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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감산에도 꿈쩍않는 기름값…하반기에도 안정 유지할까

입력 2023-06-1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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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는 어렵다며 안 보는 분들도 꼭 챙겨보는 뉴스가 있습니다.

바로 국제유가 소식입니다.

요즘 유가에 영향을 주는 소식들이 여기저기서 많이 쏟아집니다.

하나하나 짚어보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해 봅니다.

얼마 전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 감산을 발표했습니다.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이 지난 4일 원유 감산을 발표 중이다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이 지난 4일 원유 감산을 발표 중이다

어떻게든 기름값 올리려는 사우디, 유가 방어선 구축


"기름값 또 오르냐"며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입니다.

전 세계 하루 생산 원유 약 8900만 배럴 중 12%인 약 1000만 배럴을 만드는데 이번 추가 감산 조치로 오는 7월부터는 하루 약 900만 배럴만 생산 예정입니다.

사우디는 중동 산유국들(OPEC+ )의 맏형입니다. 이런 지위로 자신뿐 아니라 산유국들의 감산 흐름도 주도해 왔습니다.

OPEC+은 지난해 10월 하루 200만 배럴 감산했습니다. 올해 4월에는 일부 회원국이 자발적으로 하루 116만 배럴을 추가 감산했습니다. 사우디의 입김이 어느 정도인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말 원유 감산 발표에 이어 지난 4일 추가 감산을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말 원유 감산 발표에 이어 지난 4일 추가 감산을 발표했다

그런데 결과를 보면 신통치 않습니다.

지난해 크게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왔고 이번 사우디 감산 소식이 전해진 지난 5일에도 한때 출렁이긴 다시 안정을 찾았습니다.

국제유가 시장에서 브렌트유는 현재(6월 19일) 76.16달러를 기록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유가를 81달러까지는 끌어올리려 한다 분석합니다.

사업비가 5000억 달러(약 668조 원)가 드는 네옴시티 건설 자금 확보 때문입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이집트~요르단에 걸친 사막에 만드는 미래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사막 한가운데 건설 중인 미래도시 네옴시티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사막 한가운데 건설 중인 미래도시 네옴시티

네옴시티 자금줄 된 국제유가, 골드만삭스는 하향 조정


글로벌 투자은행 중 그동안 유가 전망을 가장 산유국에 유리하게 해온 곳은 골드만삭스입니다.

이런 골드만삭스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연말 유가를 당초 전망보다 내려 잡았습니다.

세계 원유시장의 벤치마크는 12월물 브렌트유 가격입니다.

브렌트유는 영국 북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텍사스중질유, 두바이유와 함께 국제적인 대표 유종 중 하나입니다.

이걸 당초 배럴당 95달러에서 86달러로 하향 조정한 겁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평균 전망치도 기존 배럴당 88달러에서 82달러로 낮췄고 내년 전망치도 99달러에서 91달러로 내렸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 때문입니다.

사우디는 최근 미국을 견제하려 친러시아 행보를 거듭해왔습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며 정상 외교에 공을 들인 겁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는 사우디의 감산에도 원유 공급을 늘리는 중입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어가는 자금 확보 때문입니다.

양국 간 정상 외교도 당장 정치적 생명을 좌우하는 전쟁 현실에는 힘을 못 쓰는 거로 보입니다. 국내 기름값 당장은 안정, 상승 요인은 많아 관심은 국내 기름값입니다.

당분간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하향 안정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 대세입니다.

전주 대비 각각 1.5달러, 1.2달러 하락했습니다.

사우디 감산 말고도 국제 유가를 올릴 수 있는 뉴스들은 계속 나오는 중입니다.

중국 내 수요 증가 기대와 달러화 약세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가장 직접적인 위협인 감산 소식에도 버티는 '내성'이 확인된 마당에 이런 소식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사막 한가운데 건설 중인 미래도시 네옴시티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사막 한가운데 건설 중인 미래도시 네옴시티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둘째 주(11~15일)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가격은 휘발유 7주 연속, 경유는 8주 연속 내렸습니다. 특히 경유 가격은 지난 2021년 6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당장 올여름 전 세계 폭염이 관건입니다.

냉방 수요가 치솟으면 원유 사용량이 늘 수밖에 없고 이는 산유국 감산 조치와 합쳐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러시아도 변수입니다.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러시아가 감산 요구에 불응하자 다시 미국과 외교 라인을 저울질 중입니다.

이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민하게 반응 중이라는 소식도 잇달아 확인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비산유국 입장에서는 이런 산유국들의 국내 정세와 외교 상황 하나하나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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