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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외과 의사 모집 공고 11번…"국민 생명 위협"

입력 2023-06-14 11:40 수정 2023-06-1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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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자료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국내에서 '비인기' 진료과목 의사 구인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서울대학교병원에서도 비인기 진료과목 구인으로 진땀을 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인기 진료과목은 금세 모집인원을 채웠습니다.


비인기 진료과목에 지원자가 적다 보니 스킬이나 지식이 충분한 지원자가 부족해 의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외과 의사 모집 11번, 성형외과는 단번에


오늘(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이 서울대병원으로부터 받은 '진료과별 전문의 지원 및 모집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병원은 외과 전문의 46명을 모집하는 데 11차례 공고를 냈습니다.


11번 공고를 낸 끝에 애초 계획보다 1명 더 많은 47명을 확보했습니다.


지난해 서울대병원에서 10차례 이상 구인 공고를 낸 진료과목은 외과가 유일했습니다.


지난해 외과에 이어 모집 횟수가 많았던 과목은 내과가 9차례, 응급의학과가 8차례였습니다.


내과는 82명을 모집하려 했지만 75명이 지원해 72명이 합격했습니다.


응급의학과는 24명을 모집했는데 11명밖에 지원하지 않았고 겨우 10명을 채용했습니다.


비인기 진료과목으로 꼽히는 흉부외과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역시 각각 5차례 모집해 필요 인원을 채웠습니다.


반면 인기 과목으로 꼽히는 성형외과는 추가 채용 없이 한 번에 계획했던 4명을 채용했습니다.


피부과, 정형외과도 지난해 2차례 모집으로 각각 3명, 12명을 뽑았습니다.


"의료사고 피하고 싶어서"…'삶의 질' 낮은 것도 큰 몫


익명을 요구한 한 정형외과 전문의는 "일반 외과 등 '필수 의료과'는 생명을 다루기에 아무리 수술을 잘해도 사망 사고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의료사고에 대해 형사 소송까지 하는 나라가 몇 없는데 유독 한국이 형사 소송이 많으니 그런 위험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생명과 관련한 진료과목보다는 상대적으로 환자가 사망할 확률이 적은 피부과, 안과 등을 선택하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삶의 질이 떨어지고 번아웃에 걸리기 쉬운 근무 환경도 단점으로 꼽혔습니다.

조양현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분과 교수는 "환자의 생명이 위급할 때 필요한 진료과목은 24시간 대기라든가 저녁·주말 근무 등 삶의 질이 매우 낮은 점이 기피로 이어진다"며 "번아웃이 오기 쉬운 근무 환경도 피하고 싶어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전공의 지원자가 적은 진료과목에 인재가 오지 않아 의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도 심각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조 교수는 "비인기라는 것은 즉 지원하는 사람들의 질이 낮아지는 것과 같다"며 "흉부외과가 있는 병원이지만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없어서 다른 병원으로 보내는 일까지 발생하는 등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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