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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불러온 '물수능' 논란…"공정한 변별력 언급했을 뿐"

입력 2023-06-16 18:11 수정 2023-06-1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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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통령실발 수능 혼선이 불거졌습니다. 윤 대통령이 어제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라", 이렇게 교육부에 지시하면서 '물수능' 논란이 불거졌죠. 대통령실은 수능의 난이도를 이야기한 것이 아니고, 사교육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수습에 나섰습니다. 이전 정책 혼선과 겹쳐 보인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또, 또, 또 '혼선' > 2024학년도 대학 수능, 이제 15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시기죠. 특히 매년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수능 난이도입니다. 너무 어려운 '불수능'이어도 문제이지만, 너무 쉬운 '물수능'이어도 변별력이 없어서 논란이 되는데요. 여기에 어제 정부가 불을 댕겼습니다.

[이주호/교육부 장관 (어제) : 변별력은 갖추되,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고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네, 더 정확히는 대통령실에서 촉발된 논란입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지금 한 말이 윤 대통령의 지시였기 때문이죠. 이 장관이 교육 개혁 추진 과정을 보고했는데, 보고 내용에 들어가 있지 않았지만 별도로 지시했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이 각별히 신경을 써서 내린 지시, 그것도 수능에 대해 이례적으로 직접 언급한 것이라서요. 교육 현장에서는 올해 수능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내려왔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학교 수업에서만 나온다니, 그렇다면 이번에는 '물수능'인가보다"라는 해석까지 따라붙었죠. 더욱이 만점자가 1명 나온 재작년 '용암 수능'에 이어서, 지난해 조금 쉬워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왔던 터라 관심이 더 집중됐습니다.

[박윤봉/2023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 (지난해 11월 17일) : {지난해 수능은 결과적으로는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불수능, 용암수능이라는 지적을 받았고…} (EBS) 연계도가 축소되는 반면 어떻게 하면 체감 연계도를 올릴 수 있을까? 학생들이 조금 더 수월하게 문제에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체감 연계도를 올리는 데 저희들이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물수능' 논란이 불거지자, 4시간 만에 대통령실이 다시 나섰습니다. 브리핑을 수정하겠다고 공지한 것인데요. "공교육 교과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 과도한 배경 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을 출제하면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니냐"는 언급이었다는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킬러 문항'을 지적한 것인데요. 작년에도 이 '킬러 문항'에 수험생들은 웃고 울었습니다.

[JTBC '뉴스룸' (지난해 11월 17일) : 특히 올해도 이과가 유리했을까. 국어 과목의 한 지문에 답이 있습니다. 그래프도 있고 수식도 나오죠. 고득점을 가르는 이른바 킬러 문항인 17번 문제입니다. 기초 대사량 관련인데, 보기에도 답에도 증가율, 기울기 같은 수학이 들어갑니다.]

지금 보신 것처럼 이제 3년차에 들어간 문이과 통합수능 때문에 더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죠. 윤 대통령, 그래서 '사교육 문제 해결'에 방점을 찍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대통령실은 실제 윤 대통령이 어려운 수능을 두고 "교육 당국과 사교육 산업의 카르텔이냐", 이렇게 강하게 질타했다고도 전했습니다.

그러고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오늘 오전 김은혜 홍보수석이 다시 나섰습니다. 윤 대통령의 어제 이 장관에게 이야기한 것은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이 아니라고 못 박았습니다. 어제 이주호 장관이 전한 대통령의 지시도 바로잡았는데요. 먼저 다시 한번 들어보고 오시죠.

[이주호/교육부 장관 (어제) : 변별력은 갖추되,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고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맨 앞에 "공정한 변별력은 모든 시험의 본질이므로"라는 부분이 빠졌다는 것이, 김 수석 설명입니다. 정리하면 변별력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고요. 다만, '공정한' 변별력이어야 하니까 사교육의 지나친 개입은 안 된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할 텐데요.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려는 윤 대통령의 의지는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정리되지 않은 지시 때문에 이미 현장에는 혼선이 빚어진 뒤였죠.

더욱이 이러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같은 교육 현안으로는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이 있었고, 지난 3월에는 또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번까지 세 번째 정책 혼선인데요. 흘러가는 양상은 비슷합니다. 완전히 무르익지 않은 정책이 대통령의 즉흥 지시로 먼저 공개되고, 여론이 들끓으면 또 급하게 제동이 걸립니다. 수습하는 과정에서의 혼선 역시 문제였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3월 21일) : 정리해 보면요, '주 60시간 무리', 그다음에 나흘 만에 '주 60시간 이상 가능', 그리고 하루 뒤 다시 '주 60시간 무리' 이 흐름입니다. 말 그대로 근로시간 제도 개편을 놓고 '오락가락' 하는 모습이죠. 결국 윤 대통령의 오늘 발언으로 개편안 전면 재검토까지도 불가피한 상황이 돼버렸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이번에는 수습 과정에서의 혼선만큼은 없애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입니다. 교육부는 오늘 대학 입시를 담당하는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을 경질했는데요. 윤 대통령이 이미 몇 달 전 이주호 장관을 통해 '쉬운 수능'을 지시했는데도, 6월 모의평가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보통 이럴 경우 따로 인사에 해석을 달지 않는데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언론 통화를 통해서 "이렇게 버틴 이유, 교육 당국과 사교육의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로 오늘 경질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사교육 문제'로 일원화하려는 노력으로 보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 의지는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정책 발표 전에 성급하게 의지부터 보일 필요는 없다는 점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석 달 전 여권에서 나온 이 지적은, 이번 국면에도 유효합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3월 21일) : 여기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부가 입장 표명을 안 했고 그리고 휴가를 확실히 보장해주겠다, 여기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고 이렇게 입장이, 정책이 나갔어야 됐는데 그러지 못하니까 온갖 오해거리가 쌓인 거죠. 그리고 그 이후에도 지금 대통령실 반응을 보면 그럼 최종적인 입장을 확실히 정해가지고 원보이스로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지금 행태를 보면 굉장히 부드럽지 않고 아마추어 같고 이런 모습이 보이는데…]

< 코인 공개 '신경전' > 하루를 관통하는 정치권 이슈, 그날 아침 여야 지도부 회의의 모두발언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서, 본인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회의 말미에 다른 최고위원들과의 만담으로 드러내는데요. 오늘의 만담 주제는 이것이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갑자기 김기현 대표가 전에 저보고 가상자산 운운했던 게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제가 그때 지나가는 말로 '그런 이상한 말씀 하시는 거 보니까 본인이 가상자산 많이 가지고 계신가 보다' 제가 그랬거든요. {오오.} 누가 그 얘기를 상기시키면서 '점치십니까?'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실제로 가지고 있었군요, 본인 가족이. {아들이 많이 갖고 있다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우리 김기현 대표님 참 후안무치하십니다.]

네, 지난 주말 김기현 대표의 아들 김모 씨가 블록체인 회사에 임원으로 근무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여기에 대해 공개 해명을 요구했고, 김 대표는 "직원으로 취업한 것이 잘못이냐" 맞섰는데요. 그런데 여기에서 하나 더 나아간 의혹을 들춰낸 것입니다. 김 대표 아들이 한 NFT 관련 커뮤니티에서 "불장이 다시 왔을 때 '다바'로 인생 엑시트해야죠"라고 했다는데요. 이 '다바'는 김씨가 재직 중인 회사에서 만든 가상자산으로, 코인 전문가 변창호 씨는 "김씨가 자사 가상자산을 띄워서 '한방'을 노린 것"이라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민주당은 이 변창호 씨, 김남국 의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할 때 여당이 자주 인용했던 사람이라는 점을 들어 역공에 나섰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국민의힘이 인정하는 코인 전문가께서는 이를 두고 '고위급 임원이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의 시세가 앞으로도 폭등할 것이라 암시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추가 구매를 유도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기, 사기 행위다라고 지칭하기도 합니다. 아드님 말대로 코인 상승장이 오면 큰돈 벌고 정치를 엑시트한 후에나 공개하시겠습니까?]

그러면서 김 대표한테 "얼른 본인 뿐만이 아니라 가족의 가상자산 내역을 공개하라"고도 촉구했는데요. 김 대표뿐만이 아닙니다. 민주당은 어제 소속 의원 모두 권익위의 가상자산 전수조사를 위해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모두 제출했는데요. 이 점을 내세워서, 국민의힘도 얼른 내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박광온/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가상자산 전수조사를 위해서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모두 제출했습니다. 국민의힘도 하루속히 가상자산 전수조사를 위한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국민의힘은 여기에 대해, 권익위에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양식이 오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인데요. 김기현 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제일 관심을 갖고 정조준하고 있는 아들의 가상자산 공개는 사실상 거부한 상태입니다. "법에 따르겠다"고 했는데, 정작 그 법에 따르면 아들이 가상자산을 반드시 공개해야 할 근거가 없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가상자산 공개를 둘러싼 신경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정회에서 계속 챙겨서 전해드리겠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여야가 합의를 해서 국회법을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국회법에 따른 공직자윤리법이었나요? 아마 두 개 법이 처리된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만, 그 법 절차에 따라서 아마 공개 여부까지 다 포함이 진행될 것이니까 당연히 법 절차에 따른 이행을 할 것입니다.]

< 2년 연속 > 우리나라가 미국 국무부 인신매매 보고서에, 3등급 중 2등급으로 분류됐습니다. 지난해 20년 만에 2등급으로 떨어진 뒤 2년 연속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우리 당국의 노력은 늘었지만 충분하지는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이주노동자 문제를 지적했는데요. "이주노동자에 대한 노동 착취 인신매매가 만연한데도 한국 정부는 어떠한 보고도 하지 않았고, 당국자들이 인신매매를 다른 범죄와 계속 혼동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신디 다이어/미국 국무부 인신매매 담당 대사 (현지시간 지난 15일) : 우리는 노동 착취 인신매매를 더 제대로 식별해 내야 합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주로 성착취를 위한 인신매매를 찾아내는데, 우리는 모든 형태의 인신매매 피해자를 확실하게 찾아내야 합니다.]

< 이유 없는 총격 > 미국 시애틀에서 30대 한인 부부가 피격당했습니다. 임신 8개월이었던 아내, 그리고 응급분만으로 태어난 뱃속 아이가 숨졌습니다. 남편은 팔에 총상을 입었다고 하는데요.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용의자는, 한인 부부의 차에서 총을 봐서 쐈다고 진술했지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이유도 없이 6차례 총격을 가한 것입니다. 한인 사회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전해인/미국 시애틀 거주 (JTBC '상암동 클라스') : 사실 차에 타고 있으면 안전할 거라는 생각은 다들 하고 있어서, 그리고 오늘도 지나왔던 길인데 그런 끔찍하고 슬픈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너무 마음 아프고 너무 불안하고…]

< 안전이 제일 > 며칠 전 BTS 10주년 소식 전해드리면서 17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뵙자고 했죠. 서울시는 그 10주년 행사에 30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무엇보다도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죠. 여기에 따라서, 내일 오후 2~10시 마포대교 남단에서 63빌딩 앞까지 1.5km 구간이 전면통제되고요. 이 구간을 경유하는 23대 버스 노선은 우회 운행합니다. 경찰은 안전요원 등 2천명도 투입하는데요. 근처 여의나루역으로 사람이 몰릴 경우 무정차 통과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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