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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어 컴퓨터 간 통신 이상"…누리호, 아쉽지만 내일 이후로

입력 2023-05-24 18:13 수정 2023-05-2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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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래 약 1시간 뒤인 6시 24분으로 예정됐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가, 조금 전 기술적인 문제로 취소됐습니다. 우리 당국은 내일(25일) 발사 예정 시간을 다시 논의할 계획인데요. 이번이 세 번째 발사이지만, 또 실용 위성을 싣고 가는 첫 실전 발사이기도 해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또 그만큼 예민한 문제들이 많이 있는 것이죠. 이번 발사의 핵심 포인트들 뉴스픽에서 짚어보고요. 오늘 당정이 불법 집회·시위에 대한 대책을 협의해서 발표한 내용도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이제는 실전이다 > 입니다. 저 울 체커,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전남 고흥 날씨 예보부터 찾아봤습니다. 이곳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결전의 날을 맞이했기 때문이죠. 세 번째 발사이지만, 첫 실전 발사이기도 합니다. 진짜 위성을 싣고 날아가기 때문인데요. 다행히 전남 고흥 날씨는 '이상 무'였습니다.

[JTBC '이 시각 뉴스룸' : 어제 소나기가 내려 잠시 걱정을 하기는 했는데 오늘 날씨는 제 뒤로 보시는 것처럼 구름이 얕게 덮여 있고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있습니다. 기상담당관도 날씨는 2차 발사 때보다 더 좋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정말 '천운'이 따라야 하는 누리호 발사입니다. 기상 상황에 있어서는 비와 바람, 낙뢰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하는데요. 바람에서도 특히 '고층풍'을 잘 살펴야 합니다.

[오태석/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상 고도 8km에서 12km 정도에 제트기류가 지나가는데요. 이 제트기류 속도는 특이사항이 있으면 그 실제 우주 발사체가 가는 경로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발사 전까지 최종 세 차례 풍선을 띄워서 고층풍의 상황을 점검하고 또 공군 비행기가 이륙을 해서 직접 육안으로 낙뢰나 이런 부분들도 확인을 해야 됩니다.]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이렇게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서,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는 오늘 오후 누리호 발사를 최종 결정했습니다. 발사 예정 시각도 원래 정했던 대로 오후 6시 24분으로 최종 확정했는데요. 그런데 조금 전인 오후 3시 반쯤 제어 컴퓨터 간 통신에 문제가 생겨서, 위원회가 다시 소집됐습니다. 그 결과 결국 오늘 발사는 취소됐습니다. 발사위원회는 내일 다시 발사 시간을 논의할 예정인데요.

이렇게 연기된 이유, 원래 잡아놓았던 오후 6시 24분 전후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문제를 다 해결하고 오늘 좀 더 늦은 시간에라도 발사하면 안 되나, 궁금하신 분도 계실 텐데요. 이때가 바로 위성에 특화된 발사 시간입니다. 이번에 누리호에 실려 우주로 날아갈 위성들은 실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죠. 그러려면 전력이 많이 필요해서, 상시 충전이 필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태양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것입니다.

[오태석/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항상 태양을 받을 수 있는 궤도, 일명 태양동기궤도라고도 하고 지구가 밤과 낮이 이렇게 경계를 이루는 여명·황혼궤도를 따라 돌아야 됩니다. 그래서 거기에 올릴 수 있는 시간이 6시 24분이고 앞뒤로 30분 내에 발사를 하지 못하면 부득이하게 다음날로 연기를 해야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다시 말해, 오늘 5시 54분에서 6시 54분 안에 발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내일 이후를 또 기약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요. 이 때문에 발사 예비일도 31일까지 넉넉하게 잡아놓았습니다. 정말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고 통과하고, 또 통과하는 기분입니다.

하지만 발사 전 난관을 뚫더라도, 통과해야 하는 '바늘 구멍'은 남아 있습니다. 누리호가 발사되는 순간으로부터 '18분 58초'가 또 매우 중요한 것인데요. 이 시간 동안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 등을 거쳐서 이번에는 최종적으로 위성 8개를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기 때문이죠.

[고정환/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본부장 (지난 5일) : 그다음에 위성들의 개수가 큐브위성들까지 포함하면 총 8개가 됩니다. 그래서 그 많은 위성들을 탑재를 하고 궤도에 올라가서 안정적으로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분리해 주는 것이 가장 바뀌는 부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저희도 그런 부분들을 처음 해보기 때문에 가장 신경을 써서 준비했던 부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위성들을 안정적으로 분리해주기 위해서, 각각의 위성들 사이에는 20초의 간격을 두고 궤도에 올리게 되는데요. 이 때문에 2차 발사 때보다 궤도가 줄었는데도, 오히려 이번 누리호 비행 예정 시간은 2차 때 18분 25초에서 33초 늘어났습니다. 더 오래 날아야 하는 누리호가 부디 끝까지 힘을 내줬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그렇다면 우주 궤도에 오를 위성들이 어떠한 임무를 수행할지도 궁금하실 것입니다. 핵심은 차세대 소형 위성 2호입니다. 중점 임무는 지구 표면에 대한 레이더 영상을 획득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이번에 쓸 영상 레이더는 국내 기술로 개발됐습니다.

[장태성/인공위성연구소 차세대소형위성2호사업단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지난 5일) : 전파는 구름이 끼어 있거나 밤 구간에도 송수신에 영향이 없기 때문에 영상 레이더 기술은 주간이나 또는 야간, 그리고 구름이 끼어 있는 상태에서도 지상에 대한 관측이 가능하다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산화한 영상 레이더를 기술 검증하고 지구 관측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이 중점 임무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위성 7개는 우주 날씨를 관측하고 우주 방사능을 측정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이재진/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지난 5일) : 누리호로 우리 위성을 발사한다는 가장 큰 장점은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우리가 원하는 방법으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그러한 우리만의 역량을 확보했다는 데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꼬박 14년이 걸렸습니다. 누리호에 들어가는 부품 37만개를 위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기여했고, 기업체로만 따져도 300여곳이 참여했습니다. 그동안 들어간 예산만 2조원 정도라고 하는데요. 따라서 이미 오늘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갚지다고 생각하는데요.

[고산/우리나라 최초 우주인 후보 (JTBC '뉴스룸' / 2021년 10월 21일) : (2008년에는) 한 사람을 저 우주에 보내서 우리 국민들이 우주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 시야를 넓혀주는 역할을 하는 게 미션이었다면 이제는 정말 우리 손으로 우주를 향한 다리를 건설해가는 첫 지점이잖아요. 발사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큰 발전이고…]

그래도 이왕이면 오늘의 아쉬운 소식은 뒤로 하고,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주를 향한 우리의 꿈은 이미 약 10년 뒤 '달탐사선'을 내다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침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오늘 국회를 찾아 우주항공청 개청을 도와달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도 물론 뒷받침돼야 할 것입니다.

[이종호/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 누리호를 반복 발사함으로 해서 발사체의 어떤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고 또 이번에는 민간의 체계종합기업이 제작·발사에 참여해서 민간으로의 기술 이전 촉진, 또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의원님들께서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가능한 한 올해 안에 개청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두 번째 픽은 < 일사천리 > 입니다. 어제 세 번째 픽에서 윤 대통령이 노조에 대한 전면전을 다시 한번 선포했다고 전해드렸죠. 이번에는 노조의 집회·시위를 정조준했는데요. 하루 만에 당정이 후속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께서는 불법집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방치하는 정부와 불법집회를 단호히 막고 책임을 묻는 정부 중에서 후자를 선택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리 정부가 출범하게 되는 약속이었고 지금 이 상황에 대한 대처로써 국민들께 그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며칠 전 예고했던 대로 국민의힘이 제일 먼저 손을 대기로 한 부분은 바로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집회·시위를 금지하도록 집시법을 개정하는 것입니다. 그 명분으로 삼는 것 중 하나가 2009년, 그리고 2014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인데요.

[윤재옥/국민의힘 원내대표 : 심야 시간대 집회·시위와 관련해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고 또 한정위헌 결정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국회에서 입법적인 조치를 하고 있는 이 직무유기에 가까운 이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국회가 책무를 다해야 된다.]

그러면 저 울 체커가 당시 헌재의 결정 내용 뜯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 번 모두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이후 옥외 집회 또는 시위를 할 수 없다"는 집시법 제10조가 문제였습니다. 2009년에는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면서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내려졌고요. 한정 위헌 결정이 내려진 2014년에도 역시 '집회의 자유'가 중요한 기본권으로 강조됐습니다.

[JTBC '뉴스9' (2014년 3월 27일) : 재판관 9명은 모두 집시법 10조가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했습니다. 6명의 재판관은 해가 진 후부터 밤 12시까지는 자유로운 시위를 허용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나머지 3명은 일정한 시간을 정해 위헌 여부를 명확하게 특정할 수는 없다며 전부 위헌이라는 소수 의견을 내놨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해진 뒤 아예 금지됐던 시위가 자정까지는 가능해져서 오히려 집회의 자유를 더 보장하는 쪽으로 움직여왔건만, 이제는 국민의힘이 당시 헌재 결정을 명분으로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 가능합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아니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이 대체 대한민국 정치 발전과 민생경제에 무슨 해악을 끼쳤습니까.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다고 정권의 실정이 가려지지는 않습니다. 집회의 자유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핵심적인 기본권입니다. 이를 제한하려는 어떤 시도도 민주주의에 대한 훼손이고 공격입니다.]

그리고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또 다른 불법 집회 대책 역시, 이러한 비판에 힘이 실리게 하는데요. 심야 집회에서 그치지 않고 낮 시간대 집회까지도 손을 대려는 모양새입니다. 불법 전력이 있는 단체가 집회·시위를 열겠다고 신고할 경우 허가하지 않고요. 출퇴근 시간대 도심에서 여는 집회·시위도 신고 단계에서 제한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소음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기본권 후퇴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역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건설노조 처음에 건폭, 이런 이야기까지 나왔을 때 사실 대중들의 호응이 좀 있었어요. 그러다가 막상 충돌이 이렇게 막 벌어지고 분신도 벌어지고 하니까 조금 이거 과한 거 아니냐, 이렇게 갔다가 얼마 전에 광화문에 1박 2일 노숙 집회 보고 또 여론이 안 좋아졌죠. 그런 부분을 타고 가는 거죠, 윤 대통령은.]

다음 픽, < 채용 청탁 의혹 > 입니다. 경찰이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자택, 그리고 국정원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국정원장 재직 시절, 자신의 측근이 국정원 산하기관에 취업하도록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측근들이 연구원 채용 기준에 미달했는데도, 서 전 실장 같은 경우에는 채용을 위해 인사 복무 규칙까지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오늘의 네 번째 픽은 < 폭락 원인 찾는다 > 입니다.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오늘 키움증권과 KB증권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두 증권 모두 라덕연 대표 일당이 이용해온 차액거래결제 상품을 운용하는 곳인데요. 특히 키움증권은 주가 폭락 사태를 촉발시켰다는 의혹도 받고 있죠.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 폭락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 픽, < 구속 심판대 > 살펴봅니다. 모두 5종의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 씨가 오늘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습니다.

[유아인/배우 : {혐의 인정하십니까? 코카인 투약은 인정하시나요? 공범은 도피시키려고 했던 게 사실인가요?}혐의에 대한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고요. 공범을 도피시키는 그런 일은 전혀 시도하지도 않았습니다.]

경찰이 지난 19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이죠. 유씨는 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도 "마약을 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지만, 증거 인멸 부분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했습니다. 유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저녁 늦게 결정됩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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