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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무책임 행정에…50억원 주차장 텅 비고 주변은 불법주차

입력 2023-06-18 19:01 수정 2023-06-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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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 송도에 50억 원을 들여 화물차 주차장을 만들었는데 반 년 넘게 텅 빈 상태로 사실상 운영을 못하고 있습니다. 정작 화물차들은 멀쩡한 주차장을 놔두고 외부에 불법주차를 하고 있다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최재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바다 항만과 맞닿은 인천 송도는 화물차들이 수시로 오갑니다.

여기에 화물차 주차장 하나가 새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입구는 막혔고 주차 시스템은 먹통입니다.

화물차 400대가 들어갈 크기지만 차량은 한 대도 없습니다.

화물차 세워두라고 만든 주차장은 보신 것처럼 텅 비어 있는데요.

멀쩡한 주차장을 놔두고 정작 화물차들은 바깥 도로에 줄지어 서있습니다.

입구가 막힌 주차장 대신 주변 도로에 불법 주차를 하고 있는 겁니다.

[화물차 기사 : 못 들어가고 있어요. 저거 만든 지는 한참 됐는데. 여기다 댔다가 저기다 댔다가 그냥 돌아다녀요. 방법이 없죠.]

이 주차장은 인천항만공사가 불법주차 해소를 위해 지난해 말 50억 원을 들여 만들었습니다.

정상 운영하려면 관리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인천경제청이 주민들이 반대한다며 허가를 내주지 않아 반 년 넘게 놀고 있습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 : 운영만 못 하게 하는 상황이 된 거죠. 이 차들이 다 어디를 가겠습니까. 다 밖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인천경제청 관계자 : 다른 데로 주택가보다 좀 멀리 이전을 원하는 거거든요.]

인근 주민들은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3만 4천 세대 아파트 단지, 한쪽은 화물차 수백 대가 오가는 물류 단지입니다.

아이들 등교 시간에 화물차가 수시로 오갑니다.

2년 전 인근 초등학교 스쿨존에서 10살 아이가 화물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김재익/송도시민총연합회 대표 : 주차장 700m 직선거리에 초등학교, 중학교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절대 용납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주민들은 수년째 주차장을 다른 곳에 마련하라고 요청해왔습니다.

하지만 관계 기관들은 주차장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논의도 제대로 못하며 갈등만 키우는 모습입니다.

인천시는 재작년 현재 주차장 위치가 최적이라고 발표해 놓고, '주차장 백지화'가 공약으로 쏟아진 지난해 시장 선거 뒤 입장을 바꿔 혼란을 부추겼습니다.

국민권익위가 조정에 나섰지만 3년째 결론을 못 내리고 있습니다.

주민과 화물차 노동자 모두 불만만 쌓이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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