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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성급 호텔, 명품가방 필수'…WSJ 실린 한국의 비싼 청혼문화

입력 2023-06-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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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이벤트 광고 사진(온라인 캡처)

청혼 이벤트 광고 사진(온라인 캡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값비싼 청혼 문화에 관해 조명하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한국에서 결혼 건수가 줄고 비혼주의자는 늘고 있는 것이 호텔에서 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게 된 청혼 이벤트가 한몫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WSJ은 현지시간 15일 지면 1면과 11면에 '결혼식 전 비싼 장애물: 4500달러(우리돈 570만원) 짜리 화려한 청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에서 하루 숙박비가 100만 원이 넘는 고급 호텔에서 명품 가방과 반지 등을 선물하는 게 일반적인 청혼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에서 사례자인 30살 하 모씨 여자친구에게 청혼하며 570만 원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하 씨는 6개월 전에 예약을 마친 뒤 호텔에서 비싼 선물을 전달하며 청혼 과정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습니다. 하 씨는 "솔직히 금전적으로 부담이 됐다"면서도 "그렇지만 여자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했다"고 했습니다.

다른 사례자인 29살 오 모씨는 최근 국내 고급 호텔에서 남자친구에게 청혼을 받았습니다. 청혼을 위해 마련한 호텔패키지 비용만 최소 150만 원이 들었고 오 씨는 남자친구에게 루이뷔통 가방과 티파니 목걸이를, 남자친구는 오 씨에게 시계를 선물했습니다.

오 씨는 검소하게 결혼식을 치르려 하지만 청혼 이벤트만큼은 화려했으면 좋겠다는 꿈이 있었다며 “누구나 호텔에서의 청혼을 선호한다. 모든 여성의 꿈"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청혼문화를 조명한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한국 청혼문화를 조명한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WSJ은 국내 결혼정보업체의 설문조사를 인용해 40%가 넘는 한국여성이 호텔에서 청혼받기를 원하며 남성 3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청혼 이벤트를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상당한 돈이 들어가는 청혼 트렌드가 경제적으로 부담이 돼 청혼 계획을 아예 늦춘 사례도 예를 들었습니다.

34살 김 모씨는 WSJ에 “여자친구가 호텔에서 프러포즈를 받을 때 친구가 받은 샤넬 가방 사진을 보여줘 깜짝 놀랐다”며 “머릿속으로 저게 다 얼마인지 계산부터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김 씨는 돈을 모으기 위해 올여름으로 계획했던 청혼을 연말로 미뤘습니다. WSJ은 김 씨가 술자리에서 친구들에게 청혼할 때 샤넬 가방이 꼭 필요한지 묻자 기혼자와 미혼자의 반응이 갈린 점도 덧붙였습니다. 미혼자들은 “사랑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했지만, 기혼자들은 "이벤트를 하지 않으면 평생 왜 청혼 이벤트를 안 했다고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지난 3월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한 회사원이 호텔 객실을 꽃과 조명, 명품 선물로 가득 채운 뒤 "프러포즈 대성공"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과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개인의 자유'라는 반박도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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