민주당 저격으로 곧장 돌입했기 때문인데요. "국민의힘부터 달라지겠다"는 말도, "그러니까 민주당도 달라져라"를 말하기 위한 빌드업이었나봅니다. 이때부터 약 50분간 고성이 오갔습니다. 여야 의원들 간에 오가는 것도 있었지만요. 김기현 대표부터 마치 선거 유세에 나선 사람 같았습니다. 목소리는 올라갔고, 중간중간 손도 함께 올라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을 향한 비판도 원래 준비한 원고보다 더 센 톤으로 나갔습니다.

[박성준/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극우 유튜버의 막말 라이브 방송만 보셨습니까? 과도한 손짓은 어지러웠고, 치켜세운 목소리 톤에 연설 중반부터 목이 쉰 김기현 대표는 준비해온 연설 내용을 쏟아내기 급급했습니다. 이런 혼자만의 외침에 울림은 없었습니다.]

그렇게까지 해서 김 대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사돈남말'입니다. '사법 리스크, 돈 봉투 비리, 남탓 전문, 말로만 특권 포기'의 앞 글자를 딴 것인데요. 민주당을 바로 이 '사돈남말' 정당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어제 이재명 대표의 '압구정' 정권에 맞서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압수수색, 구속 기소, 정쟁만 일삼는 무도한 '압구정' 정권의 그 실상을 국민들께 드러내겠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사법리스크, 돈봉투 비리, 남 탓 전문, 말로만 특권 포기, '사돈남말' 정당 대표로서 하실 말씀은 아니었습니다.]

공격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습니다. 이 대표 지지자 '개딸'도 언급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을 저격했습니다. "민주당의 정상화를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언제까지 반지성적이고 반이성적인 개딸 팬덤의 포로가 돼 있을 것입니까? 존경하는 민주당 의원님 여러분, 공천 걱정되시죠? 뭐 충분히 공천 걱정되시는 거 이해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특정 정치인의 개인적 왜곡된 권력 야욕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길에서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김 대표는 같은 맥락에서 '정치 쇄신 3대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는 국회의원 정수 30명 감축이 첫 번째였고요. 그 다음이 무노동 무임금 제도 도입과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이었습니다. '사돈남말'을 타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했는데요. 한 걸음 더 들어가서 누구 때문에 필요한 것인지 이름도 직접 거론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김남국 의원처럼 무단결근, 연락두절에 칩거까지 해도 꼬박꼬박 봉급 나오는, 세상에 그런 직장이 어디 있습니까? 이재명 대표께서 국민들 앞에 불체포특권 포기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습니다. 대선 때는 공약까지 했고요, 지방선거 때도 육성으로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습니다.]

네, 김남국 의원과 이재명 대표죠. 이 대표 같은 경우에는, 과거 '불체포특권 포기' 발언 영상을 전광판에 띄워놓은 채 저격했는데요. '정치부 고인물'이지만, 이러한 광경은 또 처음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이쯤 되면 정말 이 대표 한 사람만을 생각하면서 연설을 준비한 것이 아닌가도 싶은데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듣던 이 대표, '과제'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국정을 책임질 여당이 아니라, 야당 발목을 잡고 야당 비난하는 데 왜 저렇게 주력하시는가 이해가 안 됐습니다. {불체포특권 포기 서명 제안했는데 응하실 생각 있으신가요? 대표님 민주당 정상화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그렇다고 여기서 그칠 김 대표가 아닙니다. 김 대표는 최근 논란의 싱하이밍 중국대사 발언,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는 점도 다시 한번 상기시켰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야당 대표라는 분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중국 대사 앞에 가서 조아리고 훈계 듣고 옵니까. 이게 외굡니까, 이게? 굴종적인 사대주의죠. 고함지르는 민주당 의원님들에게 묻습니다. 민주당 이게 맞는 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러면서 꺼내든 카드가 국내에 사는 중국인의 지방선거 투표권 제한입니다. 뉴스픽에서 정리해드린 적이 있는 것처럼, '상호주의'가 그 명분입니다. 같은 명분으로 외국인의 '건강보험 먹튀'도 막겠다고 했습니다. 이 역시도 대중 외교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 이 대표의 어제 연설 내용에 항변하는 듯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에도 함께 할 일이 많습니다.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의 외교는 국익을 최우선 한 '전환적인 자율외교'로 전환해 가야 합니다.]

김 대표, 오늘 연설에서 물론 여당 대표로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를 다시 한 번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야당을 깎아내리면서 하는 바람에, 결국 기억에 남는 것은 사실상 '민주당 저격'이 전부였는데요. 이 때문에 험한 말이 오간 국회 본회의장, 마침 견학 온 초등학생들을 포함해서 관람객들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 울산 땅, 땅대표. 울산 땅, 땅대표.]

[강민국/국민의힘 의원 : 야 정청래! {왜!}]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청래!} 어디다 대고 삿대질이야.]

두 번째 픽은 < "모아봐야 티끌"? > 입니다. 이재명 대표 저격으로 기억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오늘 연설. 그러면서 묻힌 메시지 중 하나는 바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이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우리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최우선으로 지킬 것입니다. 가짜뉴스, 조작, 선전·선동, 근거 없는 야당의 비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가 직접 철저하게 검사하고 검증할 것입니다.]

여전히 방점은 '가짜뉴스', '선동' 퇴치에 맞춘 듯합니다. 국민의힘은 오늘 김 대표가 연설하는 본회의 전 바쁜 시간을 쪼개서 의원총회를 열었는데요. 전문가를 초청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안전상 문제 없다'는 내용의 특강을 들었습니다.

[정용훈/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 아주 미미해도 장기간 피폭 당하면 위험하지 않겠느냐, 티끌 모아 태산 아니냐, 티끌이 태산이 되려면 티끌을 태산만큼 모으셔야 됩니다. 티끌은 모아도 티끌입니다. 피폭 양이라는 건 작은 양을 장기간 간다고 그래서 이게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정용훈 교수는 "오염수 방류 뒤 100년을 살아도 영향이 없다"는 말까지 남겼는데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는 같은 전문가 집단에서도, 다른 의견이 꾸준히 나오는 상황입니다.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3월 30일) : 더욱이 우리가 생물체이기 때문에 유기, 결합, 삼중수소. 그렇게 되면 몸 바깥으로 빠져나가지도 않아요. 지금 당장은 아니죠. 그렇지만 혈액암일 수도 있고, 백혈병일 수도 있고, 이게 또 조금씩 조금씩 델타선인데 전자를 낸단 말이에요. 전기죠. 전기 자극을 계속 받는 거예요. 그러면 어떻게 되죠? 결국은 세포 전리가 일어나고, 그리고 DNA 끈이 끊어지기 시작하고, 끈이 약하단 말이죠.]

서균렬 교수는 '티끌 모아 태산'이 맞다는 것이죠. 이렇게 아직까지 논쟁적인 사안인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ALPS로 처리한 오염수 1리터가 있다면 마시겠다"고 한 앨리슨 교수에 이어서, 오염수 방류에 우호적인 전문가만 불러다가 이야기를 듣는다는 생각은, 저만 드는 것이 아닐 것 같은데요.

정 교수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에 대해서도 오염수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수입 금지를 놓고 WTO 1심에서 패소한 이유는 수산물이 "위험하다"를 내세웠기 때문이고요. 그러다가 2심에서 이긴 이유, "위험하다"가 아니라 "원전 사고 영향이 그 지역 바다에는 남아 있어서 우리 바다와는 '다르다'"로 접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사고 영향으로 다르다"는 말, 결국 "위험하다"는 말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그 바다를 거쳐서 올 오염수는 '100%' 안전하다고 믿어도 되는 것일까요.

[윤재갑/더불어민주당 의원 : 한 번 쏟아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되고 나면 대책이 없습니다. 정부가 방사능 조사 지점을 확대하고 조사 횟수를 늘려서 방사능이 검출되면 국민들께 수산물을 먹지 말라고 할 작정입니까? 제2의, 제3의 원전 사고가 나도 정부는 또다시 해양 방류를 허용할 셈입니까?]

이러한 비판이 나오지만, 역시나 정부도 비슷한 논리도 접근합니다. 국민 불안 해소 차원에서 매일 일일 브리핑을 이끌어가고 있는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의 말입니다.

[박구연/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는 원전 사고 이후 상당 기간 통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사성 물질이 바다로 누출이 되었고 그로 인해 발생한 환경오염 때문이지, 오염수 방류 여부와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습니다.]

결국 "오염수 방류가 곧 수산물 수입 재개로 이어지지 않는다. 별개의 문제다", 이 점을 강조하려다가 정작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박구연 차장은 오늘 "우리가 일본 정부를 대변한다"는 지적에 대해 "공무원에 대한 모욕적 발언"이라고 날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답답한 마음을 일부분 이해가 가지만요. 이 지적이 틀렸다는 점을 직접 입증해야 하는 것도 지금으로서는 정부의 몫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 말도 꼭 지켜야 합니다.

[박구연/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고 미리 판단을 한 적도 없고 또 방류에 동의한 적도 없습니다. 또한 이러한 검증을 거쳐 과학적으로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우리 정부는 방류에 반대할 것임을 거듭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다음 픽은 < 유치 총력전 > 입니다. 윤 대통령이 우리 시간으로 오늘 밤 프랑스 파리에서 다시 한번 영어 연설에 나섭니다. 2030 부산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알려진 4차 경쟁 프리젠테이션에 직접 나서는 것인데요. 가수 싸이도 함께하고요. 성악가 조수미 씨와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도 영상으로 힘을 보탭니다.

[프랑스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 : 이번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는 인류가 당면한 복합위기에 대응하는 솔루션 플랫폼으로서 세계 시민과 미래세대를 위한 기회의 장이 될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염원하는 박람회 유치를 위해 프랑스 동포들께서도 당연히 힘을 모아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의 가장 강력한 상대, '오일머니'를 내세우는 사우디라고 하는데요. 우리는 한국인 특유의 저력과 문화의 힘, 항만 도시 부산의 매력 등을 강조한다는 전략입니다.

네 번째 픽, < "두 번 죽였다" > 로 갑니다. '노쇼 재판'으로 결국 학폭 피해자 유족을 패소하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 속보입니다. 뉴스픽에서 어제 전해드린 징계위의 논의 결과, 어제 저녁 늦게 나왔는데요. '정직 1년'이었습니다. 영구 제명을 촉구하던 유족은 크게 반발하면서 오열했습니다.

[이기철/고 박주원 양 어머니 (어제) : 5년짜리 제명, 그거 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건가요? 이런 짓을 했는데도? 우리 주원이를 두 번 죽였고 저를 죽인 겁니다. 권경애와 마찬가지로 변협이, 징계위원 8명의 결정이 이제 저를 죽인 겁니다.]

마지막으로는 < 잠수정 실종 > 살펴봅니다. 1912년 북대서양에서 빙산에 부딪혀 침몰했죠. 여객선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보려는 관광객들을 실은, 심해 잠수정 '타이탄'이 실종됐습니다. 잠수정에는 이 잠수정 업체 최고 경영자와 영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등 5명이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 해안경비대가 수색 중입니다. 골든타임은 오늘 오전 현재, 최대 96시간으로 전해집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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