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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 사기' 천우희·김동욱, 이용하고 위로받는 관계성

입력 2023-06-2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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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 사기'

'이로운 사기'

적목의 씨를 말리기 위한 적목키드들의 각개전투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지난 19일 방송된 tvN 월화극 '이로운 사기' 7회에는 적목키드가 이태란(장경자)의 비밀 금고를 털기 위한 작전에 돌입, 통쾌하고 화려한 이로운 사기극을 예고하며 전율과 쾌감의 월요일 밤을 선사했다.

김동욱(한무영)이 적목키드 손에 도산 당한 피해자의 아들이란 사실을 안 천우희(이로움)는 그런 사실도 모르고 복수에 동참하겠다는 그의 손을 끝내 잡고 말았다. 후폭풍이 예견되는 상황 속 천우희가 10년 전 자신의 부모가 죽임을 당한 이유를 고백하면서 적목과 천우희의 지독한 악연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시 적목을 벗어나기 위해 회장이 거래에 응할 만한 무기를 구하고 있었던 천우희는 때마침 도주하려던 이사장으로부터 적목과 관련된 정·재계 인사들의 치부를 기록한 비밀 서고를 보게 됐다. 그중에서도 치명적인 사실이 기록된 붉은 수첩들은 별도 금고에 보관돼 있었는데 천우희는 그것들이 회장과 딜을 할 무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수첩들을 챙겨 도주할 계획이던 이사장을 굳이 따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천우희는 그의 아내 이태란에게 수첩이 든 가방을 몰래 넘길 것을 제안했다. 이는 이태란이 경호실장 김태훈(제이)과 내연관계임을 알기에 남편을 순순히 따르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 있었기 때문.

천우희의 제안은 이태란에게 꽤 그럴듯했다. 하지만 제안이 합리적이라고 해서 결과도 그러하리란 법은 없는 법. 이태란은 천우희를 배신했고 천우희는 회장을 상대로 딜을 하려던 대가로 부모가 죽임을 당하는 참담한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적목키드가 어떻게 사육돼왔는지 들었던 김동욱은 그녀가 왜 적목의 씨를 말리려 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붉은 수첩들 중에서도 회장의 정체가 기록된 수첩이 필요했다. 이는 분명 이태란이 보관하고 있을 터. 적목키드는 이태란의 비밀 금고를 털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각자의 위치에서 안팎으로 접근해갔다. 천우희는 공무원으로 위장해 금고와 연결된 환풍 시스템 보수공사를 따냈고 나머지 팀원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사전 준비를 해나갔다. 물 흐르듯 차질 없이 진행되는 사기극이 흥미진진한 긴장감을 샘솟게 했다.

가장 핵심 작업인 금고 내부 OTP 해제 물밑작업은 김동욱이 맡았다. 이태란과 근거리에서 대화를 하는 동안 이연(정다정)이 준 장치로 그녀의 휴대폰을 복제하는 것. 김동욱은 작전상 '이로움 때문에 정직당한 변호사'라며 구미를 당길 만한 자기소개로 이태란을 만났지만 대화를 나눌수록 거짓되고 무책임한 이태란에게 반감이 서렸다. 특히나 적목키드란 명목하에 한 사람의 인생을 짓밟은 재단의 행실을 알고도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데에 강한 환멸을 느껴 일갈했다. 이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천우희의 눈빛이 일순간 텅 빈 듯 공허해 보였다.

이태란의 악담을 들은 후 사막의 겨울처럼 시리고 메말라진 천우희의 감정은 김동욱이 끓여준 라면 한 그릇으로 온기를 채웠다. 김동욱은 '10년 전 그날 이로움에게도 좋은 어른이 있었다면 어땠을지', '주변 탓 대신 본인 탓을 하는 건 아닌지' 등 천우희의 가슴 깊은 자리에 고인 죄책감을 살며시 들추었다. 또 회장을 향한 복수도 '안전하고 공개적으로 법의 심판을 받게 하고 싶다'라며 제 생각을 덤덤히 전했다. 함께 파멸하기보다는 천우희가 제 삶을 지켜내는 쪽을 택하길 바란 것. 이런 이유로 김동욱은 리볼버를 돌려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동욱의 말을 곰곰이 듣던 천우희는 "확실히 병이긴 하네"라며 맥을 끊었지만 면면에는 특유의 시니컬한 표정과 함께 작은 미동이 일었던 흔적이 엿보였다. 서로를 철저히 이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로를 통해 위로를 받고 있었던 것. 그러면서 김동욱이 숨긴 리볼버를 몰래 찾아내기도 해, 좁힐 듯 쉬이 좁혀지지 않는 이들의 관계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금고 털기 작전을 앞두고 보호관찰관 윤박(고요한)이 예상 밖의 훼방을 놓은 가운데, 그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김동욱이 독대를 청했다. 과연 어떤 식으로 윤박을 잡아둘지, 천우희의 작전은 계획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 '이로운 사기' 8회에 관심이 쏠린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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