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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킁킁' 맡고 흰개미 찾아낸다…국내 유일 탐지견 만나보니

입력 2023-06-13 20:41 수정 2023-06-1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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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목조건물 저승사자로도 불리죠, 마른나무 흰개미를 찾아내는 탐지견이 우리나라에 딱 한 마리가 있습니다. 구석구석까지 냄새를 맡으며 찾아낼 수 있다고 하는데요.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제 옆에 있는 이 강아지가 우리나라에 한 마리밖에 없는 흰개미 탐지견 봄이입니다. 이 목조 문화재에 흰개미 피해가 없는지 직접 봄이와 살펴보겠습니다.

지어진 지 2백년이 넘은 문화잽니다.

먼저 바깥 마루부터 꼼꼼히 냄새를 맡습니다.

특별한 반응이 없던 봄이가 갑자기 멈추어 섭니다.

[박병배/한국특수탐지견센터 대표 : (흰개미 냄새가 나면) 딱 멈춰서 이렇게 알려줘요. 숨도 안 쉬죠.]

[옳지, 굿. 잘했어!]

레이더 탐지기로 흰개미의 움직임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권혁남/국립문화재연구원 학예연구관 : 건물을 다 뜯을 수가 없으니까 여러 가지 방법들을 이용해서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피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방제를 하거나…]

다른 곳에서도 흰개미의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사람 눈으로는 피해를 입었는지 알 수 없는 곳입니다.

[박병배/한국특수탐지견센터 대표 : 육안으론 보이지 않지만 흰개미가 내뿜는 페로몬 냄새가 감지돼서…]

흰개미 탐지견은 국립문화재연구원 전문가들과 함께 매년 80여곳의 문화재를 살핍니다.

나무로 지어진 국가 지정 문화재 362곳 중 약 90%에서 흰개미 피해가 발견됐습니다.

기후변화로 날씨가 덥고 습해지면서 피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박지희/국립문화재연구원 학예연구사 : 탐지기를 이용하면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는 범위가 굉장히 좁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탐지견은 탐지 속도가 굉장히 빠르거든요.]

훈련장에도 찾아가 봤습니다.

작은 캡슐에 흰개미를 한 마리씩 조심스럽게 옮겨 담습니다.

봄이는 넉달 동안 훈련을 했습니다.

체력도, 집중력도 뛰어납니다.

제 양 옆에 있는 구조물이 흰개미 탐지견을 훈련할 때 쓰는 훈련 구조물인데요. 여기 꽂혀 있는 플라스틱 캡슐에는 흰개미가 없습니다. 이 플라스틱 캡슐에만 흰개미가 7마리 들어있는데, 탐지견들이 잘 찾을 수 있을지 직접 꽂아보겠습니다.

바삐 움직이다 멈춰선 봄이, 흰개미가 있는 위치를 정확히 찾았습니다.

[박병배/한국특수탐지견센터 대표 : 흰개미 냄새가 나면 (줄을) 당겨도 오지 않습니다.]

또 다른 강아지 도담이는 아직 훈련을 받고 있는 연습견입니다.

흰개미가 든 통을 하나 더 넣어봤습니다.

출발하자마자 바로 찾아냅니다.

[옳지, 잘했어!]

[박병배/한국특수탐지견센터 대표 : (탐지견들이) 놀이의 개념으로 접근하다 보니까 재밌게 탐지 활동을 할 수가 있습니다. 사찰이나 문화재에서 흰개미 탐지견을 보신다고 하면 놀라지 마시고, 물지 않습니다. 응원해주시면 저희한테도 큰 도움이 되고요.]

작은 흰개미, 빨리 찾지 않으면 수백년 된 건물도 무너질 수 있습니다. 소중한 우리 문화재를 지키는 일, 봄이와 도담이도 끝까지 함께 할 겁니다. 밀착카메라 이희령입니다.

(VJ : 김원섭 / 영상디자인 : 정수임 / 영상그래픽 : 김영진 / 인턴기자 :신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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