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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엄정화 "차정숙에 공감하고 많은 감동받았다"

입력 2023-06-1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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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엄정화,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엄정화(54)가 JTBC 주말극 '닥터 차정숙'을 성공적으로 완주했다. 타이틀롤로 나서 자체 최고 시청률 20%에 가까운 성적표에 화제성까지 압도했으니, 'N차 전성기'란 수식어는 더욱 빛날 수밖에 없었다.


1993년 영화 '바람 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로 데뷔, 꽉 채운 30년이다. 엄정화는 배우로서도, 가수로서도 최정상에 오른 톱 중의 톱이다. 가수로서의 활약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방영 중인 tvN '댄스가수 유랑단'을 통해 담기고 있다. 이번에도 정상의 이름값을 입증한 엄정화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종영 소감은.

"진짜 꿈같은 시간이 지나간 것 같다. TV로 시리즈를 볼 때 '아직까지 해?' 그런 것도 있었는데 막상 내가 하고 있으니까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고 아쉽다."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나.

"가정과 관련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다분히 한국적이라서 외국분들이 좋아할까 싶었다. 그런데 넷플릭스에 올라가 반응이 좋고 많이 좋아해 줘 외국 팬들에게 메시지가 많이 오고 있다. SNS 팔로워 수도 늘었다. 너무 재밌다고 하더라. 방글라데시 쪽에서도 메인 채널에 붙었다고 하더라. 일본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하는데 다들 공감하며 궁금해하며 보고 있다고 해 그저 기쁘다."

-차정숙을 표현할 때 어떤 점에 집중해 연기했나.

"처음에 이 대본을 봤을 때 오롯이 차정숙이란 여자의 진심이 잘 전달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의사로서 병원에 들어갔을 때 진심, 베푸는 친절, 따뜻한 마음에 공감이 잘 되지 않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1회부터 차정숙을 따라갈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처럼 보였으면 좋겠다 싶었고 그게 목표였다. 그래서 그 지점에 집중해 연기했던 것 같다."

-이 작품에 끌렸던 이유는.

"제목도 너무 좋았고 의학 드라마도 꼭 해보고 싶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모두가 응원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제작이 될 때까지 오래 기다렸는데 놓고 싶지 않았다. 좋아하는 책이었고 감동이 되면서도 많은 응원을 받으니 나까지 행복해지는 느낌이었다. '엄마는 지금이 제일 강해'란 대사가 있었는데 울컥했다. 그리고 '내가 행복해질 길은 나 스스로 찾아볼게요 '란 대사도 너무 좋았다. 정숙이가 건네는 응원의 말들 역시 좋았다."
엄정화,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엄정화,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이토록 사랑받을 줄 알았나.

"시작하기 전엔 부담감 때문에 정말 괴로웠다. 잘해야 하는 데라기보다 이게 진짜 어느 정도 반응이 올지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 작품이 대작이 아니지 않나.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다 정도였지 이렇게까지 많이 좋아할 줄은 몰랐다. 역할하면서 연기에 대해 칭찬을 받게 될 거란 기대도 하지 못했다. 워낙 잔잔하고 격정적인 신들이 별로 없어서 연기적인 건 기대 안 하고 그냥 많이 차정숙에게 공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드라마 시작하니 연기에 대한 기사도 많이 보게 되고 댓글도 많아 좀 놀랐다."

-파트너 김병철과의 호흡은.

"둘이 붙으면 너무 재밌었다. 보통 때는 순한 얼굴로 있는데 카메라만 돌아가면 정말 뻔뻔해지고 얄미워지더라. 그런 것들이 연기할 때 즐거웠다. 상대의 눈빛이 변하는 모습이나 상대가 준비한 연기 같은 걸 볼 때 더욱 (김병철을) 사랑하게 됐다."

-명세빈과의 만남은 어땠나.

"세빈이도 활동한 지 오래됐다. 처음 만나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는데 마음이 열려 있고 진짜 열심히 하더라. 배우로서 볼 때 열심히인 게 느껴졌다. 정성이나 노력들이 진짜 승희가 되어 나오더라. 이번에 드라마가 잘 되어서 세빈이도 축하하고 싶다."

-극 중 로이킴에 대한 차정숙의 마음은 무엇일까.

"왜 모르겠나. (웃음) 뭔가 느끼지만 외면하고 싶었던 것도 있는 것 같다. 말은 안 했지만 오롯이 자길 생각해 주는 상대가 있다는 것에 위로를 받았을 것 같다. 감동적이었다. 로이가 오토바이에서 노래를 틀어줬던 순간도 그렇고, 평생 옆에 좋은 사람으로 있겠다는 말도 그렇고 너무 좋겠다 싶었다."

-실제로 극 중 미희 같은 친구가 있나.

"모든 걸 다 오픈할 수 있는 친구 셋 정도가 있다. (정) 재형이도 그중 하나고 대전에 사는 친구도 있고 정말 친한 동생도 있다."

-이 작품을 통해 배운 점이 있나.

"정숙이를 보면서 '이렇게 사람을 위해서 마음을 써주는 건 과하지 않구나!' 이런 걸 많이 느꼈다. 정숙이가 환자를 위해서 따로 마음을 쓰지 않나. 정말 의미 있는 일이란 생각을 많이 했다. 평소 나 역시 많이 표현을 하려고 하는 편이다. 사실 우리가 살면서 표현을 잘 못하지 않나. 표현을 안 하면 안 되겠더라. 응원을 해주는 소리는 물 마시듯이 자주 해줘야 하는 것 같다. 어렸을 때 그런 얘길 못 들었고 못 들었기 때문에 항상 불안해하면서 끝없는 고민들로 힘들었다. 그래서 후배들에겐 그렇게 해주고 싶다."

엄정화,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엄정화,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두 번째 기회를 얻고 살아가는 캐릭터였다.

"그 지점이 공감될 수밖에 없었다. 나이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진다. 기회가 없어지고 책도 많이 줄어들고 특히 무대는 더욱 그렇다. 나이가 주는 부담감은 내가 만든 게 아니다. 옛날 사람들이 정해놓은 시간대에 맞춘 것 같다. 근데 그 틀이 좀 깨진 것 같다. 이 작품이 잘 돼 많은 힘을 받았다. 정숙이 덕분이다."

-드라마 대표작이 생겼다.

"차정숙을 만나서 '행복하게 사는 게 뭘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그럴수록 정숙이에게 좀 더 공감하게 됐다. 자기에게 집중하는 것 자체가 진짜 행복하게 사는 것 같다. 자기가 원하는 게 뭘까. 좋아하는 게 뭘까. 내가 지금 원하는 게 뭘까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드라마 대표작이 생겨 너무 좋다."

-최근 대학교 축제 무대가 화제를 모았다.

"무대가 결과적으로 너무 좋았는데 직전에 너무 피곤해지면서 긴장이 되더라. '다들 20대인데 날 알아? 내가 '포이즌' 할 때 27살이었는데 알 게 뭐야?'라면서 자신감이 떨어졌다. 오랜만에 큰 무대에 서니 그냥 집에 갈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올라갔는데 '포이즌' 하고 나니 기분이 너무 좋아 1시간도 할 수 있겠더라.(웃음) 진짜 감동이었다."

-'N차 전성기'를 맞았다.

"드라마가 사랑을 받아서 기쁘고 좋은데 사실 막 이게 (몸으로 인기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인터뷰를 하니 좀 느껴지는 것 같은데,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반가워들 한다. 좋은 시기인 것 같다. 전성기라고 하는 것도 기쁜 것 아니냐. '예~' 이러며 즐기고 싶다."

-요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

"막상 촬영 들어가면 운동을 아예 못한다. 쉬는 시간엔 쉬어야 하니까 쉬는 시간은 근육 만드는 시간이다. 운동을 해야 살아갈 힘이 생긴다. 재작년에 갈비뼈가 부러져서 6개월을 못 움직이고 있다가 곧바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찍었고 이후 '화사한 그녀'라고 영화를 찍고, 한 달도 못 쉬고 '닥터 차정숙'에 들어갔다. 1년 넘게 운동을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행동하기 힘들더라. 앞으로의 시간을 비축하기 위해 웨이트에 집중 중이다."

-평소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지 않나.

"무대에서 솔로니까 체구가 두드러지지는 않는데, 몸 자체가 얇아지는 몸이 아니다. 그래서 근육이 무대에서 중요하고 배우로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하니 삶에서 중요한 에너지가 되는 걸 알게 됐다. 음식은 설탕, 밀가루를 안 먹으려고 노력한다. 평소 밀가루를 줄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대체 식품이 있으니까 이 방법을 추천한다."

-배우 활동과 가수 활동 어떤 게 더 매력적인가.

"배우 활동과 가수 활동은 별개의 이야기라서 비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두 가지 항상 다 가능하다고 말한 게 가수로 활동하기 위해 무대 준비할 때는 배우라는 생각을 아예 안 한다. 이번 고려대학교 축제 무대는 무대에서 오랜만에 기쁨을 느낀 것 같다. 너무 감동이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라고 생각했다. 이젠 어딜 가도 날 위해 환호하는 관객을 기대할 수 없었는데 환불원정대 활동할 때 들었던 소리를 고대 축제에서 들어 정말 감동적이었다. 즉각적인 기쁨이 오는 건 가수 활동인 것 같다. 배우 활동은 다른 류의 즐거움이다. 괴로움 속 즐거움이 있다. 이 캐릭터가 되려고 생각하고 그 감정에 빠져야 한다. 괴로운 만큼 내가 맡고 있는 캐릭터랑 만날 수 있으니까 거기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고 기쁨이 오는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다."

-팬클럽 템테이션은 어떤 존재인가.

"팬덤이 엄청난 편은 아닌데, 템테이션 여러분이 변함없이 지치지 않고 좋아해 줘서 고맙다. 서로 눈이 마주치면 눈물이 난다. 얼마 전에 '댄스가수 유랑단' 첫 방송을 보고 '언니 노래에 제 청춘이 있었어요'라고 그러더라. 팬에게 '내 청춘에도 너희가 있었어'라고 답장을 했다. 진짜 그렇지 않나. 서로에게 그런 존재인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작품에 도전하고 싶나.

"강하고 센 이야기만 하다가 '이런 이야기도 정말 좋아해 줄까?' 생각했던 생각이 무색할 만큼 반가워해줬다. 어떤 이야기든 공감할 수 있고 진정성이 있다면 시청자들에게 와닿는다는 걸 느껴서 다양하게 작품을 해보고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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