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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군 전역 후가 더 기대되는 '이도현'

입력 2023-06-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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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현,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제공

이도현,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제공

배우 이도현(28)이 입대 전 마지막 작품 JTBC 수목극 '나쁜엄마'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선배 라미란과 차진 모자 호흡으로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30대 중반의 냉혈 검사와 7살 순수함을 가진 어린아이를 오가는 강호 역을 착붙 연기로 소화했다. 탄탄한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매회 절절한 이들의 가족애가 심금을 울렸다.


이도현은 "이토록 큰 호평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작품을 하면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하자'라는 마인드로 촬영을 해왔다.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었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현실로 다가온 입대를 준비 중이었다. 군 복무 시간을 배우로서, 사람으로서도 성장하는 시간으로 채우고 싶다고 밝힌 그는 잊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나쁜엄마'를 촬영하며 많은 힐링이 됐다고 들었다.

"좋은 선배님들과 촬영하면서 연기 공부가 많이 됐다. 방향성이나 마인드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런 부분에서 힐링이 됐다. 촬영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좋았다. 화기애애했고. 아쉬웠던 점은 조우리 선배님들과 좀 더 많이 어울리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강호는 엄마나 미주와 어울리는 시간이 많았다.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

-이번 작품을 택한 이유는.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나 싶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7살을 연기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 마음으로 택한 것 같다. '이도현 아니면 못해!' 이런 인식을 심어드리고 싶다는 나만의 도전이었다."

-자체 최고 시청률 13.6%(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로 끝났다. JTBC 역대 수목극 1위 기록이다.

"시청률이 정말 잘 나왔더라. 다행이다 싶다. 사실 안심했던 순간은 없다. 사람은 늘 하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배우로서의 위치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산을 등반했다면 다시 다른 산을 올라가야 하니 하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시청률이나 성공 여부에 있어서 안심을 잘 안 하는 것 같다. 그건 살면서도 마찬가지다. 스스로에게 냉정한 편이다. 조금이라도 게을러지면 일어나서 나간다. 뭐라도 하려고 하고 배우려고 한다. 이렇게까지 높은 시청률은 처음이다. 감사하다. 근데 저 혼자 한 게 아니기 때문에,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빚어줘 빛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자(돼지)와의 호흡은 어땠나.

"돼지가 생각보다 말을 잘 듣는다. 지능도 높고 교육도 잘 받은 상태였다. 손을 달라고 하면 주더라. 되게 똑똑했다."

-연기를 하며 어려웠던 점은.

"초반에 톤 작업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 고등학생 시절, 미주랑 연애할 때 시절, 검사가 된 후, 사고가 난 후 네 가지 버전이 있지만 하나의 인물을 표현해야 하니 중립을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을까 고민했다. 어울릴까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구축해 가는 과정이 어려웠다. 중반부부터는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해줘 좀 더 자유롭게 연기를 한 것 같다. 아무래도 혼자 극복하기엔 역량이 부족한 게 많아 도움 요청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감독님, 선배님들과 소통하며 헤쳐나갔던 것 같다."

'나쁜엄마' 이도현

'나쁜엄마' 이도현

-30대 강호와 7살이 된 강호의 비주얼부터가 달랐다.

"연기만으로 차별성을 두기엔 쉽지 않을 것 같아서 헤어, 스타일리스트 팀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7살 어린아이처럼 보이도록 일부러 삐죽하게 까치집을 콘셉트로 잡았고, 엄마 집에 있는 아빠 옷을 입은 콘셉트로 가져갔다. 편안한 트레이닝복을 많이 입었다. 연기적인 건 너무 어린아이처럼 하면 보는 분들이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어린아이로 시작해 조금씩 어른스럽게 표현했던 것 같다. 강호란 캐릭터가 7살일 때랑 검사 모습이 교차 편집되는 지점이 많아 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엄마 라미란과의 호흡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처음엔 감정적인 부분들이 많다 보니 준비를 많이 해갔는데 나는 내가 어떻게 연기를 할 때 망친다는 걸 잘 아는 편이다. 준비를 많이 하면 할수록 더 안 되더라. 불안하니까 연습을 많이 하는데 똑같은 실수가 반복된다. 라미란 선배님은 편안하게 있다가 슛만 들어가면 돌변하더라. 그게 내가 추구하는 방향성이기도 해서 '저렇게 해봐야겠다' 싶었다. 처음엔 잘 안 됐는데 어느 순간 내 안에 자리를 잡았는지 엄마랑 연기할 때 내가 준비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엄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알아서 연기가 되더라. 후반부로 갈수록 편하게 연기를 했던 신기한 경험이었다."

-안은진과의 연인 호흡도 인상 깊었다.

"신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찍을 때마다 미주랑 20대 초반과 검사가 됐을 때 온도 차를 어떻게 두면 간극이 벌어지면서도 감정의 폭을 보여줄까 고민했던 것 같다. 방향성을 꽁냥꽁냥한 연애보다 현실성 있는 오랜 커플로 잡고 연기했다. 그 부분을 많이 생각하고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이도현,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도현,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 연애 스타일을 극 중 강호와 비교한다면.

"강호가 좀 더 다정한 것 같다. 미주한테 받은 것만큼 돌려주려고 하는 태도도 그렇고 같이 있을 때 애교스럽고 장난기 섞여 있는 모습이 나랑 비슷하면서도 내 위에 있는 느낌이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결인 것 같다."

-연인 임지연은 '나쁜엄마'에 대한 어떤 피드백을 줬나.

"보라고는 했었는데 그 친구도 촬영을 많이 하고 있어서 바쁘다 보니 봤냐, 안 봤냐 관련해선 묻지 않았다. 내 일에 대해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다. 마지막 방송한 것과 촬영이 끝난 건 알아서 '고생했다'라고 얘기를 해줬다."

-평소 둘의 호칭은 무엇인가.

"서로 말을 편하게 하는 편이다. 따로 정해진 호칭이나 애칭은 없다. 그냥 '지연아' 이렇게 이름을 부른다."

-동시에 세 작품('더글로리' '나쁜엄마' '파묘')을 촬영했다.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근데 확실히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현장에서 연기할 땐 힘든 게 없어졌다. 그 순간에 빠져서 배역에 몰입하고 신에 대해 얘기하는 작업이 행복하고 좋아서 힘든 걸 잊는다. 오히려 쉴 때가 힘들었다. 이동하는 순간, 숙박하는 순간이 더 힘들고 지쳤다. 선배님들에게 받는 힘이 컸던 것 같다. 그래서 힐링 아닌 힐링을 했다."

-기억에 남는 연기 조언이 있다면.

"라미란 선배님과 첫 촬영 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되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쉬웠다. 그때 선배님이 '딥하게 생각하지 말고 네 놀이터라고 생각해라'라고 하더라. 촬영하러 나온 그 순간부터 끝까지가 즐겁게 하고 촬영장이 나의 놀이터 같은 느낌이 들어야 편하게 연기하고, 더 오랫동안 연기할 수 있을 거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내 욕심 때문에 망가지면 안 되지 않나. 새로운 신조도 생기더라. '안 되더라도 받아들이고 그 순간을 즐겁게' 그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

-도전에 대한 성공 여부에 집착하는 편인가.

"매 순간이 도전인데 한 번도 실패했다고 말하거나 생각하지 않는다. 작품이 잘 안 됐어도, 내 연기가 안 좋았어도 도전한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하지 않는다. 아쉬웠다면 다음 도전에 살려보자는 마인드로 살아가다 보니 실패란 말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쌍둥이 아빠 역할은 '18 어게인'에 이어 두 번째 경력이었다.

"아이들한테 받는 힘이 진짜 크다. 순수함은 어디서도 못 얻는 거라고 생각한다. 근데 (진짜 내) 아이는 생각해 봐야겠다고 생각한다. 부모님들은 '진짜 내 아이를 낳게 되면 다르다'라고 하던데 아직은 나 혼자 먹고살기도 빠듯해서 그런 부분까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실제 엄마는 어떤 엄마였나.

"엄마는 '나쁜엄마'를 보며 매번 울었다고 하더라. 예전에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나도 어렵다. 그래서 네게 잘 못해줬을 것 같다'라는 얘길 해줬었는데 이번에 작품을 보며 어떻게 키웠나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우리 엄마는 지금 생각하면 좋은 엄마인데 그땐 나빴다.(웃음) 아무래도 학생 때는 자녀들이 하고 싶지 않은 걸 강요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물론 우리 엄마는 반반이었다. 강요하는 것 같으면서도 자유롭게 뒀다. 덕분에 연기한다고 했을 때 연기를 시켜준 것이다. 사춘기 시절엔 '엄마 왜 그래?' 그런 입장이었다면 지금의 내게는 좋은 엄마다."

-노래에 자신이 있는 편인가. 작품에서 노래를 부르는 신이 많더라.

"작품마다 노래를 왜 이렇게 시키는지 모르겠다. '더 글로리' 때도 부르고 '18 어게인' 때도 부르고 시상식 때도 부르고. (웃음) 사실 노래 잘한다는 걸 어필한 적도 없고 잘하지도 않는다. 지금 뮤지컬 레슨을 받고 있다. 레슨은 받고 있는데 쉽지 않은 것 같다. 노래도 되어야 춤을 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몸 쓰는 건 자신이 있다. 일단 급하게 노래부터 하고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공연을 하고 싶다."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공연이 있나.

"어차피 지금은 군대를 가야 하니 군대에 다녀와서 1, 2년 안에 하면 좋을 것 같다. 뮤지컬 '헤드윅'이란 작품을 해보고 싶다. 혼자서 다 이끌어가야 하지 않나. 그 작품을 하면 연기적인 호흡이나 체력적인 부분이 많이 늘 것 같다. 또 관객들과 호흡을 하는 작품이라 너무 좋을 것 같다. 옛날부터 좋아했는데 2년 전 이규형 선배님 공연을 직접 보고 나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내가 저기 서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싶다. 각선미는 뭐.(웃음) 2주면 된다."

-요즘 즐기고 있는 취미가 있나.

"'나쁜엄마' 하면서 캠핑에 빠졌다. 라미란 선배님이 캠퍼다. 고수다. 라 고수님께 배워 포천 쪽에 장박을 쳐놨다. 고즈넉한 매력이 좋았다. 가만히 있으면 새소리가 들리고 바람에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먹고 싶은 것 아무거나 해 먹는 점 등이 좋더라. 준비하는 게 힘들었는데 장박을 치니 괜찮더라. 친구들도 오고 부모님도 오고 그랬는데 이제 더워져서 텐트를 철수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영어 공부를 하고 싶어서 선생님을 소개받았다. 나중에 할리우드도 가야 하지 않나. 그동안 자기 계발하는 시간이 없었던 터라 요즘은 그 지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왕관의 무게를 느끼고 있나.

"들었다 놨다 하는 것 같다.(웃음) 왕관이라고 칭하기엔 거한 것 같고 그냥 내 위치에서 있는 바 최선을 다하자는 주의로 살고 있다. 작품이 또 주어지게 된다면 그거에 따른 무게가 또 있겠지만 열심히 해내겠다."

-군대에 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영장이 언제 나올까 하는 긴장감은 없다. 당연히 가야 하는 것이고 이왕에 가는 거면 많이 성장해서 돌아오고 싶다. 배우에게 경험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값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위 친구들은 다 다녀오지 않았나. '요즘 군대가 군대냐'라고 그러던데, 지금 군대는 그 친구들이 못 겪어본 것이니 내겐 너무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입대 날짜가 두렵거나 그렇지는 않다. 안 아쉽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가야 하는 곳이다. 내가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군백기를 통해 내가 어떻게 변할지 스스로 궁금하다. 남자답게 돌아오길,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성장해서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는 이도현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가짐이다. 많이 커서 돌아오겠다."

-언제쯤 연기에 만족할 수 있을까.

"만족감을 느껴야 하는 순간도 오지 않을까 싶다. 라미란 선배님을 만나서 연기 가치관이 바뀐 것처럼 언젠가 내가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다? 없다? 이 개념도 또 다른 촬영을 하며 생기지 않을까 싶다. '나쁜엄마'는 정말 잊지 못할 작품이고 새로운 가치관을 안겨준 작품이다. 난 지금까지 온 길에 대해 '운이 너무 좋았다'라고 표현을 했는데 정웅인 선배님이 회식 때 '운도 운이지만 네가 잘 해낸 것'이라고 얘기를 해 줘 그때 기분이 묘했다. 스스로를 부정만 하지 않았나 싶더라. 스스로 칭찬해 주라고 조언을 들은 후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자 하고 있다."

-끝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군대에 가서 많이 성장해서 돌아오겠다. 지금보다 좀 더 좋은 사람이 되어서 돌아오겠다. 연기를 더 잘할 수 있게끔 공부도 할 테니 기다려 달라."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위에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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