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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특전사 병사 사망, 막을 수 있었다"…육군 "제기된 점 투명하게 수사"(종합)

입력 2023-06-08 15:50 수정 2023-06-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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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인천 특수전사령부 제9공수특전여단 A 상병 사망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사망 원인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인천 특수전사령부 제9공수특전여단 A 상병 사망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사망 원인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인천의 한 군부대에서 잠을 자던 병사가 숨진 사건을 두고 돌연사가 아닌 부적절한 인사 조치와 선임의 괴롭힘, 부대의 방치 속에 벌어진 인재였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오늘(8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에 있는 특수전사령부 제9공수특전여단 소속 A 상병이 생활관에서 잠을 자다 숨진 사건을 언급하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최근 확인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에 따르면 A 상병은 알려졌던 것처럼 돌연사한 것이 아니고 약물과다복용으로 인한 급성약물중독으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유가족과 함께 확인한 A 상병의 면담일지, 신인성검사 결과지, 의무기록 등에 따르면 A 상병은 전입 초기부터 부대 문제로 인해 군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나 간부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망 역시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벌어진 인재"라고 주장했습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A 상병은 지난해 8월 수송병 보직으로 부대에 배치받았지만, 입대 전 부상이 악화해 전입 1개월여 만에 행정병으로 보직이 교체됐습니다.

A 상병을 향한 선임병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습니다. 선임병들은 A 상병이 보직이 바뀌고 부상으로 작업이나 훈련에서 제외되자 상습적으로 폭언을 했습니다. 이 가운데는 A 상병의 인사를 받아주지 않거나 "연기가 늘었다"고 비꼬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A 상병은 행정병 업무 수행에도 어려움을 겪었는데, 간부가 해야 할 행정 업무인 불침번 및 당직 근무표 작성 등을 떠맡아 개인 시간에도 일해야 했습니다.

견디다 못한 A 상병은 지난 2월 혹한기 훈련 산악행군에서 제외된 후 괴롭힘이 더욱 심해지자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때 다른 병사가 제지하면서 A 상병은 손만 다친 채 국군수도통합병원 정형외과에 입원했습니다.

이후 그는 군의관에게 자신의 상황을 털어놨고 검사 결과 중증 우울 및 불안 상태임이 확인됐으나 입원 이틀 뒤 부대로 복귀 조치됐습니다. 결국 A 상병은 지난 4월 1일 부모와의 면회를 마친 후 부대 생활관에서 몸이 경직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을 거뒀습니다.

군인권센터는 "A 상병의 죽음은 명백한 인재"라며 "군의 특성상 제도와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 못지않게 군 수뇌부가 장병들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며 인권을 보장하는 일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이러한 어이없는 사건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군사경찰은 현재 사건을 수사하여 중대장, 행보관, 폭언한 선임병들과 여단 참모장, 본부근무대장 등을 상대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육군 측은 JTBC 취재진에 "유족이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 한 점 의혹 없도록 투명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육군은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육군 수사단은 사건 초기부터 민간 경찰과 공조하여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다각적인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 5월 19일 유족이 참여한 가운데 중간 수사 설명회를 가졌으며, 수사 진행 간 미흡한 부대 관리와 일부 부대원의 부적절한 언행 등이 식별돼 관련자들을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할 것임을 설명드린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육군은 "유족이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도 한 점 의혹 없도록 투명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향후 최종 수사결과 설명회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유족과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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