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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50억짜리' 주차장…주변엔 화물차 '불법 주차'

입력 2023-06-1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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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쓰지도 못 하고 >

인천 송도에 만든 화물차 주차장이 반 년 넘게 텅 비었습니다.

50억 원을 들였는데 사실상 운영을 하지 못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주차장을 채워야 할 화물차들은 불법주차를 하고 있었습니다. 현장 보시죠.

인천 송도에 있는 한 화물차 주차장입니다.

취재진이 입구를 찾았더니 아무도 들어오지 못 하게 막아놨고 자물쇠까지 채웠습니다.

멀쩡해보이는 주차 시스템도 먹통이었습니다.

안에는 텅 비어있었고요.

오히려 인근 도로 위에 화물차들이 잔뜩 서 있는데요.

당연히 불법주차입니다.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건지 화물차 기사에게 들어봤습니다.

[화물차 기사 : 못 들어가고 있어요. 저거 만든 지는 한참 됐는데. 여기다 댔다가 저기다 댔다가 그냥 돌아다녀요. 방법이 없죠.]

[앵커]

멀쩡한 주차장을 놓고 불법 주차를 해야 한다니요. 입구를 왜 막아놓은 거죠?

[기자]

인천항만공사가 만든 주차장입니다.

불법주차 해소를 위해 지난해 말에 50억 원을 들여 지었다고 합니다.

화물차 400대가 들어갈 크기이고요.

주차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은 규모인데 전혀 쓸 수 없다고 합니다.

관리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주민들이 반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천경제청이 허가를 내주지 않았고요. 반 년 넘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보시죠.

[인천항만공사 관계자 : 운영만 못 하게 하는 상황이 된 거죠. 이 차들이 다 어디를 가겠습니까. 다 밖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다른 데로 주택가보다 좀 멀리 이전을 원하는 거거든요.]

[앵커]

자신들이 사는 곳 근처에 커다란 화물차가 오가는 주차장이 생기니까 다른 데로 옮겨달라고 반대를 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죠. 주민들 나름대로 이유는 있었습니다.

3만 4천 세대 규모의 아파트단지가 코앞에 있는데, 아이들이 등교하는 시간에 화물차가 수시로 오간다고 합니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물류단지가 있거든요.

2년 전엔 사고도 있었습니다.

인근 초등학교 스쿨존에서 10살 아이가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고 합니다.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주민들 이야기 들어볼까요?

[김재익/송도시민총연합회 대표 : 주차장 700m 직선거리에 초등학교, 중학교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절대 용납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주민들은 이미 수년째 주차장을 다른 곳에 마련하라며 요청했다고 합니다.

[캐스터]

50억 원이나 들여서 주차장을 만들었는데, 주민들은 다른 데 가라고 하고 이거 뭐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겁니까?

[기자]

관계 기관들이 나서 처리해야 할 것 같은데, 논의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천시는 2년 전 현재 주차장 위치가 최적이라고 했습니다.

그래 놓고 지난해 시장 선거에서 '주차장 백지화' 공약이 쏟아진 뒤에 입장을 바꿔서 혼란을 부추겼는데요.

국민권익위원회도 나섰지만 결론은 3년째 내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해결되지 못 하니 주민들도 화물차 기사들도 모두 피해를 볼 수 밖에 없겠군요. 새로운 소식이 나오면 또 전해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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