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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호적 80년' 할머니, 첫 주민등록…"본인통장 만들고 만세삼창 하셨죠"

입력 2023-06-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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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 년 호적 없이살아온 안동시 서후면 강 모 할머니가 지난 8일 생애 첫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을 하는 모습.〈사진=안동시〉

80여 년 호적 없이살아온 안동시 서후면 강 모 할머니가 지난 8일 생애 첫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을 하는 모습.〈사진=안동시〉


"할머님이 80 평생 처음으로 최근에 자신 이름의 '은행 통장'을 만드셨어요"(안동시 관계자)

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호적 없이 살아온 할머니가 마을 주민과 경북 안동시 등의 도움으로 난생 처음 주민등록증을 취득하게 됐습니다.

경북 안동시는 서후면에 거주하는 86살 강 모 할머니가 생애 첫 주민등록번호와 가족관계등록부 발급을 마쳤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1938년생인 강 할머니는 5년 전 사실혼 관계였던 남편과 사별한 뒤 다른 가족과 자녀 없이 홀로 살아왔습니다.

강 할머니의 사연이 안동시에 알려진 건 지난해 10월이었습니다. 할머니가 거주하고 있는 마을 이장이 "강 할머니가 호적이 없어 80년 넘게 은행이나 병원, 공적 지원금을 지원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린 겁니다.

안동시와 서후면 행정복지센터 등은 강 할머니의 가족관계등록창설 허가 신청을 하고 호적을 등록하기 위한 절차를 밟았습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사회복지 전산번호를 먼저 부여해 할머니의 생계와 의료급여, 기초연금을 타인 명의 통장으로 우선 지원했습니다. 결국 강 할머니는 주변의 도움으로 지난 8일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안동시 관계자는 JTBC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강 할머니께서 그동안 건강상에 큰 이상이 없어 병원을 찾을 일이 없으셨다고 했다"며 "은행 업무도 돌아가신 사실혼 관계의 남편께서 처리해주셨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강 할머니께서 최근 처음으로 은행에 가 본인 명의의 통장을 만드셨다. 당시 만세삼창을 하실 정도로 크게 기뻐하셨다.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도 전하셨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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